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 런던에서 아테네까지,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찾아 클래식 클라우드 1
황광수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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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으로 떠나는 셰익스피어 그랜드투어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음악, 음식을 주제로 여행을 간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랜드투어는 옛 귀족의 자제들이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이탈리아와 교양의 바다 파리를 위주로 전문 가이드와 함께 떠났던 여행을 말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편은 평론가 황광수선생님을 안내자로 셰익스피어의 자취를 따라 여행을 떠난다. 탄생부터 죽기전 130여번 유서를 바꿔쓸 때까지 셰익스피어의 시간을 따라 그의 시간이 머물렀던 공간을 따라 작품 이야기가 나온다. 들른 도시를 대표하는 유명인의 작품 속 셰익스피어도 설명한다.

 

여정은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영국의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시작한다. 셰익스피어가 연기를 하고 극본을 썼던 런던의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을 거쳐 파리의 유서깊은 서점 셰익스피어앤컴퍼니로 이어진다. 사느냐 죽느냐로 유명한 햄릿왕자의 덴마크 크론보르 성을 지나 독일의 바이마르 괴테하우스에서 괴테가 바라본 셰익스피어의 시도 말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지나 콜로세움이 있는 로마로, 긴 여정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끝난다. 편집의 어려움이 있기야 하겠지만 관련된 사진들이 한두페이지가 지나서야 나오는 경우가 많아 조금 아쉬웠다.

 

셰익스피어를 따라가는 여정 중 풀어내는 작품의 수는 기대 이상이다. 직접 인용되는 작품만 스무개가 넘는다. 4대비극 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이 소개되고, 인용한 부분은 저자가 직접 번역했다고 한다. 언어가 달라 셰익스피어 문학의 아름다움과 재치를 다 이해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쉬운대로 저자의 설명을 따라 한글로라도 더듬더듬 따라간다. 형태의 아름다움을 다 느낄 순 없지만 현실을 반영하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느껴진다. 인간의 솔직한 욕망들과 본성이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여서일 것이다. 또 대립하는 수많은 가치들은 어느 하나로 결론나지 않고 그 자체로 생생하게 작품속에서 존재한다. 벤 존슨의 평처럼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한 시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시대를 위해서 존재한다.

 

베네치아를 따라가다 베니스의 상인을 읽는다. 목차에서 보이는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들은 그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했다. 베니스의 상인이라면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는 안토니오를 말한다. 다시읽은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변장한 포샤의 통쾌한 판결보다 샤일록의 억울함이 더 절절히 다가온다. 주인공은 안토니오보다는 샤일록과 포샤처럼 보인다. 이 작품은 그당시 유행하던 이야기와 연극작품을 모아서 지었다는 설도 있다.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의 1파운드 살 이야기와 포샤의 배우자를 정하는 세 상자 이야기를 셰익스피어가 섞었다는 것이다. 제목에서 유대인 이야기와 베니스의 상인중 유대인 이야기가 삭제되었을 법도 하다.

 

423일은 셰익스피어의 사망일을 기념해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책의 날이다. 올해는 셰익스피어가 사망한지 403년이 된다. 아직까지도 전세계에서 셰익스피어에 관련한 책이 하루에 한권씩 출판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작품만큼 셰익스피어가 사랑받는만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가 떠돈다. 셰익스피어가 스트랫퍼드에서 런던의 극단에 나타나기까지 행적은 밝혀진 게 없다. 그 기간에 대한 추측과 설도 많다. 너무 많은 작품을 짧은 시간에 썼기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혼자 다 쓴 게 아니라는 설도 있다. 수많은 셰익스피어에 관한 책 중 현장감있는 사진과 함께 풍성하게 작품을 소개해 충분한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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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칼이 될 때-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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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 익스프레스 - 원자의 존재를 추적하는 위대한 모험 익스프레스 시리즈 1
조진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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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알못이여

과학특급, 조진호익스프레스에 탑승하라

 

시드마이어의 문명이라는 게임이 있다. 개척자로 시작해 한 문명을 세워 지도자가 되어보는 게임이다. 소신껏 가꾼 소중한 국가가 공격적 문명에 무너질때 인생이란 생각과 같지 않아 하면서도 한동안 게임에 빠져 지냈었다. 역사를 싫어해 인류 문명의 발달과정에 낯설었기에 더 재밌었던 기억이다. 탄탄한 스토리로 역사를 이렇게 자발적으로 체험하게 할 수 있나 역사게임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나. 문명에 대한 찬사가 길어지는 이유는 문명을 떠올리게 하는 한 권의 과학그래픽노블을 만났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국산이다


블록버스터 영화같은 감각적 표지를 넘기면 두꺼운 선, 어두컴컴한 분위기 속 아톰익스프레스가 출발한다. 양자역학을 쉽게 설명해주려나 했던 기대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등장으로 일단 접어둔다. 새로운 과학자의 등장 때마다 원자가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관념적으로 증명할수 있다면 존재하는 것이라는 플라톤과 경험과 수치로 증명이 되어야 존재하는 것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 사이에서 같이 갈팡질팡하자. 과학에 대한 편견이 깨트려지는 순간이다. 학교에서 경험한 과학이란 기괴한 표본과 기구들이 들어찬 차가운 실험실과 오로지 정답만을 위한 문제풀이였다. 아웅다웅하는 두 철학자의 대화를 따라가다 과학의 시작은 확실한 답이 없었다는 것과 질문을 던지는 것, 그 질문을 확인해보는 것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진짜 과학의 모습이라는 걸 간접체험한다.


우리는 완성된 과학을 배우고, 정리된 이론을 배운다. 돌턴의 원자설에 이어 주기율표와 분자식을 배우기 때문에 원자의 존재에 대한 의심 없이 수헬리베붕탄 외기에 바빴다. 저자는 교과서에서 삭제된 파르메니데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헤맴의 역사를 날카롭게 들추어낸다. 원자가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찾아 떠나는 여행이기에 실패했던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나오는 점이 멋지다. 빛나는 과학의 탑을 몇 명의 천재들이 후딱 세운 게 아니라 이제껏 수많은 누군가의 오류들을 반석으로 세워졌다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요한 부분 앞에서 집중하라고 예고하고, 복잡해보여 포기하려 할 때는 그냥 여행으로 생각하라고 다독인다. 독자를 등장시켜 화내게도 해주고, 실망시키지 않겠다 약속한다. 이게 무슨 얘기지 할 때쯤엔 여행의 시작부터 다시 맥을 짚어준다. 배경으로 녹아든 유머와 패러디에 피식거리며 읽다보면 그림으로 쉽게 풀어낸 과학이론들에 감탄하게 된다. 지난 시대 사람들의 상상력과 믿음으로 과학이 여기까지 왔다는 데 인간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과학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알 수 없는 수치와 기호로 가득한 과학자들 그들만의 리그같다. 저자의 익스프레스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고, 틀린 생각도 중요한 계단이라고 알려준다. 과학이란 이런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원자는 있는 거냐고 없는 거냐고? 양자역학 쉽게 알려주냐고? 그래서 플라톤이 이기냐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이기냐고? 타보면 안다. 따르르르르르릉. 과학의 매트릭스 속 전화벨이 울린다. 좌표는 조진호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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