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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나가카와 나루키 지음, 문승준 옮김, 신카이 마코토 / 비채 / 2019년 5월
평점 :
그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가 혼자 만든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가 원작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때문에 첫 작품이 뒤늦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모양이다. 이것이 4부작 TV판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EF>로 만들어졌고, 이것이 다시 소설로 탄생했다. 그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소설의 작가가 바로 나가카와 나루키인데 원작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평가인지 모르지만 아주 감성적으로 잘 쓴 것 같다. 이 소설을 읽고 신카이 마코토의 원작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간 것도 사실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을 초기작만 보았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별의 목소리>와 <초속 5센티미터> 정도일 것이다. 감각적인 영상과 전개로 강한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살짝 남아 있다. 2016년 작품인 <너의 이름은>을 보고 싶었지만 계속 기회를 놓쳤다. 소설만 구해놓았다. 읽어야지 생각하다가 원작 애니메이션이 우선이란 생각에 주춤한다. 보통은 반대인데 말이다. 솔직히 말해 뭐가 먼저일지는 지금도 모른다. 시간과 환경에 따라 바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짧은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이번 주에 보려고 한다. 유튜버에 올라와 있는 것을 찾았기 때문이다.
5분도 채 되지 않는 애니메이션이 네 개의 에피소드를 가진 소설 한 권이 되었다. 이 과정에 신카이 마코토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녀들과 그녀들의 고양이들은 인연을 맺고, 작은 이야기의 탑을 쌓아간다. 어딘가에서 짤린 듯한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에 이어지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좋은 마무리를 한다. 이 이야기들은 현실에 뿌리를 두고, 일상과 연결되어 있고, 외로움을 느끼는 여성들을 다룬다. 이 여성들의 옆에 나타난 고양이들은 의인화되어 있다. 물론 사람과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깊은 교감을 나눈다고 할까.
어느 봄날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사계절 동안 이어지고, 각 계절마다 하나의 사연이 나온다. 첫 봄날에 아기 고양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그녀의 이야기가 첫 번째다. 그녀의 문제는 말에 서툴다는 것이다. 언어로 된 것에는 익숙하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에게 작은 위안이 바로 그 고양이다. 이름은 초비, 수컷이다. 문자가 아닌 말로 해야 관계도 있지만 이것에 서툰 그녀는 남자 친구와도 엇나간다. 이 엇갈림과 잘못된 감정 등은 아주 큰 상처가 된다. 이때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양이를 구해졌다는 표현은 바뀌게 된다. 그녀의 고양이에게서 그녀가 큰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인간의 시선과 감정을 한 쪽에 담고, 다른 한 쪽은 고양이와 개 등의 시각을 담고 있다, 이 두 주체가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인간들처럼 이 고양이도 자신만의 관계를 맺는다. 물론 영역을 표시하고 위세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초비, 미미, 쿠키, 구로 등으로 이어지는 그녀들의 고양이들은 그들의 집사 혹은 주인들에게 아주 큰 위로를 전달해준다. 자신의 재능과 현실 문제, 친구의 죽음, 홀로 남은 노부인 등의 삶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외롭고 현실과 자신의 삶을 잘 분리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서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아주 멋진 고양이들이 있다. 다시 애니메이션들에 눈길이 간다. 찾아서 한 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