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심리 스릴러란 점과 남편에게 다른 아내들이 있다는 소개글이 나를 유혹했다. 아내 모르게 다른 아내를 둔 이야기라면 여기저기에서 본 적이 있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주인공의 이름은 써스데이다. 그녀의 남편, 정확하게 표현하면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세스와 매주 목요일을 함께 한다. 그녀는 만날 때부터 세스에게 다른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세스는 유타주 출신이고 자신의 부모님도 일부다처제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당연히 자신의 아내도 써스데이를 만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중동에서 법적으로 부인으로 셋까지 두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들은 한 집에서 산다. 그런데 이들은 서로에 대해 모르고, 다른 아내들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시선을 끌기 충분한 도입부다.
일주일에 하루 오는 남편을 위해 정성스럽게 저녁을 차리고 멋진 밤을 보낸다. 그러다 남편의 주머니에서 한 청구서를 발견한다. 해나란 여성의 것이다. 자신이 동의한 관계이지만 다른 아내들에 대한 관심과 질투가 조금씩 자란다. 이 청구서를 발견하기 전까지 다른 아내들의 이름을 몰랐다. 이제 이 이름을 단서로 세스의 다른 아내를 인터넷에서 검색한다. 젊고 예쁜 여성이 시애틀에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세스가 약속한 여행을 다른 아내의 임신 때문에 취소하면서 질투의 감정은 더 커진다. 그리고 화해의 마음으로 함께 시애틀에서 하룻밤을 보내자고 할 때 그 집을 찾아간다. 멋진 집과 아름답고 친절한 해나, 그런데 팔에 멍자국이 보인다. 해나는 아직 그녀의 정체를 모른다. 그들은 연락처를 주고받는다.
작가는 써스데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시선이 한 곳에 있다 보니 사실보다는 그녀가 보고 느끼는 감정에 더 휘둘린다. 세스의 말을 통해 첫번째 아내를 온라인에서 발견하고, 가공의 남성을 내세워 데이트 앱으로 접근한다. 세스의 법적 아내가 바람을 피우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속내가 담겨 있다. 그리고 해나를 다시 만났을 때 그녀에게 상처가 더 있는 것을 발견한다. 세스가 폭력을 휘두르는 것일까? 아직 한 번도 그녀에게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는데. 해나와 저녁을 함께 하는 중 갑자기 그녀가 사라진다. 집을 찾아가도 해나가 없다. 무서운 마음에 든다. 세스를 만났을 때 충돌이 발생한다.
세스와의 충돌 후 그녀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정신병원에 입원했는데 세스가 자신의 폭행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입원시킨 것 같다. 여기서 한 번 이야기의 분위기가 바뀐다. 작가는 교묘하게 분위기를 바꿔 누가 사실을 말하는 지 의문 속으로 던져 놓는다. 그녀의 망상일까? 아니면 세스의 치밀한 작업의 결과일까? 병원을 퇴원한 후 그녀는 진실을 찾아 다닌다. 이 과정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솔직하게 말해 이 소설의 알부분은 상당히 지루한 편이다. 그녀가 풀어내는 감정들이나 상황이 나의 공감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더딘 책읽기가 될 수밖에 없었고, 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러다 마주한 마지막 전개와 구성은 뒤틀리고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튀었다.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조차도 의심의 눈길로 바라봐야 했다. 취향을 많이 타는 심리 스릴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