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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느끼는 오감재즈 - 재즈라이프 전진용의 맛있는 재즈 이야기
전진용 지음 / 다연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한때 재즈를 알고 싶어서 책도 사고, 음반도 몇 장 사서 열심히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좀처럼 이 재즈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대단하다는 말에 그의 <Kind of Blue>를 늘 틀어놓고 산 적도 있다. 듀크 엘링턴이 대단하다고 해서 그의 음반을 열심히 들었다. 유명하다는 작품을 모은 음반을 듣기도 했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그러다 존 콜트레인의 <A Love Supreme>을 추천한다는 말에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다운 받아 열심히 들었다. 다른 유명인의 앨범도 같이 들었지만 어렵기만 했다. 대신 대중적으로 인기 있던 유명 재즈 보컬은 취향과 잘 맞았다. 이것이 현재 나의 수준이다.
언제나 관심을 두고 있는 음악 장르 중 하나가 재즈다. 팟캐스터에 나오는 재즈 관련 방송도 몇 개 들었고, 좋다고 하면 음반도 다운 받아서 듣는다. 계속 시도는 하는데 귀에 익은 몇 개의 곡들을 제외하면 좀처럼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곡은 유튜브를 통해 들으면서 아주 귀에 익은 선율이 나와 반가웠다. 너무 유명한 곡들이라 자주 노출되었거나 그냥 열심히 들은 결과다. 잠시 아는 곳이 나왔다는 반가움이 있지만 제목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아쉬움은 그대로다. 아마도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앞으로 한 동안도 이런 수준 이상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낮다. 뭐 당연한 일이다. 책 한 권 읽었다고 그 방대한 재즈의 세계를 어떻게 알겠는가.
이 책의 저자는 재즈를 세분화하고, 그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음악가를 나열해서 보여준다. 루이 암스트롱에서 시작해서 현재의 퓨전재즈까지 다루는데 몇몇 낯선 이름들이 보인다. 특히 디지 길레스피가 그렇다. 그와 함께 한 찰리 파커를 생각하면 나에게 의외의 인물이다. 아마 읽었던 책이나 카페 등에서 이 인물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던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무위키를 검색해도 이 이름이 하나의 목록으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는 그렇게 비중 있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비밥을 그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혼자만의 힘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놀랍다.
재즈 입문서라고 하는데 재즈 거장 27인을 우리 한식에 비유한 것에는 솔직히 거부감을 느낀다. 저자도 말했듯이 이것은 저자만의 느낌이다. 그가 생각하는 한식과 내가 생각하는 한식의 맛이 다른 부분도 많다. 직관적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단지 참고할 사항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점은 역시 재즈 거장들의 삶 이야기다. 그리고 한 인물의 이야기가 끝난 후 관계도를 보여주는데 그가 재즈에 미친 영향과 어떤 인물과의 연계 속에서 살았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특정 시기에 재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대가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다. 공부가 더 진행된다면 이 관게도가 좀 더 의미있게 다가올 것 같다.
재즈가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졌었다는 이야기는 새롭다. 한때 랩이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졌지 않은가. 환경이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흥미롭다. 보사노바와 함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란 이름을 여기서 만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공부가 부족한 탓이다. 책을 읽고, 저자가 앨범과 음 음악을 추천하는데 대부분 낯설다. 시간나면, 아니 시간 내어 들어야할 음반이 확 늘어났다. 이번에 음악을 유튜브를 통해 들으면서 데이터 용량을 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시간 운전할 때 유명 음반 하나를 틀어놓고 달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자신과 맞는 재즈를 찾아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재즈에 올인하는 사람이 아니라 즐기는 입장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어쩌면 내가 한동안 재즈에서 멀어진 것도 난해하지만 유명한 음반에 집중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의 취향과 맞고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반만 들어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여기서 옆으로 범위를 넓힌다면 더 다양한 재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옛기억을 더듬고, 새롭게 듣고 싶은 음악이 늘어났다. 단순히 수집욕에 모아둔 음반도 다시 꺼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