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부지런히 읽었는데 내가 골라 읽은 건 3권이다. 기한이 있는 책들이 조금 두꺼워서 맞춰 읽으려고 한달내내 달달거렸다. 기한이 없는 책은 역시 우선 미룰 수밖에 없다. 이달은 소설에 복이 겨워 호화로웠고, 절판된 책이 2권이었다.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 중 하나는 소설에 대해서다. 나는 이제까지 이야기 독자이고 앞으로도 쭉 그럴거라고!!!!!! 외치던 고집쟁이였는데, 그 고집이 올 봄에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지난 주말에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을 보려고 급하게 책을 읽었다. 아무래도 시간상 무리일거 같아서 7월로 미룰까 고민고민하다 결국 3권 앞부분까지만 읽고 봤다. 사실 예매할 때까지만 해도 고전이니까 공연 먼저 보고 책을 봐도 되겠지머 이런 생각이었다. 막상 조금 읽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스포당하면 안되겠다 싶어 읽다보니 너무 시간에 쪼달려서 힘들었다. 책을 읽는동안 안나와 브론스키보다 레빈의 스토리를 더 재밌어하던 중이라 결말 부분만 제외하면 스포는 없었다! 공연은 2시간정도였고 시간제약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캐릭터의 변경과 생략은 조금 아쉬웠다. 스케이트장면과 무도회 장면 등 볼거리는 풍성하다.

 

이달에 독서계획에 갑자기 난입한 안나 카레니나 덕에 과학책도 어렵게 한권 읽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의 10편 <이소연의 Woman in space>을 제일 먼저 읽었다. 방송보다 더 많은 내용이 있나 했더니 방송 내용을 편집한 듯하다. 그래도 사진과 글로 다시 접하니 다시 정리되는 느낌. 책도 얇고 쉽고 전에 중학생들이 읽을만한 과학책 추천을 부탁했던 지인이 생각나 5월에 꼭 서평까지 쓰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6월엔 꼭!


<권력의 종말>은 모임에서 같이 읽게 되어 구입했는데 운좋게 사고 나서 절판이 됐다. 별로 궁금했던 내용은 아니어서 대충 발췌독할 생각이었는데 절판소식에 책임감으로 끝까지 읽게 됐다. 제목은 '권력의 쇠퇴'가 더 적당해보인다. 한 문장이 너무 길어 읽기가 좀 힘들었다. 내용의 반복도 많은 편이다. 책 내용 자체는 괜찮았지만 나머지 부분은 좀 아쉬웠던 책이다. 


5월에 소설을 많이 읽었다. 호화로웠다.ㅠㅠ 위화, 찰스 디킨스, 시바타 쇼, 톨스토이. 모아놓고 보니 중국, 영국, 일본, 러시아의 소설을 읽은 셈이다. 6권 모두 푹 빠져 감탄하며 읽었다. 저번 달에 이어 읽은 위화의 소설은 읽기 전 심장을 꺼내놓아야 한다. '자, 내 심장은 여기있소. 이제 책장을 넘길테니 마음껏 웃겨보시오. 마음껏 울리시오.' 하고. 


요즘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더 다듬고 내용도 더 쓰고 싶었지만 일단 간단히라도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마무리는 인생 첫 똘스또이 장편소설의 첫 문장으로.

좋은 책은 모두 가슴에 와닿지만 무릇 아닌 책들은 나름나름으로 그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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