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 미친 듯이 웃긴 인도 요리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현수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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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 간단한 책 소개글을 읽은 후 이전에 읽었던 다른 작가와 착각했다. 그 작가는 진짜 음식에 대한 이야기만 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면서 인도 음식에 대한 아주 많은 정보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착각은 얼마 읽지 않아 사라졌다. 인도 음식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사랑은 나오지만 그것은 인도 여행의 한 부분일 뿐이다. 거대한 인도 대륙 전체를 겨우 3개월 만에 돌아본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좋아하는 인도 음식을 열심히 먹고 연구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도와 달리 가족 여행이란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인도 음식 기행을 기대했지만 인도 여행으로 마무리된 느낌이다.

 

마흔을 앞둔 남자의 근심걱정으로 시작한다. 나 자신이 나이 먹는 것에 조금 둔감한 편이라 이 부분은 공감하지 못한다. 두 아들을 두고, 런던 외곽에 살고 있는 작가는 잡지 등에 기고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의 찌질한 행동이 자주 나오는데 아마 내가 작가라도 이렇게 행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의 책이 꽤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조금 의아했는데 출간연도를 찾아보니 2011년도다. 그가 2016년도에 영국 여행작가협회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조금은 이해된다. 인도 여행기를 쓰는 덕분인지 자신이 인도 음식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말한다. 이 때문에 인도 음식 이야기가 엄청 나올 것이란 기대를 더 했다.

 

한 나라의 음식을 사랑하는 것과 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작가는 이 부분을 잘 보여준다. 그가 알고 있는 인도 여행은 결코 쉽지 않다. 그가 본 여행기 등은 열악한 환경 이야기로 가득하다. 장염, 더러운 숙소, 벌레, 말라리아, 교통지옥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이런 근심걱정은 손소독제와 수도꼭지를 덮을 양말 등으로 대변된다. 현재 한국의 동남아 여행 카페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것 중 하나가 샤워기 필터지 않은가. 필리핀에서는 얼음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보통 무시하고 갈 수 있는 것도 걱정이 많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이 인도 여행도 그가 기획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정말 인도 여행을 하면서 그는 많이 먹고 마신다. 맵다는 단어가 자주 들어가는데 솔직히 매운 인도 음식을 거의 먹어보지 않은 나에게는 조금 낯설다. 가족 여행이지만 인도 음식 탐방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내가 짠 일정도 돌아야 한다. 자신이 잡지 기고가란 사실을 이용해 좋은 호텔에 머물기도 한다. 재밌는 것은 셰프의 초대에 전전긍긍하는 부분이다. 공짜면 문제 없지만 제대로 된 요금을 내면 결코 적지 않은 지출이다. 이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는 것이 아내다.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여행 도중에 호텔에서 만난 인도 가족들을 나중에 다시 만나기도 한다. 아내가 연락한 덕분이다. 아이들이 밖에서 재밌게 놀지만 작가는 걱정으로 가득하다. 손님을 초대한 가족의 문화와 부엌 풍경은 낯설지만 흥미롭다.

 

작가는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술이다. 최고의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전날의 숙취 때문에 제대로 맛을 보지 못한다. 많은 음식 이야기 속에서 술이 등장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아내는 그를 요가 강습에 보낸다. 이 책의 후반부는 요가 수련과 초월명상에 대한 것이다. 스트레칭, 운동부족으로 온몸의 근육이 쪼그라드는 나에게 이 글은 약간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물론 이 요가 수련이 쉽지는 않다. 신비주의를 대하는 이성주의자의 모습도 놓지 않는다. 수련은 술을 절제하게 만들고, 작은 동작을 할 때 내던 소리를 멈추게 한다. 작가가 인도에서 진짜 발견한 것을 “내 삶에 균형, 고요, 명료함, 그리고 절제를 좀 더 불러올 수 있도록 돕는 도구”였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행을 마친 후 요가와 명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는데 10년 지난 지금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음식 여행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인도 여행을 다른 시각과 경험으로 만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순간순간 익살 넘치고, 유쾌한 글들이 가득한 것도 재밌다.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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