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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성귀수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전작의 평가가 좋아 선택했다. 1권만 읽은 상태라 전체적인 평가는 조금 유보하고 싶다. 하지만 가독성이 좋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들이 곳곳에 나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연쇄살인범이자 치료감호소를 탈출한 쥘리앙 이르트만이 전작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더불어 막간극과 이르트만의 관계도 궁금하다. 전반부만 가지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다. 확실한 살인 사건 하나를 가지고 엮이고 꼬인 사람들과의 관계가 하나씩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이르트만의 존재까지 감안해야 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 프랑스와 우루과이 경기가 벌어지던 중 마르탱 세르바즈 경정의 오래된 휴대폰에 한 통의 호출번호가 찍힌다. 그가 사랑했고,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전 연인 마리안의 연락이다. 그녀가 연락한 이유는 아들 위고가 살인 현장에서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 관심이 없는 그는 팀원들을 데리고 사건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곳은 대학도시 마르삭이다. 현장은 이미 지역 헌병대가 출동했고, 그는 이 사건을 담당하고자 한다. 검사와 합의한 후 조사를 진행한다. 저택 욕조에는 온몸이 밧줄로 꽁꽁 묶인 여교사이 시체가 놓여 있다. 입안에는 손전등이 끼어 있다. 기이하고 엽기적인 살인이디. 그리고 정원의 풀장에는 19개의 인형이 떠있다. 이 인형과 위고 때문에 옆집 사람이 신고했다.
이 기이한 살인에 그의 눈길이 한 번 더 간 것은 집안 가득 울리는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 때문이다. 이 음악은 이르트만의 상징과도 같다. 물론 우연일 수 있다. 이르트만이 탈출한지 18개월이나 지났지 않은가. 전 유럽의 수사기관이 그를 뒤좇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통의 수상한 메일이 그에게 온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르트만이 보낸 느낌이다. IP 추적을 통해 메일이 온 곳을 찾아간다. 그에게 남겨진 물건이 있는데 CD다. 이것을 재생하니 마릴린 맨슨의 음악이다. 그런데 딸 마르고가 이 밴드의 팬이다. 나중에 이 둘이 어떻게든지 연결될 것 같다.
위고가 체포된 소식은 마르삭에 이미 소문이 났다. 마르고도 여기서 대입을 준비 중이다. 매혹적인 여교사의 죽음은 단순히 위고의 살인으로 단정하기에는 허점이 너무 많다. 여교사의 메일함에서 삭제된 메일을 복원하니 그 지역 유력 정치인이 드러난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다. 그의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마르고도 친구 엘리아스와 위고의 무리들을 뒤좇는다. 엘리아스는 살인이 있던 밤 그 술집에서 위고 등을 지켜본 인물이다. 그리고 늦은 밤 이들이 모여 미로 속에서 나누는 수상한 대화를 듣는다. 새로운 아마추어 탐정들이 투입되는 순간이다.
읽다보면 프롤로그의 한 장면과 이르트만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과 막간극이 머릿속에서 엮인다.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수사 도중 마르탱은 의문의 인물에게 일격을 당한다. 그가 조사하던 CCTV가 무언가를 찍었던 것일까? 그리고 중반쯤에 전작의 헌병대 대위였던 지글레르가 등장한다. 아직 비중이 높지 않지만 사건의 추이를 볼 때 존재감을 뽐낼 것 같다. 언제 마르탱과 다시 연결되고, 어떻게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지 궁금하다. 여기에 경찰 내부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인물이 있는데 누군지 의문이다. 이렇게 이 작품은 전반부에 많은 것을 뿌려놓았다. 과연 어떻게 이것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지 궁금하다.
전작을 읽지 않아 궁금한 것이 많다. 아마 2권까지 읽고 1권의 느낌 그대로라면 전작으로 달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고가 쓰던 소설 제목이 ‘써클’이었는데 위고의 친구들이 ‘써클’을 말한다. 과연 이 둘은 같은 것일까? 다시 마리안의 만나 과거 이야기를 듣고, 그녀와 몸을 섞는 그가 얼마나 이성을 유지할지도 궁금하다. 그가 평생토록 마리안을 잊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말이다. 추천글을 보면 겹겹의 미스터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1권만으로도 회색뇌세포는 바쁘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