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잠백이 닭가슴살 오트밀죽을 먹었다. 사장님이 요즘 건강식에 도전중인데 샘플로 두개 준 것. 1봉지에 단백질이 25g이라 아침용으로 괜찮겠다 싶었는데 이거 한 팩 먹고 오전에 일할 수 있겠나 싶어 주말에 테스트하려고 기다렸다. 성분은 전반적으로 깨끗한 편이었는데 구성성분을 생략한 '소스1'이 있어 일주일간 수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반반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먹어본 결과 소스1이란 적정한 수준이었다. 건강식 카테고리에 확실히 들어가는 제품이었고, 불량한 맛의 첨가 면에서는 건강식이라고 주장할 만한 한계선에 딱 닿아있는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포만감도 충분해서 평일 아침용으로도 가능하겠다는 결론. 


 아침을 백년만년 느긋하게 먹고 타로카드를 꺼내면서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생각하면서 스프레드 천을 깔았다. 오늘의 운세, 이번주 운세부터 직장, 투자, 생활 나를 둘러싼 것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시간. 지금 가장 관심있는 것 외에는 무감각하고 둔해서 카드로 나 자신과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인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오늘 내 자리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카드는 전차와 심판카드. 전차는 돌진하는 카드다. 혹은 강한 행동력이 필요할 때에도 나오는 카드. 심판카드는 강력한 외부 에너지가 들어오는 카드. 연말이 코앞이니 어떻게 지내나 궁금한 지인들 카드도 뽑아볼 생각이었지만 이러다 일요일이 다 갈 것 같았다. 중간에 언니 이번주 운세를 봐주고 다 보고 일어나니 역시 2시간이 꼬박 지났다. 



 심판과 타워 카드가 들어올 만한 외부 에너지가 힘을 쓴 만한 키워드가 뭐가 있나 생각해본다. 늘 앞만 보고 걸어다니니 올 한해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머리무거워 늘 포기한다. 가만히 앉아 공짜로 한달이 생긴다면 할 일들을 쭉 써보니 61가지였다. 투자자로서, 생활, 여가, 관계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서 모아놓고 보니 생활 카테고리 할 일이 가장 많다. 카테고리별로 글씨에 색깔을 입혀놓고 재분류. 

1. 중요하고 급한 일 

2. 중요하고 안 급한 일 

3. 안 중요하고 급한 일 

4. 안 중요하고 안 급한 일

안 중요하고 안 급한 일이 25개로 가장 많다. 멍때리고 보내면 쓸모없이 가장 먼저 처리하게 되는 일들. 중요하고 급한 일 9가지 중 절반은 정리하는 일들. 역시 글로 써보는 게 도움이 된다. 12월 한 달 동안 다 할 수 있나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시간표에 끼워넣어서 하나씩 차근차근 하자는 생각을 하다가 일단 일기부터 쓰자고 생각한다. 그렇게 안 중요하고 안 급한 일인데 가장 먼저 일기부터. 


 하늘에서 내려주는 조력자를 잘 받으려면 오늘 저녁에 중요하고 급한 일 하나를 시작해야 한다. 우선은 일기를 쓰고 노을을 잘 보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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