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회 밀리언셀러 클럽 49
제임스 패터슨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이 시리즈에 두 번째 기회를 주었다. 이전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역시 변함없이 도식적이다. 도식적인 것이 매력이기도 하지만 약간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범인에 대한 추리와 반전에 대한 예상은 예전과 같은 놀라움을 주지 않는다.


역시 빠르게 읽히면서 강하게 몰입하게 하는 힘은 살아있다. 이것이 내가 그의 책을 쉽게 떼어놓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책을 잡고 보다보면 어느 순간에 마지막 장에 도달하게 하는 쉬운 문장과 계산된 장면들의 빠른 전환이 있다. 그리고 강력한 적과 엉뚱하게 이쪽저쪽을 쑤시며 범인을 찾는 우리의 주인공이 있다.


이번에도 첫 장은 강력한 충격을 주면서 시작한다. 어린이 성가대원들을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하는 악당이 등장한 것이다. 다행이 죽은 아이는 한 명이다. 하지만 곧 이것이 연출된 장면이라는 것을 법의학적 해석으로 알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희생자들. 그들의 공통점은 경찰과 직간접으로 관계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에 린지 박서와 그녀의 여성 살인클럽 멤버들은 힘을 다시 합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명의 연쇄살인범을 쫒기 시작한 것이다.


흑인에 대한 증오범죄나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사건임을 추측하지만 단서가 되는 것은 하나의 그림뿐이다. 이 그림에 대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쫒지만 역시 그는 작가의 많은 작품에서 사용하는 실체를 위한 그림자일 뿐이다. 만일 패터슨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다면 나쁜 것이 아니겠지만 그의 작품이나 다른 유사한 작품들에 단련된 입장에선 너무 공식화된 진행이라 힘이 조금 빠지는 부분이다.


린지의 분발이 도식적으로 흘러가는 와중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등장한 것이다. 갑자기 등장하여 과거 사건과 관련성을 가지면서 범인에 대한 단서도 제공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그녀를 떠난 아버지가 그녀의 흑기사가 되어 위기에서 구해주고 그들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모습은 범인에 대한 것과 묘하게 연결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지만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작품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가지 눈에 거슬리는 것은 여성 살인클럽의 묘한 배분과 분할이다. 린지를 중심으로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그녀를 돕지만 가끔은 너무 각 등장인물들에게 무게를 동일하게 주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네 사람 모두 관련 있는 직종이지만 각 단서나 행동들이 골고루 분포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뭐 이것을 염두에 둔 멤버라고 생각하지만 초기라서인지 갈등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약간은 의문스럽다. 다음 작품에선 이들의 관계에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깨어지라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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