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지 없는 여행 - 환타 전명윤 여행 에세이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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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윤이란 이름은 낯설지만 환타는 아주 낯익다. 예전에 즐겨들었던 팟캐스트에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팟캐스트에서도 자주 나왔는데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지 꽤 오래 되었다. 사실 라디오로 들은 목소리 이미지와 책 표지에 나온 이미지가 너무 달라 조금 혼란스럽다. 이런 경우가 워낙 많으니 이상할 것도 없지만 이때마다 이 둘의 이미지를 보정해줘야 한다. 아니면 이 괴리감에 나 자신이 빠져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타(幻打)라는 이름이 환상을 때린다는 것임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라디오는 문자로 표현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일 테지만.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은 가이드북에 얽힌 이야기들이고, 2장은 그가 경험한 각 지역의 뉴스들이다. 마지막 3장은 인사법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2장의 연장선에 있고, 그의 여행 안전 철학이 담겨 있다. 그가 각 지역 환타로 활약할 당시 방송을 들은 것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 반가운 동시에 좀더 자세하게 뉴스 등에 집중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았다. 인도와 홍콩과 오키나와 뉴스를 환타처럼 잘 알려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목소리는 소중한 정보를 전달해준다. 한국의 뉴스조차 잘 보지 않는 나에게 이런 라디오 정보는 좋은 정보의 통로다.

 

가짜 환타 대소동은 이미 들은 적이 있어 새롭지 않지만 맛집에 대한 의견은 고개를 끄덕인다. 실제 한국인 여행객들이 자주 간 업체가 실제 한국 아울렛과 백화점 매장에 입점하지 않았던가. 분명히 로컬여행을 하다보면 현지인이 가는 곳과 관광객이 가는 곳이 다르다.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치앙마이에서 아침을 먹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과 너무 다르다. 지금은 인터넷 정보가 최우선이고, 그 다음이 현지인의 추천이다. 환타의 가이드북에는 맛집 정보가 다른 식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하니 다음에 책을 들고 갈 일이 있으면 참고해야겠다.

 

국제 뉴스에 대한 이야기 중 현재 진행형인 사건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인도가 세계2위 소고기 수출국이란 소식을 어딘가에서 본 듯한데 이 이유가 나온다. 하얀 소를 제외하고, 특히 물소 등은 도축되어 수출된다고 하니 소들도 카스트제도의 아래에 있다. 마카오의 성공 이야기도 어딘가에서 들은 듯하지만 기억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카레와 커리의 차이를 설명하고, 아리가토 카레란 광고판을 내 건 이유를 듣고 현대화의 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때 대표적인 장수마을이었던 오키나와의 몰락을 일본 전통 음식 대신 햄버그 등을 먹으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했던 나의 지식을 이번에 바꾸어주었다. 일본 대표적인 관광지인 오키나와 다른 모습을 알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주라고 할 때 먼저 살짝 반감이 생겼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동의하게 된다. 짜장면을 따라 간 여행은 솔직히 무지의 결과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재밌는 에피소드다. 노포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일본 미식가가 중국 음식에 대해 쓴 글에서 본 것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음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거짓을 진짜 만들기다. 시간의 흐름과 매체와 사람들의 믿음이 결합하면 진실처럼 다가온다. 한국의 감자탕이 그렇지 않은가. 오키나와 음식이 맛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슬픈 이유가 있다. 식민지 착취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누군가가 환타의 가이드북은 인문서적 같다고 했다. 이 에세이를 읽다 보니 조금은 알겠다. 여자에게 차여 간 인도가 그를 인도 환타로 만들고, 가이드북 저자로 만들었지만 계속 되는 여행은 그 지역민과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이어주었다. 그가 추천했다는 이유로 한 동안 흥했다고 망하게 된 식당 사연은 또 어떤가. 잠시 머물다 떠나고 간단한 정보만 남기면 되는 책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생각하기에 그는 신중하게 글을 쓴다. 솔직히 처음 그의 글을 읽는다. 그런데 이전에 가졌던 이미지의 상당 부분이 깨졌다. 언젠가 그의 가이드북 한 권을 사서 조금 다른 여행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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