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 - 비트코인에서 구글페이까지
라나 스워츠 지음, 방진이 옮김 / 북카라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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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찰을 들고 다닐 일이 점점 줄어든다.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면서 현금이 더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속에 간편결제 시스템을 다운 받은 후에는 더욱 줄었다. 몇 년 전부터 회사 직원들은 토스를 이용해 점심값을 보냈다. 아니면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한국의 현실처럼 미국도 이제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다른 방식으로 돈을 보낸다. 그런데 재미 있는 점은 이 지불이 소셜미디어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돈과 빅데이터를 다룬 장에서 이 부분을 잘 보여주는데 나 같은 구식 인간이 보기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너무 쉽게 노출하고 있다. 저자는 돈의 탄생부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포인트나 마일리지까지의 변천과 발전사를 보여준다.


나의 기억이 부정확하지만 우리들 삶 속에 신용카드가 자리잡은 것은 불과 수십 년에 불과하다. 한국은 세수 확대와 거래의 투명성 등의 목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한다. 이제는 다른 결제수단을 통해 지급해도 그 거래 내역이 바로 전달되지만 한때는 사람들이 현금만 사용했다. 지금처럼 카드나 간편결제 시스템만 사용한 사람에게는 낯선 이야기이겠지만. 이 책에도 나오지만 아멕스 카드 같은 경우는 발급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웠다. 지금도 돈을 낸다고 쉽게 발급해주지 않는 카드가 있다고 들었다. 연회비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실제 이런 사람들은 엄청난 금액을 쓴다. 우리가 카드 혜택을 받기 위해 월 정액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카드의 발전사를 보여주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사용하면서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다.


선불카드를 받아 사용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매장에서 사용이 되지 않는 곳도 있고, 잔액 확인도 쉽지 않아 불편했다. 그런데도 선불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과 다른 문화인 미국에서는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이 선불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단순히 경제적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다시안 카드 이야기는 소셜미디어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잘 보여준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소셜의 세계는 이미 엄청난 돈이 오고 가고 있다. 아프리카 TV.나 유튜브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조금 앞으로 돌아가자. 지폐가 국가의 피부라고 한 부분은 아주 인상적이다. 지폐나 동전에 누구의 얼굴이 들어갈 것인가 하는 부분은 언제나 논쟁거리다. 5만 원 지폐에 신사임당이 들어가기 전까지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미국의 경우 새커거우아 논쟁이다. 현금 없는 사회가 된다면 어떨까? 아마 상당히 투명한 사회가 될 것이다. SF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거래와 잔고가 투명해져 돈의 부정 문제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박정희의 화폐개혁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 알려준 부분을 참고하면 이해가 조금 쉽다. 그럼 이 지폐 등을 대신할 화폐는 무엇일까?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 화폐. 아니면 다른 대안화폐일까? 리워드 프로그램은 최근에 알게 된 부분이지만 놀랍다.


작년에 회계사가 스타벅스 현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놀랐다. 그런데 이 책 속에 우리가 충전해 놓은 스타벅스 충전금액이 얼마나 많은 지 알려줄 때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내가 충천해놓은 쿠팡 머니는 또 어떤가. 오래 전 OK 캐쉬백의 이 부분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수준을 이미 훨씬 넘었다. 리워드 프로그램을 황금 수갑이란 용어를 사용했는데 정확한 표현이다. 지금도 내가 쌓은 포인트 얼마의 유효기간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빅데이터가 돈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우리의 거래내역은 우리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심코 누른 동의함은 나도 몰랐던 나의 정보를 노출한다. 런닝앱도 내 정보를 가져다 사용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모든 것의 앱으로 중국 위챗을 말한다. 중국에서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위챗 페이를 사용해 결제한다. 단순히 톡이나 결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위챗은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완전한 상업과 국가 감찰 영역’을 만들어내었다고 한 부분은 섬뜩한 경고이자 현실이다. 카톡이 박근혜 정부에 굴복하면서 그들이 원한다면 우리의 사생활은 사라진다. 편리함의 대가는 이런 역설이 발생한다. CCTV나 차량 블랙박스가 대표적이다. 미국 벤모의 기록은 그런 점에서 놀랍다. 번역 출판하면서 저자의 의도가 살짝 왜곡된 부분이 있다. 이 제목만 보면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화폐에 더 무게를 둔 것 같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돈과 소셜미디어와 데이터의 결합이다. 이 부분에 관심 있다면 좋은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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