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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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공중전화 세대인 내가 휴대전화를 거쳐 스마트폰까지 사용하게 될 줄은 그 당시에는 생각조차 못했다. sf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가능성을 살짝 엿보던 시절이었다. 한때 휴대전화 사용을 거부한 적도 있었지만 취업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어쩔 수 없이 사용한 것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이어졌다. 이 스마트폰과 내가 함께 하는 시간을 계산하면 거의 하루 종일이다. 물론 이것을 두고 화장실을 가거나 집에서 잠시 제쳐두는 순간은 있지만 시간이 나면 다시 든다. 대화를 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검색하고, 뉴스를 검색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연다. 나의 일상은 이제 이 스마트폰과 함께 하고 있다.

 

나만 그런가 하면 그렇지 않다. 아내도 아이도 마찬가지다. 카톡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하고, 캡쳐된 정보를 서로 보낸다.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먹은 음식이나 물건을 올린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외국어가 나와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영상이니까. 송금은 당연히 앱에서 하고, 인터넷결제는 가능한 간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 중국 출장 갔을 때 중국 직원들이 현찰을 들고 다니지 않고,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를 사용해서 결제하고 있었다. 솔직히 외국에서 현찰을 내고 음식이나 물건을 사면 잔돈이 남는데 이것이 불편하다. 그들이 현찰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만약 자주 중국 출장을 갈 일이 있다면 아마 통장 개설하고 중국 페이들을 사용할 것 같다.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진 사람들을 포노 사피엔스라고 한다. 저자가 만든 포노 사피엔스 등급에 의하면 최소 5등급 정도는 된다. 필요한 앱을 찾아서 깔지만 생활이 단순해지면서 사용하는 앱만 사용하지 새로운 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코딩 능력이 없으니 프로그램을 짤 수도 없다. 필요하면 배우겠지만 그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10등급은 멀고 먼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하는 앱을 찾지 못하면 포기하는 나와 달리 그들은 뛰어난 검색 능력과 이것을 활용하는 능력으로 기어코 찾아낸다. 나에게 놀랍기만 한 일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을 이용하는 사업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손님은 왕’이라고 계속 말한다. 이때 말하는 왕의 의미는 갑질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조금 더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산다. 잠시만 머물러 있어도 게임을 연다. 뉴스도 앱으로 본다.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드라마 등을 보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중늙은이의 눈에는 불편해 보이지만 그들은 아니다. 게임이 종합문화란 이야기를 듣고, 영화와 비교하면서 긍정하게 되었는데 이 책도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을 마냥 나쁘게만 보지 않게 만든다. 단 중독은 피해야 한다.

 

얼마 전 중국 왕홍에 대한 글을 블로그 글을 읽은 적 있다. 그게 가능해? 가 첫 질문이었다. 알리페이 등으로 거지가 구걸한다는 이야기를 몇 년 전에 들었고, 한국에 알리페이를 위한 QR코드가 나와도 무심코 봤는데 너무 한국 상황에 매몰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기술 혁신으로 기존의 제조업 강자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업체들이 부상한 이야기는 시장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우버가 몰고 온 엄청난 변화는 각 지역별 다른 서비스명으로 바뀌었지만 본질은 동일하다. 이 앱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기존 서비스의 불편함을 감수할 마음이 없다. 그 비용이 조금 더 비싸다고 해도 말이다.

 

팬덤의 중요성을 말한 부분은 공감한다. BTS의 성공담은 개인적으로 새로운 부분이 많다. 홍보 마케팅 등은 기존 유통망의 권위를 무너트린다. 솔직히 방탄소년단으로 나왔을 때 이들이 이렇게 성공할지는 몰랐다. 그들만큼 좋은 노래와 춤 실력 등을 가진 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보다는 e-스포츠란 단어를 더 사용하는데 이것의 시장은 상상을 초월한다. 몇 년 전 롤에 대한 기사를 읽고 얼마나 놀랐던가. 하지만 아직도 게임은 기존 매체에서 많이 다루지 않는다. 기성 세대가 즐기는 게임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내가 잘 모르는 업체들이 엄청난 금액으로 매각되는 것을 본다. 바뀐 문화가 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어느 날 보게 된 수많은 무슨 무슨 tv 등은 이제 작은 기업이 되었다. 어른들은 먼저 부작용을 말한다고 말하면서 그 이면을 보라고 말한 저자에 동의하는 부분도 이런 현상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왜 이렇게 빠르게 문화가 바뀌게 되었는지 말한 부분 중 공산당의 역할 부분은 공감한다. 한국도 개방 전에는 대기업들이 이렇게 성장했으니까. 미세한 차이의 예로 카카오뱅크 이야기를 했는데 귀여움이 국민에게 어필하는 과정은 다른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바로 기업의 관료 문화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현대 문명을 풀어내었는데 문화의 한 부분만을 다룰 뿐이다. 데이터 분석은 자신의 원하는 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을 수밖에 없다.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에 맞는 데이터가 모이면서 현상이 더 거대하게 보인다. 물론 이 현상들이 거짓말이란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것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현재 포노 사피엔스가 등장했고, 이들이 새로운 문명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한다. 좀더 열린 시각으로 급속히 변하는 과학에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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