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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걸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
세오 마이코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점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귀가 솔깃한다. 믿지 않지만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것이 나에게 점인 것이다. 이 소설 속 루이즈가 보여주는 점은 이런 특성이 가득하다. 사람들이 그녀를 찾아오는 것은 그녀가 뛰어난 점쟁이이기보다 뛰어난 화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직감을 이용하여 현실에서 주저하는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그녀의 화술에 삼천 엔이라는 금액을 내놓은 것이다.
대부분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러 오는 이곳에 어느 날 한 소년이 온다. 소년이 궁금해 하는 것은 장을 보러 두 곳의 마트 중 어느 곳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거액 삼천 엔을 내고 묻는 것이 너무 황당한 것 아닌가? 다음엔 학교의 부서를 어디에 가입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황당한 질문은 엄마를 선택할 것인가? 아빠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 여기서 이혼하는 가정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여기서부터 책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어 나오는 이야기에 한 여학생의 남자 관심끌기나 끝이 보이는 남학생의 이야기나 강운을 가진 남자친구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 등이 기발하면서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펼쳐진다.
각각의 이야기가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 앞의 두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가면서 자신의 이야기로 끝맺는 것이 약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많은 책에서 자신의 고민을 보여주면서 책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작품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고, 가장 중요한 점은 루이즈의 점에 대한 이야기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발한 상황과 질문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곳에 삶의 한 단면을 예리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서 하나 발견한 것이 있다. 발행된 책 중 한 권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평이 좋아 사놓고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난 지금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만약 그 책이 재미가 약간 없게 느껴진다면 이 책에서 받은 재미로 인한 기대감이 너무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질문이 주는 재미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탐정처럼 수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녀가 있고, 그녀의 옆에 강운의 사나이가 있는 이상 다음 이야기가 나와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당신도 해결하기 힘든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그녀를 찾아가 해결책을 찾아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