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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스 브라더스
패트릭 드윗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평점 :
미국 서부시대를 다룬 소설이다. 그 중에서도 골드러시와 관련된 이야기다. 각종 청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시스터스 브라더스는 악명 높은 킬러 형제다. 이들은 형 찰리와 동생 일라이인데 제독으로 불리는 고용주의 의뢰를 받고 금 채굴꾼 허먼 커밋 웜을 찾아내 죽이러 간다.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과정도 결코 쉽지 않다. 일라이가 야영중 독거미에 물리고, 마녀 같은 노파의 저주를 받고, 얼떨결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곰을 잡으면서 일들이 꼬인다. 이렇게 일들이 꼬이게 된 데는 대부분 형 찰리의 급하고 다혈질적인 성격이 한몫했다. 아직 무법시대였던 때라 총과 폭력 등으로 상황을 헤쳐나가기 때문이다.
찰리는 주정뱅이고, 다혈질이다. 일라이가 아파 간 치과에서 마취제를 보고 그냥 뺏는다. 치료비는 낼 마음이 없다. 이런 폭력적인 행동을 보고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아직 이 시대를 잘 몰랐기에 더욱 그렇다. 숲속에서 한 노파가 저주를 했을 때는 또 어떤가. 미신의 굴레 속에 머문다. 문으로 나가지 못하고 창문으로 나가려 하는데 몸이 너무 비대해 쉽지 않다. 일라이의 부상 때문에 캘리포니아로 가는 일정이 조금씩 늦어진다. 하지만 전적으로 일라이만의 잘못은 아니다. 찰리가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신 술의 여파도 있다. 숙취 때문에 다음날 바로 출발하지 못한다.
폭력적이고 급한 성격의 형 찰리와 달리 일라이는 감성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호텔 데스크 여직원에게 반해 큰돈을 주거나 곰 사냥 후 벌어진 파티에서 반한 경리직원에게 미래를 약속하고 역시 큰돈을 준다. 여자를 위해 살을 빼려고도 한다. 마녀의 저주 때문에 창문으로 나가려다 비대한 몸이 끼어 탈출에 실패한 적이 있다. 솔직히 일라이의 몸매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그가 독거미로 인해 부상을 당하고, 이 때문에 며칠 늦어진 것 때문에 형과 작은 다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의견 차이도 존재한다. 어쩌면 이 일이 그들의 마지막 협업일 수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이들에게 골드러시는 예상하지 못한 물가 수준을 보여준다. 금이 넘쳐나면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든다. 이전까지 이 형제가 경험한 물가와 너무 다르다. 그리고 일라이는 자신의 애마 텁에게 강한 집착을 보인다. 말을 바꿀 기회가 있었지만 그대로 타고 다닌다. 한쪽 눈을 잃었을 때 보여준 행동도 역시 비정상적이다. 그의 감상적인 성격은 이 서부극에 피 비린내보다 작은 낭만을 선사한다. 골드러시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왔다가 홀로 남겨진 소년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장면은 앞에서 이 형제가 보여준 행동과 너무 달라 조금 놀랐다.
이 형제의 악명은 대단한 모양이다. 시스터스 형제라고 하니 그를 놀리던 웨이터가 겁에 질린다. 이 형제가 어떻게 적을 대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서로 약속한 행동이 있다. 이 비밀은 상대방이 모두 죽으면서 숨겨져 있다. 제독의 의뢰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 의뢰를 실행하기 위해 웜을 찾아간 뒤 벌어진 상황들도 역시 예상을 뛰어넘었다. 어떻게 보면 허망하다. 이렇게 이 소설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된다. 예전에 알고 있던 서부 시대 소설과 너무 다르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어떤 영화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