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위하여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1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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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舊51번
<황제를 위하여 1> ★★★

영화 원작 소설 아니고, <정감록>이란 우리나라 예언서에 관해 이문열이 쓴 이야기다.

새로운 왕조가 열리고, 누가 王이 된다는 식의, 진짜 예언서인가? 사이비를 가장한 속임수인가?

윤석열의 손바닥 王자를 보고 가지가지 🍆 한다며, 웃던 기억이 났다. 과학과 이성의 시대지만 우린 아직 이런 미신과 비기에 의지한다.

왕씨 500년, 이씨 500년 뒤, 정씨가 계룡산에 도읍하여 800년을 누린다는 예언. 🔮
황당한 전개, 황제라 불리는 정씨, 예언을 조작하고 불어넣는 아버지 정 처사, 흰돌마을 사람들과 일본군의 단 1번 어설픈 전투와 패배가 전반부를 이룬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황제와 군사 방량은 나라를 구하겠다며, 일본군과 대치 중에 중국 고사와 한학으로 전술을 논한다. 신의를 지키며 싸워야 해야 하므로, 지름길도 안 된다, 적이 용변 볼 때는 공격도 안 된다는 이상한 황제의 논리.

장엄한 <태조 왕건> 같은 대하 역사 드라마나 영웅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의 기대를 깨트리고, 만주로 건너간 황제는 척가장의 주인을 만나 땅을 얻고, 세를 불려나간다.

작가 이문열은 (백제실록)이라 불리는 책에 기록된 하나의 시선이 아닌, 실록이 거짓이라 하는 사람들의 관점에도 공평하게 주장을 실었다.

자신에게 나라를 다시 세우라는 하늘의 뜻이라는 황제
VS
사이비 미치광이, 우연이 겹친 자의 운 좋은 남자로 보는 시각도 기술한다.

1권의 마지막 1934년, 조선 유민을 모아 만주의 척가장에서 척박한 땅을 개간하고, 식량과 무기, 200여명의 사람으로 군대를 일으킬 준비를 한다. 일본군과 맞서 싸워, 중국의 마지막 황제 부의처럼 나라를 일으킬 것인가? 아니면 땅을 일구며 편히 살 것인가? 고민한다.

예언의 실현인지, 사이비 교주인지 헷갈리게 하는 희안한 책. 척가장에는 사회주의 인물 이현웅이 음모를 꾸민다. 2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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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 정호승 시선집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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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내 이름을 한번씩 불러 보셨는지도 알게 되었다

<어느 벽보판에서> 정호승

어느 벽보판 앞
현상수배범 전단지 사진 속에
내 얼굴이 있었다
영락없이 내 얼굴이었다
내가 무슨 대죄를 지어
나도 모르게 수배되고 있는지 몰라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죄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늙어버린 죄

*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얼굴이 더 자세히 보이고, 저도 아버지처럼 아이의 이름을 한번씩 애태우며 불러 봅니다.

** 게시판 앞에 범죄자 얼굴은 다 우리랑 똑같은데 무섭습니다. 내 얼굴과 비슷한 얼굴이라도 찾게 될 까바 이내 얼굴을 돌립니다. 나는 착하게 살아야지 하지만 세상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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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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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공자 BC 551~479
나는 논어를 도덕책, 정치윤리학 실용서, 삶의 기본 자기계발서라고 본다.

옛사람 이름과 정치상황이 생소해서 그렇지(생소한건 건너뛰자) 내용도 짧고 평이하다. 2천년전 사람들도 우리랑 똑같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사는게 맞는 건지? 잘 살고 있는 건지?
인 仁 은 사람 人 사이에 二 관계가 중요한 친함으로 시작하며, 사람을 사랑하는 애, 효, 충, 군자로 확장해 나간다.

이 문장은 이상하게도 평소에 기억이 남는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평이하고 진실하다. 고민할 필요도, 잘 보일 필요도, 불안할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 부족하면 채우면 된다. (2편 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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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나가 닳지 않아 10 (완결) 마나가 닳지 않아 10
렉슈 / KW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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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마나를 갖게 되면서, 마법사로서, 온갖 스킬과 장비를 얻게 된다. 지구에 나타난 던전에서 레벨을 올리다, 마계로, 신의 영역에까지 가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

새로운 건 없지만, 스킬과 다양한 장비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계까지 가서 마왕이 되기 전 5권까지가 제일 재밌었다.

상상력은 끝이 없다. 그래서 판타지는 항상 새롭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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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찾아서 창비시선 438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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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 정호승

목포역에 내리면 눈물이 난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 나의 슬픈 눈물인가
예전에 목포역에 내리면 대합실 가득
목포의 눈물 노랫가락이 젊은 어머니의
가슴 아픈 눈물처럼 흘러나왔는데

어머니 임종도 못 본
늙은 아들은 오늘 혼자 목포에 왔어요
목포항에 가면
이승을 떠나는 뱃고동 소리를 들려주세요

<나의 조카 아다다> 정호승

봉천동 산동네에 신접살림을 차린
나의 조카 아다다
첫아이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 했다는 아다다의 집을
귤 몇개 사들고 찾아가서 처음 보았다
말없이 수화로 이어지는 어린 딸과 엄마

병원에 가서
청력검사 한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던 아다다
애기 아빠는 타일공
말없이 웃는 눈으로 인사를 한다

* 헤어짐, 이별의 감정을 노래한 <목포의 눈물> 노래엔 그 지역에 애절함을 덧입혀 영원히 기억될 감정을 남겨 놓았다.
시인은 목포에서 어머니를 생각하고, 애통해하며 쓸쓸함을 혼자 삼킨다.

** 시 어디에도 위기나 불안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단편을 통해 아다다의 불행을 나는 이미 안다. 벙어리여서 이름만 아다다라고 시에서는 붙였는지 모른다.

시 속에서 남편은,
벙어리라고 집에서 쫓아낸 소설 속 전남편도 아니고, 돈에 집착하던 1935년 수롱이가 아님에도, 타일공인 현재 남편이 의심스럽다. 장애가 또다른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아름다운 인생이길,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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