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순간도 그녀가 그 책들을 다 읽진 않았을 거라고 의심하거나, 그것들이 소장가치가 있는 책일까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진 않았다. 더 나아가서, 그 책들은 그녀의 마음과 성격의 유기적인 연장선인 듯 여겨졌다. 반면에 나의 책들은 나와는 기능적으로 분리된 것으로내가 장차 본받으려는 특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있는 듯 느껴졌다. 이런 차이점에서 나는 약간의 공포를 느꼈고, 그래서 시집들이 꽂힌 그녀의 책꽂이를 쭉 훑어보다가 필딕슨 선생의 말을 빌려 입을 열었다.
"테드 휴즈가 노래할 동물이 바닥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한건 당연한 일이지."
"그럴까?"
"그렇다던데."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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