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알바 : 도망금지 1
다구치 쇼타로 지음, 주원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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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나온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 시선이 가면서 다른 부분에 나오는 귀신 그림은 놓쳤다. 이 만화가 호러물이란 사실을 책을 펼쳐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모두 네 개의 비밀알바가 나오는데 하나하나가 상상을 초월하는 알바 비용을 준다. 너무나도 수상한 알바다. 하지만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것보다 매혹적인 알바는 없을 것이다. 시급 15만원, 10만원 등의 엄청난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나라도 혹할 것 같다. 이 알바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알지 못한다는 전제가 붙겠지만. 이 만화의 두 주인공 고쿠료 유메와 시라하마 나고미는 홀 스태프로 만난 후 같이 이 위험한 비밀알바에 몸을 던진다.


홀 스태프로 처음 만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둘은 동창이다. 시급 15만원의 고액 알바에 이들이 다시 만났다. 처음에는 둘이 서로를 인식하지 못했지만 수상하고 위험한 알바를 하면서 기억을 되찾는다. 고쿠료 유메가 가진 특별한 재능이 이 콤비가 위험을 벗어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 능력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일이 생기면 이상한 냄새를 맡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냄새 나”를 외친다. 이 냄새가 강해지는 곳이 위험한 곳이다. 그런데 이 능력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몸이 굳어 잘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조하고 상황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이 시라하마 나고미다.


이들의 비밀알바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왜 이런 위험한 알바에 참여하게 되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아마 이야기가 더 나오면 이들의 개인적 사연들이 더 흘러나올 것 같다. 그리고 이 만화 속에 나오는 현상들은 모두 비현실적이고 상황에 따라는 무시무시하다. 첫 에피소드 <홀 스태프>에서는 숲이 그랬고, <빌딩 경비원>에서는 빌딩이 그랬다. 특히 직장인들의 진한 감정이 실린 <빌딩 경비원>의 무시무시한 한 대목은 강한 여운을 남긴다. ‘죽을 만큼’이 아니라 ‘죽어서도’ 일을 하라는 표현에 왜 일본이 수많은 과로사를 겪을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한국도 이런 곳 중 한 곳임을 깨닫는다.


<사설 배달업>은 지정된 시간까지 가방을 배달하면서 생기는 사건을 다루는데 가방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 가방 안을 본 사람들이 보여준 행동은 결코 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임상시험>의 문은 또 무엇일까? 문을 연 사람에게 더 많은 알바비를 준다고 했는데 더 수상하다. 이야기 속에서 입을 벌려 몸 전체를 뒤집어 씌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신기하면서도 서늘하다. 냄새를 맡지만 기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 둘의 행동과 대변되는 다른 참여자의 모습은 더 강한 탐욕에 이끌리면서 무엇인가에 먹히는 느낌이다. 이후 풀려나오는 기묘한 설명은 무엇으로 해석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잘 찾아보지 않는 호러 만화인데 은근히 눈길이 간다. 단기간에 거액을 번 이들의 사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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