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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의 궤적
리베카 로언호스 지음, 황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로커스 상 수상작이다. 이 상을 받은 것도 나의 시선을 끌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아메리카 원주민 전설을 결합한 판타지란 점이었다. 처음 도입부를 읽을 때만 해도 그냥 보통의 판타지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큰물이라 부르는 대홍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가까운 미래의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주인공 매기 호스키가 어릴 때 할머니와 함께 서부극을 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는가. 비록 갑자기 밀어닥친 마법사 무리에 의해 할머니가 죽고 자신의 클랜 파워를 각성하지만 말이다.
소설은 나바호 족의 땅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첫 도입부는 괴물에게 납치된 아이를 구해달라는 마을 사람들의 요청 부분이다. 그녀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나오고, 먹고 살기 위해 이 일에 뛰어들게 되는 그녀가 나온다. 그리고 납치된 아이의 냄새를 맡고, 괴물과 싸운다. 힘겹게 이기지만 아이가 괴물화되면서 죽일 수밖에 없게 된다. 아이를 산 채 구하지는 못했지만 목을 가져왔다. 이후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치유사 타호 영감을 찾아간다. 이때 커피와 설탕이 얼마나 귀한 물건이 되었는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조금씩 흘러나온다. 이렇게 조금씩 여섯 번째 세상에 대한 정보가 드러난다.
매기는 힘을 각성한 후 불사신 나예이 네이즈가니와 함께 살면서 괴물 사냥꾼으로 성장한다. 그러다 네이즈가니에가 갑자기 사라진다. 그가 사라진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큰물 이후 클랜 파워를 각성한 사람들이 나오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도 나타난다. 이 힘은 매기에게는 놀라운 살인 기술을 전해주지만 그 힘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놀라운 힘이지만 작가는 한계를 두면서 힘의 남발을 막는다. 이런 힘이 위력적이려면 다른 조직의 도움이 있으면 더 좋다. 타호 영감의 조카 카이가 등장하여 그녀의 조력자가 되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수순일지 모른다. 타호는 그를 대치유사라고 부르는데 그의 클랜 파워는 읽다보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이 클랜 파워는 유전적으로 전승된다. 부계와 모계를 통해서 전해지는데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매기를 싫어하는 법개는 이런 힘이 없지 않은가. 그녀를 괴물 사냥꾼이라고 부르는 것도 특별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도입부에 나온 괴물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카이와 동행하는데 처음부터 말썽이 생긴다. 그녀를 싫어하는 사법경찰이 그녀에게 시비를 건다. 이 상황을 쉽게 해쳐나가게 되는 것은 카이의 힘이다. 이들이 단서를 찾으러 가면서 이 가까운 미래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이 큰물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인디언 보호구역을 구분하는 방벽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이 여섯 번째 세상을 다룬 작품을 시리즈로 낸 모양이다. 이 시리즈 속에서 언제쯤 이 지역을 벗어날지 궁금하다. 그리고 소설 곳곳에서 토착 문화와 언어를 드러내면서 잊고 있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돌아보게 된다. 매기 등이 보여주는 액션은 아주 재밌다. 총이 사용되고, 마법이 펼쳐지고, 육체의 힘이 발휘된다. 여기에 작은 미스터리를 집어넣어 반전을 만들어낸다. 이 반전은 나의 예상을 극단으로 밀어붙였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그 때문이다. 또 간결한 문장과 낯선 문화에 대한 설명은 호기심과 함께 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매력적인 작품이다. 자연스럽게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