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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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1996년에 나온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있었다. 한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 빠져 있던 시기고, 이런 종류의 잡다한 지식 쌓기를 할 때였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늘 사 놓고 묵혀둔 책들이 있었고, 뒤로 밀리고 밀렸다. 그러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란 두툼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잠시 이 작가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 때였다. 잘 읽히지만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라 그때 나의 취향과 조금 달랐다. 이전이라면 당연히 사서 모셔두었을 텐데 이번에는 참았다. 그리고 다시 원래 제목으로 이 책이 나왔다. 훨씬 두툼한 분량으로. 사실 이전 책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소개를 보니 아주 많은 내용이 보강되었다고 한다. 실제 처음보다 두 배 정도 늘었다. 워낙 두툼한 분량이다 보니 띄엄띄엄 읽었다.


처음부터 단숨에 읽을 생각을 못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단숨에 읽기에는 나의 머리가 많이 부족하다. 새로운 정보, 감탄할 내용들이 나왔지만 읽다 보니 새로운 정보가 이전 정보 위에 덧씌워진다. 원래 의도는 정보의 축적인데 새로 쓰기가 되다니. 그래도 읽는 동안은 즐거웠다. 그리고 이번 책은 이전에 그가 낸 책들의 순서와 반대로 편집되어 나온다. ‘죽음’ 이후 나온 소설들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 다음에 새롭게 덧붙여진 책이 나올 것 같다. 아마 그때 다시 옛 기억을 더듬으면서 읽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 바람이라면 이 내용들이 새롭게 읽는 듯한 느낌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나의 저질 기억력을 감안하면 자신할 수 없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늘 에드몽 웰즈의 백과사전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가상의 책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실체를 마주하니 느낌이 새롭다. 이번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몇 권의 소설은 읽은 적이 없기에 다음에 읽을 때 이 내용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이런 종류의 글을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좋아한다고 이렇게 계속 내용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일본의 예를 생각보다 많이 넣었고, 한국의 것을 거의 찾아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의 책이 한국에서 늘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물론 이것은 그가 정보를 모을 자료들이 한국보다 일본 것이 더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542항목이지만 분량은 제각각이다. 많은 것은 몇 쪽이나 되지만 한두 줄로 끝나는 것도 있다. 긴 분량의 경우 관심이 있는 분야면 집중해서 읽게 되지만 어떤 항목은 대충 훑고 만다. 반성할 부분이다. 그리고 읽다 보면 기억을 새롭게 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나의 기억과 비교하는 부분들이 나온다. 읽으면서 이 부분은 글 쓸 때 인용해야지 해 놓고 그냥 지나간 항목이 셀 수 없다. 이 놈의 귀차니즘은 어쩔 것인지. 귀차니즘을 뚫고 기록해 놓은 것이 딱 두 개 있다. ‘장거리 경주’와 ‘복식호흡’이다. 복식호흡은 최근 체한 듯한 몸 상태 때문이고, 장거리 경주는 실제 삶과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목표만 생각할 경우 그곳만 가는 것을 생각하다 더 높은 곳을 놓친다. 자신의 한계를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추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모습이다.


오랜 세월의 기록을 반영하고 있다. 과거 기록을 새롭게 변경해야 할 부분도 있는 듯한데 수정이 없다. 내가 수정된 것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죽음>까지만 반영되어 있다. 최근 <고양이> 등을 읽으면서 본 내용은 없다. ‘천안문 사태’ 같은 이야기는 기억을 되살리고, 놓친 부분을 채워준다. 너무나도 유명한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 인물의 행방을 지금도 알 수 없다는 대목에서 중국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실제 중국인들을 만나면 공산당의 통제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계급 간의 다툼을 다룬 ‘이스터 섬’ 을 읽으면서 발해가 떠오른 것은 왜일까? 책장에 두고 다른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가끔 찾아보기에 좋을 것 같다. 제목에 상대와 절대 두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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