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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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자의 세계 일주 시리즈를 처음 읽었다. 처음 제목을 보고 별로 관심이 없었다. 흔한 세계 일주를 다룬 글로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제에서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란 설명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지하경제란 용어가 지닌 위험성과 긴장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니 여덟 나라 여덟 도시가 나왔다. 몇몇 나라는 나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지만 몇몇 나라는 의외였다. 과연 어떤 지하경제를 다룰까 하는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고, 매력적인 첫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가 조금 높았다.

 

축제의 도시 뉴올리언스. 우리에겐 재즈와 허리케인으로 더 잘 알려진 도시다. 그런데 이 도시의 축제가 유명한 모양이다. 축제 기간 동안 관광객을 노린 수많은 사기와 도박이 벌어진다. 저자는 그중에서 레즐이란 도박을 파헤치고 싶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사실 단순하다. 그 도시의 작은 사기판에 자신을 미끼로 던지고, 상대방을 자기를 물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속된 말로 도시 전설 같은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한 번 가보고 싶은 도시다. 여행 관련 방송에서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여줬던가. 그런데 이 도시에 위조지폐가 범람한다고 한다. 그냥 무심코 듣고 지나간 위조지폐가 어떤 식으로 다루어지는지 파고드는 그를 보면서 무모한 용기를 느낀다.

 

뭄바이의 택시 사기를 보면서 누군가가 터키에서 경험한 일이 떠올랐다. 출장자들이 호텔 택시를 불러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보다 저자가 관심을 두는 것은 발리우드 배우 사기다. 여행자의 붕 뜬 기분을 이용한 이 사기는 제3자가 보기엔 너무 분명하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뭄바이 사람들은 모두 배우를 꿈꾼다고 하는데 실제 그런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소매치기가 많은 이유를 알려준다. 나는 파리에서 당했다. 그들의 기발한 소매치기 수법은 이미 여행 방송들에서 들었고, 실제 당한 주변 사람도 있다. 저자와 함께 실제 그 현장을 보여주는 장면은 놀랍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난 이면에 높은 실업률이 있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영국 버밍엄이 나왔을 때 가장 의외였다. 저자의 가족이 사는 이 도시에서 재배되는 대마초와 이를 둘러싼 폭력배와 조직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휴대폰, 매춘, 마약 등으로 이어지는 관계들을 보면서 하나의 현상이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대마초를 기를 수밖에 없는 원인이 또 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멕시코시티의 악명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도시에 어떻게 사나? 하는 일차원적인 물음이 생기지만 통계적으로 한국의 자살자보다 적은 숫자의 살인 사건이 있다고 한다. 신속 납치 방법을 보면서 기발함에 놀라고, 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믿음이 경찰 범죄를 만든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란다.

 

예루살렘 같이 고대의 유적이 있는 도시라면 유물 사기가 없을 수 없다. 골동품이 돈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는 이스라엘이 친 담장 너머 팔레스타인에서 들려준다. 테러조직 등이 유물을 어떻게 다루었고, 이것이 어떻게 이스라엘로 들어온 뒤 전세계로 팔려나갔는지 말할 때 약탈 잔혹사란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그가 알고 싶어한 것은 스코프란 약물을 이용한 약탈이다. 이 약을 먹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하게 된다고 한다. 술집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면 누군가 술에 이 약을 탄다. 그러면 며칠에 걸쳐 자신의 모든 자산을 약탈당한다. 병원에서 며칠을 보내야 한다.

 

이 여덟 도시의 지하경제는 실제 지하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낮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다룬다. 하지만 진짜 지하 경제의 무서움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그 문제점을 폭로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책 한 권에 한 소재만 다루어도 엄청난 분량이 될 수 있다. 솔직히 처음에 내가 기대한 것은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어떤 도시를 여행하려는 여행객이라면 이 책이 오히려 더 좋다. 그 도시에서 조심할 것을 저자의 경험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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