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부서지기 전에 에버모어 연대기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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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모어 연대기 1편이다. <백 번째 여왕> 시리즈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다. 전작의 평이 나쁘지 않아 선택했는데 예상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했다고 하는데 아직 이 부분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읽으면서 머릿속은 중세 이후 영국이 떠올랐다. 여왕과 죄수들을 보내 새로운 섬을 개척하려는 의지 등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초기 이민 모습과 겹쳤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이런 부분들과 초반의 진행이 엮이면서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 진행 속도가 더딘가 하고 돌아보면 결코 더디지 않다. 애벌 리가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킨 총독 마크햄을 뒤쫓아 가는 과정은 빠르게 이어진다. 아마도 그녀의 성격과 그녀를 둘러싼 환경에 쉽게 빠져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애벌리의 가문은 남작 가문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생일날 갑자기 침입한 마크햄 무리에 의해 모두 죽었다. 애벌리도 칼에 찔렸지만 외삼촌이 시계태엽심장을 이식해 살았다. 이 시계태엽심장은 시계처럼 작동한다. 격렬한 감정의 변화나 운동을 하게 되면 센서가 작동해 종소리가 난다. 이 소리를 궁금해 하는 주변인들이 생기는데 그녀의 시계태엽심장은 삼촌만 알고 있는 비밀이다. 그녀가 거리의 여성들과 함께 체포되어 여왕이 개발하고자 하는 비수섬으로 끌려갈 때 시계 수리 장비를 전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녀는 죄수들의 섬에 끌려가지 않을 수 있었지만 마크햄이 그곳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고 그 일행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녀의 목표는 그를 죽여 가족의 복수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 도입부에 삼촌의 시계점에 온 해군 대위 재미슨은 순수하다. 그는 가슴 속에 가족의 비극과 아픔을 품고 살아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왕국의 해군 장교란 위치를 잊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애벌리와 함께 배를 타고 가면서 만들어 가는 관계는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스럽게 함께 하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둘에게 작은 로맨스가 피어난다. 죄수의 섬으로 가는 과정에 선원들과 여죄수들이 결혼을 하게 되는데 선택은 더 높은 지위의 남성에게 있다. 재미슨이 애벌리를 선택할 때만 해도 둘은 예상하지 못한 관계일 것이다.


애벌리가 배속에서 친구들에게 엄마에게 들었던 아마다라 공주의 전설을 이야기한다. 시간의 지배자와 공주와 그 공주를 사랑한 왕자에 대한 전설이다. 아름답지만 비극적이고 전형적인 이야기다. 이 전설은 앞으로 펼쳐질 모험의 시작이다. 책 소개에 나오는 ‘모두가 사랑하는 왕자를 죽여라’는 이야기와도 이어진다. 그런데 이 왕자가 마크햄이란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다. 책 속에 몇 번이나 나온 10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외모란 표현이 왜 나왔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죽었던 것으로 알았던 오빠를 만난다. 그는 마크햄의 부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를 통해 그녀의 기억과 다른 이야기를 듣는다. 진실은 무엇일까?


중세 분위기에 동화 같은 전설이 엮이면서 모험 판타지가 펼쳐진다. 시리즈의 도입부라 다음 이야기를 위해 깔아둔 설정들이 많이 있다. 시계태엽심장을 가진 애벌리를 시간 운반자라고 부르면서 시간의 지배자와 연결시킨다. 작가는 시계태엽심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지 않고, 시계처럼 고장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실제 몇 번 고장나기도 한다. 목숨이 위험해지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서 이 심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마크햄과 함께 시간이 멈춘 곳을 찾아가는 과정 등은 전통 판타지와 닮아 있다. 이때부터 재빠르게 읽힌다. 아마도 다음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세계와 모험을 보여줄 것 같은데 어떤 모습일지, 마크햄과는 어떤 대결이 펼쳐질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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