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투자자로서. 해야했던 것은 앞마당 15개 만들기. 코칭받기. 같이 부자가 될 투자 동료 만나기. 재계약. 앞마당 확보는 5% 수준이라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일에서 체력 소모가 많아서 평일이나 주말이나 앞마당에 집중할 힘이 남지 않았다. 강의 들으며 용산구를 반마당으로 겨우 다녀오고, 엄마랑 휴가 보낼 때 겨우겨우 연수구와 분당구를 맛보기로 다녀왔다. 시간들이 한창 지나고 있을 때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엄청 받다가 한계를 생각하면서 포기하고 내려놨다가를 반복하면서 막상 자세히 들여다보고 판단하질 못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나는 내 상황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하는 데까지 잘 해낸 것 같다. 그게 결과적으로 5%라도. 돌이켜보면 애초에 15개가 무리였는데 욕심은 많아가지고. 신규 9곳, 반마당 6곳을 마무리해서 완성하려고 했던건데. 복직이랑 동시에 진행하기는 무리였고. 3분기부터 앞마당 작업을 했다고 해도 6개를 최대 목표로 수정했어야한다. 2차 목표선은 반마당 6개를 정리하는 걸로 수정했어야 하고. 24년에는 적용해서 대폭 수정할 것. 


 원래 재계약에 맞춰 대비할 겸 코칭을 받을 생각이었는데 이것도 계획과 다르게 흘러갔다. 신청이 밀려서 원하는 시기에 받을 수 없었고, 운이 따르면서 코칭 전에 재계약이 해결됐다. 그래서 오히려 여유있게 앞으로 큰 흐름과 방향에 대해 상담받게 돼서 좋았다. 

 

 투자 동료를 만나는 일은 항상 중요한데. 항상 스스로 한계를 느끼는 부분이다. 관계 유지를 꾸준히 하는 게 어렵다. 투자자로서 갖춰야할 자질이 있고, 나랑 성향도 맞는 동료를 만나기도 어렵지만 만나더라도 유지를 못 한다. 동시에 나도 상대방에게 보완이 되는 자질을 갖고 있으면서 서로 인간적인 호감을 줘야 한다. 그런데 올해 강의를 듣다가 좋은 팀을 만났다. 나에게 부족한 꾸준함과 성실함과 열정을 가지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정기적으로 같이 만날 수 있는 동료. 멋지고 대단한 사람들.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은 같은 길을 2~3년 먼저 지나면서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는 것. 막연히 갖고 있던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선물을 받았다. 


 올해 가장 중요했던 재계약. 역전세가 심각해서 투자자로서 첫 시험대에 올랐던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운이 좋았는데. 그 운 중 일부는 내가 적립한 것이다. 그래서 재계약을 마무리하고 더 큰 기쁨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조언을 받기 전에 스스로 해결하게 돼서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비슷하게 큰 게 하나 더 있는데 그것도 협의가 순탄하게 끝나고 내년에 시기 맞춰 계약서만 쓰기로 정리돼있다.


 그리고 계획에 없었던 일은. 누수공사 2건이랑 B샘과 돈공부를 시작한 것. 누수공사는 꼭 경험할 필요는 없지만 해보면 반드시 성장하는 대표적 벼락치는 나라. 이제 막연한 두려움도 없고, 물 흐르듯 처리할 수 있다. 스스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르치는 일이다. 9월에 찾아온 B샘과 다시 처음부터 돈공부를 하면서 기본을 다시 쓰다듬는다. 책에서 반드시 익혀야 할 자질과 태도들을 배우면서 한 권 한 권 깨우치고 폭풍성장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는 건 무엇보다 가장 도파민이 폭발하는 일. 예쁘고 기특한 사람. 올해 1년이 속절없이 손가락으로 빠져나가는 걸 보면서 멍할 때 일도 안정시켜주고 투자자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한방에 해결해준 사람.


 그래서 투자자로서의 한 해는 정량적으로는 80%의 실패와 20%의 성취. 정성적으로는 장.단기 핵심 영역에서 결국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90%의 성공을 했다. 핵심 영역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절하게 깨달은 한 해였다.


 23년은 일과 투자에 너무 용을 썼고, 나머지는 제대로 챙기질 못했다. 완독서는 29권. 연초에 독서 계획은 세우고 들어갔어야 됐는데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타이밍을 놓치고 중간 재정비할 시간도 갖질 못했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되면 연중 스트레스와 욕구 불만이 쌓인다. 모임책 6권, 그림책 11권, 소설 9권, 자기계발 3권, 인문 1권, 취미 1권, 뇌과학책 1권. 책 정리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차분히. 아주 가늘고 단단한 실로 묶인 책모임이 아니었다면 더 형편없었을 거다. 내가 갖고있는 최소한의 귀한 샘물. 이제는 패턴이 됐는데 이석증이 오면 그림책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른 점은 해가 누적되면서 볼 수 있는 그림책들이 소진되고 있다는 거. 휴식기에 집어들 그림책 목록도 미리 챙겨둬야 안심이 될 것 같다. 몸과 정신이 박살난 상태에서 그림책까지 찾아 헤매는 게 힘들다. 올해는 기록적으로 투자나 자기계발 책도 완독을 거의 못했다. 정리하다 보니 더 처참.. 다행히 올해의 마지막 책이었던 <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가 너무 좋아서 욕구가 지하실에서 훅 채워졌다. 동시에 제대로 된 좋은 책을 엄청 엄청 보고 싶다는 탐욕도 깨워버렸지. 아무튼 구체적 계획은 없었어도 최소한 투자 관련 책은 한 달에 한 권이라도 꾸준히 읽어나갔어야 했다. 직무유기. 내실을 쌓는 노력 없이 부피만 늘어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도 올해 독서 파트에서 새로운 성과가 있는데. 완독하지 않고 참석하는 책모임도 생겼다. 예전같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 늘 아주 샅샅이 읽고 같이 얘기하고 싶어하니까. 그 마음은 여전히 같은데도. 상황상 핵심 부분이라도 훑고 같이 책을 스치는 데에도 의미를 둘 수 있게 됐다.


 작년도 그렇고 시간구성을 덜 읽고 더 써보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올해를 보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덜 읽는데 더 쓰는 게 좋아지지 않고 있다. 인풋이 빈곤하니 당연한 결과. 읽는 만큼 쓰는 방향으로 바꿔가야할듯. 대신 독서량을 질적으로 올리고 눌러읽고 고쳐쓰기로. 


 아무리 후해보려해도 독서 파트는 10점 이상은 주기 어렵다.


 일, 투자, 독서에 시간을 먼저 쓰고 남은 파트에서 좋은 성과가 나기 어렵지만! 시간은 또 나를 극락으로 이끌어서. 관심사에서는 도파민이 폭발하는 한 해였다. 이석증으로 강제 휴식기를 많이 가질 수 있어서 생겼던 행운. 타로카드에 빠져있다. 투자공부는 정말 많은 새로운 인생을 나에게 선물해주고 있는데 특히 이전의 나라면 절대로 살아보지 않을 삶들을. 타로도 그 중 하나. 아무튼 계기는 다음에 정리할 기회가 있을거고. 올 8월 내 타로카드를 샀다. 오라클까지 3개의 덱(세트)을 쓴다. 지금은 78장의 카드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굵직하게 읽는 수준. 지인들 운세를 봐줄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강한 부분은 이달의운세. 금전운과 애정운을 구체적으로 보거나 카드를 보고 상담까지 하지는 못한다. 내가 타로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 내가 늘 내 세계에만 빠져있어서 눈치가 없고, 상황 파악이 안되는 편이라 반대로 카드를 통해 객관적으로 나를 둘러싼 세계를 카드로 살펴보는게 인지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슈들이 있을 때 카드로 상황 파악을 하고, 위험 대비도 하고, 구체적 계획의 방향을 잡는 데도 도움을 받고, 지금 내 상태에 대한 이해도 한다. 또 하나는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받는다. 사주와 다르게 타로는 가볍고 재밌는 이미지라 부담이 없어서. 재미로 봐주기도 하고 지인들이 어떤 이슈가 있나 상황을 봐주기도 하고. 관심사 중심으로만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나에게 내 관심사이면서 동시에 일방적이지 않고 상대방에게로 방향이 향하는 통로가 되는 것 같다. 


 두번째는 관심사라고 분류하긴 어렵지만. 연말까지 사계절 옷장 정리를 끝냈다. 대충 30kg 정도는 버린 것 같다. 새 옷장이 내일 도착할 거라 23년 안으로 완전히 깔끔하게 마무리는 못했지만. 버리기 단계는 끝났고. 이제 당장 꺼내 입고 싶은, 설레는 옷으로 채우는 일이 남아있다. 투자공부를 시작하면서 배우고 삶에 적용한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레버리지. 올해 최고의 선생님들께 기본기를 배웠기 때문에 절대연습량만 채우면 더 좋아질 것. 당장은 집중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데. 계절마다 3번 정도 반복되고 나면 옷장 경영도 가볍게 잘 할 수 있을 걸로 생각한다. 


 여름에 시도했던 관심사중 하나는 최면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자기 최면을 통해 더 강력한 무의식의 힘을 구체적이고 집중적으로 원하는 파트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강의는 결제했는데 현장강의를 듣고 마땅치 않은 부분이 있어서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그래도 관심사 파트는 시기상 휴식기를 틈새로 잘 활용했다는 점이랑 도파민 폭발도를 봤을 때 100점~ 너무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 갖고 있던 관심사에 집중해서 더 키워나가는 것도 재밌지만, 뜻하지 않게 맞닥뜨린 새로운 관심사는 진짜.. 저세상 즐거움. 극락이다. 정상 계획상으로는 관심사는 키워나가기 어려운 상황인데, 큰 상황 속에서 벌어진 작은 상황 안에서 돌발적으로라도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24년에는 반영해서 놀이 시간을 균등하게 배치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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