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 쉬어보니 너무 좋다!
2박이 넘는 휴일을 5월에 겪어보니 황홀하다.
실제로는 외출을 거의 안했기 때문에 굳이 5월이란 의미는 없었지만.ㅋㅋ
진작부터 기다리면서 어떻게 보낼까 궁리를 했는데
2시간쯤 남은 지금 돌아보면 꿈만 같은 휴일이었다.
역시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올까
자연독서나 다녀올까 했었지만 제일 목말랐던 자유독서 시간을 마음껏 가졌다.
알람없이 자기, 책읽기, 글쓰기, 간단요리, 차마시기, 낮잠자기만 58시간동안 했다.
슬프게도 규칙적인 노동에 익숙해진 몸은 출근시에 활성화되고 만다.
우선은 하루에 10쪽씩 같이 읽고 있는 <사피엔스> 진도 미뤄두었던 걸 조금 따라잡았다.
16일까지 써야하는 선생님 서평수업책 <왜 전쟁까지>도 목표까지는 아니지만 1/5정도 읽었다.
몸을 배배 꼬아가며 느릿느릿 한쪽 한쪽 넘기며 오타를 3개정도 표시했다.
사실적인 부분은 맞는지 틀린지 생략된건지 알수없다. 알수없으니 표시도 할수없다.
그래도 이책은 기다리면 수업에서 다뤄주실 테니 별 문제는 없다. 읽는게 문제지..
이번주 모임책인 <90년생이 온다>가 도서관에도 품귀현상이라 다른 회원에게 빌려주려고
토요일에 급하게 읽었는데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보람은 없었다.
하지만 미리 읽어서 이틀간 좀 여유가 있었다.
위화의 <인생>도 뒷부분을 마무리하고 다 읽었다.
어제는 책도 열심히 읽고 글도 열심히 써봤는데 <그래도 우리의 나날> 서평 1차본을 썼고,
<판타스틱 과학 책장>의 호킹지수메모를 가지고 간단히 리뷰를 썼다.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Woman in space>는 과학책이 계속되는 거 같다는 핑계로 잠시 미뤘다.
오늘은 역사책을 계속 읽는 게 지루해 목표했던 사피엔스와 왜전쟁까지 분량을 포기하고
자유독서를 조금 했다. 어차피 자유독서지만 진짜 자유독서ㅋㅋ
마지막 주 모임책인 <권력의 종말>이 어떤 책인지 앞부분만 조금 보고
<마음의 과학>도 서문만 조금 읽어보고
문학수업책 <위대한 유산>도 1/5정도 조금 보고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도 어떤 느낌인지 앞부분만 조금 보고
선생님책 서문에 나오는 금정연의 <아무튼, 택시>를 조금더 이어읽고
이건 일단 그만 보고 그냥 반납해야겠다 마음을 정하고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1/3 정도 봤다.
마음의 과학 뒤표지에 선생님이 쓰신 추천사를 봤는데
글쓰기특강에도 마음의 과학이 나와서 좀 설렜다.
작년까지만 해도 요약이란 걸 거의 해본 적이 없다.
글쓰기 특강에도 요약이 중요하다고 해서 시간이 되면 마음의 과학을 요약을 해보면 좋겠다 생각해본다.
지금보니 막상 읽은건 별로 없네..
새해들어 정한 목표 중 하나는 한달에 1번 이상 음식을 만들어보는 거다.
아직까진 잘 지키고 있는 중.
서프라이즈휴일을 기념해 인터넷으로 연어를 주문해 토요일에 받아 저녁에 회로 먹고
남은 걸로 연어장을 만들었다. 날짜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오늘 점심에 양파를 물에 미리 담궜다 건져 숙성된 연어장으로 연어덮밥을 해먹었다.
맛있어! 집근처에 연어덮밥을 하는 곳이 몇 군데 있긴 한데,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다.
오늘 먹은 것도 아직 마음에 쏙 드는 맛은 아니지만 근처 가게보단 맛있었다.
몇 번 더 해보면 나아지겠지 하고 나쁜 시작이었다면 다음은 없다 생각한다.
오늘에서야 알게된 양파 써는법.
양파를 결대로 썰어보니 가게양파처럼 생겨서 기뻤다.
이제까지는 가게양파써는법보다 90도 돌려서 썰고 있었는데 뭔가 항상 집양파스러웠다.
그동안 아무리 얇게 썰어보아도 집양파스러워서 불만이었는데
다른 방법으로 썰어볼 생각은 안하고 늘 더 얇게 썰려고만 했다는게 지금 생각하니 더 놀랍다.
기세를 몰아 작년에 카페쇼에서 사놓은 Tavalon의 루이보스 아몬드 밀크티액을 1:4로 우유에 타먹었다.
외식맛이다. 외식느낌이 나서 좋아하는 투명하고 긴 설거지하기 힘든 유리컵에 따라 마셨다.
오늘 점심은 부르주아부르주아했다.ㅋㅋ
아침에는 느긋하게 일어나 지난달에 해봤던 계란찜을 해먹었다.
휴일에 부추를 잘라서 저장한다는걸 계란찜을 올려놓고 하다 조금 탔다.
부추 저장 그게 뭐라고.. 몇달에 한번 먹는 따뜻한 라이브 계란찜을 망쳤다.
3월에 계란찜은 한번 해봐서 난 내가 계란이 약불에 가열되는 동안
숙련된 부엌 사용자처럼 하나의 야채 손질 정도는 할 수 있을걸로 생각했다.
나는 대체로 나 자신의 능력의 기대치에 관대하다.
관대함의 대가는 대체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계란찜의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한 걸 발견하고 안타까워하는 것 따위다.
몇달간 손대지 않은 찻장도 좀 돌보았다.
종이메뉴판에 재고조사도 하고 설에 사놓고 목록에 올리지 않은 차들도 일부분 추가하고
컴퓨터 파일에도 업데이트를 했다.
상미기한이 다 되어가거나 넘거나 하는 차들이 10여가지였다.
그중 몇가지는 눈에 띄는 곳으로 빼놓았다.
휴일동안 마신 차들은
Fortnum&Mason의 ★Fortmason, ★Royal blend
TWG의 ○French Earl grey
T2의 ○Melbourne breakfast
Rishi의 △Chocolate cinnamon
Vilson의 ★Kyoto matcha latte
Mariage Freres의 ★Eros
Basilur의 ○Music concert london이다.
오늘 처음 마셔본 차는 호주의 홍차 브랜드 T2의 Melbourne breakfast다.
아침차치고는 부드럽고 왜때문인지 바닐라 가향이었다.
왜때문에 호주인들은 블퍼차에 바닐라를 넣은거지? 어디선가 짜이짜잇!한 향신료도 느껴진다.
아침차 탐구를 남겨두어서 언제나 뒷배가 든든하다.
꿀휴일을 받아놓고 읽어야할 책들과 읽고싶은 책 앞에서 고민하는 것과 차 마시는 일은 같다.
좋아서 마시는 게 분명한데 차가 많다보니
기한 때문에 먼저 마셔야할 차들과 기분따라 지금 마시고싶은 차 앞에서 늘 고민한다.
Best Before를 넘긴 차들을 처리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명절을 제외하면 몇년만에 처음 누리는 연박휴일이기 때문에
두잔만 마셔야되는 차를 마시고 자유차타임을 했다!
보통은 주말 오후에 낮잠을 규칙적으로 자는 편인데
이번 휴일은 자유독서에 너무 신나서인지 낮잠도 이틀간은 30분만에 눈이 떠졌다.
오늘은 일부러 2시간을 잤다.ㅋㅋ
여러분, 여러분,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라도 있습니까??
이렇게 부르주아스런 자유독서, 자유차타임을요.
그럼요. 올해 딱 한번뿐인 연박휴일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