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 나태주 인생 이야기
나태주 지음 / &(앤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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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어린시절 시인의 정다웠던 이야기.
77세의 시인에게, 이렇게 초등학교 시절 기억이 많다니, 다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력이 좋다는 이야기요, 소중한 추억이 많다는 축복이 아닌가 싶다.

나는 어린시절 단편적인 기억밖에 남은 것이 없다. 내 어린 시절은 다 어디로 간 걸까?
나에겐 정다운 할머니도, 기억에 남는 친한 친구들도 없다. 모든 걸 새롭게 받아 들이는 감성이 부족한 어린아이였다.

시인은 이제 가벼운 존재, 기억이 망각이 되고, 헌갸의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워지고 싶다고 한다. 나는 이미 작고 희미하고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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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고백록 현대지성 클래식 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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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고백록> 현대지성

톨스토이의 자전적인 질문들이 많다. 우리가 20대에 잠깐 고민하다, 40대에 심각하게 질문하는 것. 단테 신곡, 성경 전도서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에 대한 모든 삶의 궁금증.
˝인간은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인가?˝
˝인생은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 것인가?˝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에는 힘이 넘쳤고, 그저 즐거웠다.
대학교땐 영화를 많이 봤다.
(영화를 보면 사람이 왜 사는지에 대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30대 직장과 결혼에 접어들면서 그냥 사는 거지? 별거 있던가.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막연히,
책 속에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유였다.
내가 고전과 성경을 읽고, 철학책을 기웃거리는 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다 삶의 이유, 목적,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을, 톨스토이도 똑같이 했다. 나처럼 관심수준이 아니라, 톨스토이는 1년 넘게 거의 매순간 노끈이나 권총으로 자살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며 고뇌하면서 50세에 <고백록>을 집필한다.

결말을 공개하자면, 이 책에도 속시원한 삶의 의미나 죽음의 비밀,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은 없다.

저자는 어릴적 기독교 신앙을 만났고, 18세 불안정 믿음 탓으로 신앙을 버렸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세상사람들처럼 욕망을 쫓아 살았고, 귀족 출신으로 좋은 아내, 재산, 존경, 건강 모든 것을 거지고 있었으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자살을 결심한다.

온갖 학문, 철학, 소크라테스, 쇼펜하우어, 솔로몬, 석가모니를 탐구하지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결국 노동하며, 성실히 삶을 꾸려가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에서 신을 만난다. 인간의 사는 목적은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라는 것. 그러기 위해 신의 의지를 따라 살아가는 것이라고.

내가 아무런 의미가 없이 태어난 것일 수 없고, 신만이 해답이 될거란 생각에 도달한다.

우리 모두, 결론에 공감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작가의 고민과 수많은 질문. 고뇌의 시간을 기록한 이 책이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사는데 바빠서 큰 고민없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고민해 봤지만 답이 없어! 누가 말해 줄 수 있을까? 공자? 소크라테스? 부모님? 신부님? 스님? 아무도 없어.‘

궁금증이 커져, 속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 을 안고 사는 톨스토이 같은 사람도 있을 꺼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이 꼭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의 이성은 벌써 삶의 해답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1. 신은 존재한다는 것
2. 인간은 목적 없이 그냥 태어나고 죽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
3. 정직하게, 부지런히, 선하게,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맞고, 올바르다는 양심의 소리

사실 반대도 존재한다. 신은 증명할 수 없고, 인간은 의미없이 자연처럼 그냥 태어나고 죽는 거 일 수 있고, 양심은 주입식 교육과 규범에 의한 세뇌일 수도 있다.

모두 자신의 믿음과 생각에 따라, 삶을 선택하고 영위해 나갈 자유의지를 가졌다.

종교의 자유가 있듯이, 어떤 신이든 의지하는 신앙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질병과 죽음 앞에 인간은 정말 나약한 존재이므로, ‘나 스스로 아무 문제 없어‘ 하는 것은 자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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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J.H Classic 2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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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것이 많은 시인 나태주.
쉽고, 간결하고 울림이 시가 좋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는 내 앞에 나타나고
어둠 속에 촛불 켜지듯
너는 내 앞에 나와서 웃고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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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시전집
신동엽 지음, 강형철.김윤태 엮음 / 창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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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이야기를 넣으면 서사시가 되고, 길어 질 수 밖에 없다.
감정만 넣은 서정시는 짧고 간결하지만, 모호할 수 있다.

산문과 시의 차이라 생각된다.
신동엽의 시는 대개 길다. 많이 길다.
그나마 짧은 맨 처음 시를 옮겨본다.

<진달래 산천> 신동엽 1959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모뮬고 있었어요.

잔디밭엔 장총을 버려 던진 채
당신은
잠이 들었죠 (중략)

꽃다운 산골 비행기가
지나다
기관포 쏟아놓고 가버리더군요.

* 진달래와 전쟁을 대비시키고, 옛 후고구려 적 장수들이 묻힌 그 땅에, 지금 우리가 산다.

2022년 현재에도 전쟁은 진행형이다. 1,2차 세계대전도 6.25, 냉전시대도 끝났지만, 더이상 전쟁이 없을 것 같은, 21세기에도 우크라이나와 동해에는 미사일이 날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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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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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번
<위대한 유산 1>, 5/30 ★★★

1861년 디킨스 소설이다.
Great Expectations는
˝큰 기대˝란 뜻인데, 일본판의 영향인지 <위대한 유산>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듯하다. 표지에 등장하는 기네스 펠트로가 먼저 생각났지만, 내용은 기억이 가물가물 흐릿했다.

책 처음은 공포 스릴러다. 주인공 핌이 습지에서, 탈출한 죄수를 만나, 음식과 쇠줄을 가져 오라고 강요받는다.

두번째는 극적인 드라마다. 미스 해비셤 부인과 양녀 에스텔러를 만나고, (이후 상속자가 누군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변호사가 대장장이가 되려는 핍에게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고 말한다. 바로, 런던에서 신사로서 핍은 교육을 받게 됐다.

연민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년에서 사회에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청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잘 읽히지만, 첫 습지와 죄수가 등장하는 부분을 빼면, 지루한 면도 있다.

나는 평생 노동을 해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의식 속엔 핍처럼 유산이나 로또를 항상 꿈꾼다.

어느 날은, 일 안해도 되는 상류층이 되고, 또 하나의 권력이 된 재벌까지, 내 상상 속에는 물질적인 돈과 신분상승의 욕망이 문득문득 고개를 든다.

가질 수 없는 미래 보단, 마음을 다스리고 행복한 미래와 나 자신을 위해, 오늘을 꿈꾸는 편이 나음을 이젠 안다.

이제 20대인 핍은 풍족한 생활비와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는 생각에 사치스런 낭비벽이 생기고, 앞길이 보장 된 사람으로 주변사람들에게 떠벌리는 사람이 되어 간다.

매형이 온다는 편지를 받자, 상당히 혼란스럽고 자기 신분에 안 어울려, 돈을 줘서 못 오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까지 이른다.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의지가 된 친구이자, 매형 조를 교육이 받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으로, 멀리하는 핍. 이러다, 핍이 어린시절 착한 마음을 전부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2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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