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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의 모험 1 : 소비에트에 간 땡땡 - 개정판 ㅣ 땡땡의 모험 1
에르제 글 그림, 류진현 외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5월
평점 :
1930년에 출간된 땡땡 시리즈 첫 권이다. 어린이 잡지 <르 프티 벵티엠>에 첫 연재를 시작하여 무려 24권까지 출간되었다. 유럽 만화에 둔감한 나도 이 시리즈를 알 정도이니 대단한 흥행을 기록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 작품과 다른 작품을 착각한 부분도 있지만 책을 펼친 후 정신없이 빨려 들어갔다. 나의 착각 중 또 하나는 이 작품의 작가를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는 벨기에 작가다. 이 이야기의 시작이 <소년 20세기> 잡지의 의뢰로 땡땡이 충견 밀루와 함께 브뤼셀에서 기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이다. 이때 살짝 의문이 생기긴 했다.
땡땡이 밀루와 함께 소비에트 취재를 위해 떠난다. 그런데 한 러시아 스파이가 땡땡의 취재를 막으려고 한다. 열차가 폭파하지만 땡땡과 밀루는 무사하다. 이후에도 러시아 스파이나 경찰들은 땡땡을 죽이려고 한다. 뭐 때문에 이런 일을 벌릴까? 땡땡의 취재가 다른 기자들보다 더 특별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 의문과 함께 소련이 보여주고 싶은 인민의 모습과 다른 현실의 삶이 땡땡의 모험 속에서 하나씩 드러난다. 그냥 두었다면 다른 기자들처럼 보여주는 상황만 취재해서 볼세비키즘을 홍보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취재를 막으려고 하면서 소련의 실상이 더 한 눈에 들어온다. 소련의 허상과 거짓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이 만화가 보여주는 소련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 당시 유럽 지식들이 소련의 혁명을 얼마나 찬양했던가. 그런데 그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혹시 그가 좌파가 아니라서 이런 만화를 그린 것일까? 유럽인들의 공산주의 반감을 담고 있다는 해석을 보면서 이런 시선 자체가 사실을 왜곡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당시 벨기에 영사였던 조셉 두이예가 쓴 <베일 벗긴 모스크바>를 토대로 그린 만화라고 하지만 말이다. 이런 자료와 별개로 땡땡과 밀루가 보여주는 모험과 액션은 만화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단순히 그림만 놓고 보면 그렇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다. 점점 더 발전했다고 하는데 이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읽게 되면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것보다 땡땡과 밀루 조합이 보여주는 모험은 황당하지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다. 두더쥐처럼 땅을 파서 땡땡을 구해주거나 꽃에 수면제가 숨겨진 것을 알고 잠들지 않게 하는 행동 등이 펼쳐진다. 물론 밀루가 위험에 빠졌을 때는 땡땡이 구해준다. 소년 기자인 땡땡이 차를 고치거나 비행기 프로펠러 등을 깎아 만드는 모습은 이 모험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잘 보여준다. 물론 작가가 이런 황당한 모험을 보여주기 위해 그린 것은 아닐 것이다.
총 24권 중 이제 겨우 한 권 읽었다. 그림체가 발전한다니 읽을 때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무턱대로 수용하는 것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재미는 보장되지만 만화 속에 포함된 내용 중 어떤 부분이 그 시대의 한계를 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화가가 2차 대전을 겪은 후 그린 만화에서는 또 어떤 해석이 나올지. 제3세계 이야기는 어떤 문화와 역사 이야기로 나를 즐겁게 해줄지 모르겠다. 회가 거듭하면서 땡땡과 밀루 콤비가 또 어떤 활약을 펼치지, 어떻게 서로를 도와줄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