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Wow 그래픽노블
캣 레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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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Wow 그래픽노블 신작이다. 제목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얼핏 보고 용을 먼저 떠올렸다. 드래곤이란 단어 때문이다. 사전에서 그 뜻을 찾아보면 ‘금붕어꽃’이 나온다. 인터넷 검색으로 들어가면 IT 칩이 먼저 나온다. 살짝 혼란스러운 순간이다. 책을 읽다 보면 스냅 가족들이 이름에 꽃을 붙이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당히 특이한 집이다. 스냅은 학교에 특별한 친구를 두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면 왕따 느낌도 있다.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첫 문장이 ‘우리 마을에는 마녀가 산다.’이다. 어느 날 애완견 굿보이가 사라져 마녀의 집으로 용감하게 굿보이를 찾으러 간다. 마녀 잭스를 처음으로 만난다.


안대를 하고 검은 옷을 입은 잭스를 마을에서 마녀라고 부른다. 잭스는 크록스를 신고, 인터넷으로 로드 킬 당한 동물 뼈로 모형을 만들어 판매한다. 외투를 벗고 일상복으로 갈아 입은 잭스를 보고 처음에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외모가 주는 선입견이다. 이 선입견은 실제 젊었던 과거에도 혼란을 불러왔다. 짧은 단발에 남성의 특성을 더 부각시킨 외모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노인일 뿐이다. 잭스가 하는 일을 보게 되면서 스냅은 끌린다. 자신이 구조한 아기 주머니쥐를 돌보게 도와주면서 둘은 계약을 맺는다. 잭스가 어떻게 동몰 뼈를 구하고, 모형을 만드는지 알려줄 때 동물에 대한 강한 애정이 드러난다.


스냅이 아기 주머니쥐를 구할 때 같이 있던 남자 아이들 중 한 명이 루이스다. 그는 이런 괴롭힘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이후 루와 스냅은 친구가 되고, 루는 자신의 성향을 알려준다. 루는 여자가 되고 싶은 아이다. 스냅 엄마의 치마를 입고 좋아하고, 화장을 한다. 이런 성향을 친구들에게 알리면 놀림감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에게 스냅이 있다. 이 둘의 관계는 성별을 뛰어넘고, 사회 편견도 신경쓰지 않는다. 루의 모습과 닮은 인물이 바로 잭스다.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서 잭스와 스냅의 할머니가 서로 아는 사이란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사이였는지도.


어떻게 보면 평범한 할머니와 소녀의 만남을 작가는 마법을 집어넣으면서 조금씩 변화시킨다. 잭스가 왜 눈 한쪽이 없는지 알려주고, 스냅이 본 동물 영혼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에는 이 마법을 보고 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읽다 보니 어느새 그들의 능력에 거부감 없이 적응했다. 이것은 잭스와 루이스의 성 정체성 문제와도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끌고 들어와 평범하게 풀어낸다. 이들의 성 정체성을 놀리거나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처럼 그려내고 보여준다. 그리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소동이나 문제들을 마법으로 해결하는데 화려하게 포장하기 보다 소소한 재미와 유머로 풀어내었다.


노인 잭스와 소년 스냅의 결합은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잭스가 만드는 모형이 정적이었는데 동적인 모형을 스냅이 제안한다. 이 작은 실험이 잭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스냅에게는 잭스와 함께 로드 킬 당한 동물들을 묻고, 시간이 지난 후 뼈를 발굴해 동물 뼈 모형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잭스가 펼치는 마법을 배우는 것이다. 마법 수련은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많은 노력 끝에 우연히 발화한다. 그 변화 중 하나가 루이스의 외모 변화다. 이 변화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여 내었는지 전체 흐름을 천천히 읽지 않으면 그 차이를 알 수 없다. 마지막 장면으로 넘어가면 생각하지 못한 만남과 기묘한 결합을 보게 된다. 작은 판타지가 만들어낸 작지 않은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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