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브 연락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0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정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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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0번
<구르브 연락 없다>, 7/5, 1991
에두아르도 멘도사 ★★★

외계인이 👽 이 등장하는, 세계
문학전집에서 처음 보는 SF 코믹 소설이다.
에스파냐 출신의 작가의 상상력이 날짜, 시간별로 짤막하게 연재되었던 것을 책으로 묶은 것.

에스파냐에 도착한 외계인 나와 구르브, 구르브가 탐사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직접 변신하고 온갖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재밌다.

어떤 외모로든 변신이 가능하고, 복권번호를 맞추거나, 은행계좌에 0000을 추가해 살아간다.

단골음식점 주인 대신 가게도 봐주면서, 물론 사고 치는 건 기본이다. 술집에서 다툼으로 경찰서도 다니면서, 풍자와 해학으로 대도시 삶의 모습을 온화한 눈으로 바라보며, 같이 어느덧 동화된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알파 센타우리‘로 가야 할 시간.
˝예정 운항 시간 : 784년˝
이들은 명령대로 다음 목적지를 향할까? 😯

술술술 읽힌다.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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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5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박우수 옮김 / 민음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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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5번
<새로운 인생>, 단테, 7/3 ★★

18세부터 써온 서정시에 주석을 붙인 책. 1294년 29세 집필.

31편의 운문으로 쓴 서정시와 바로 이어, 시를 설명하고자 쓴 산문이 주된 형식이다. 왜 사랑하게 됐고, 죽음 뒤 찾아 온 슬픔과 절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시의 이중적인 의미와 비유가 어렵지만, 주제는 분명하다.

단테는 온화한 미소의 인사를 보내주는 베아트리체(beatrice 축복을 주는 여자란 뜻)를 보는 것이, 유일한 축복이요, 사랑으로 알고 있으나, 점차 그녀는 단테에게 인사 조차 하지 않는다.

까닭은, 다른 여인을 맘에 들어 하는 척 꾸며낸 연기로, 베아트리체를 사랑하고 있다는 비밀을 감추고 싶었던 청년 단테. 왜 그랬을까? 부끄러웠을까? 거절당할까 두려웠을까?
그래서 마음을 담아 시로 열정을 전달한다.

예전에 학창시절, 우리는 시를 베끼고, 쪽지를 접어 여러 아이들을 거쳐 전했다. 테이프에 노래를 담아 선물하기도 했다.

시에 마음을 고히 담겨, 전해질 꺼라는 믿음과 간절함이 1294년에도 있었나 보다.

˝꿈에 사랑의 신은 기쁨에 가득 찬 사람처럼 보였고 /
한 손에는 내 심장을 쥐고 ❤️,
품에는 망사을 덮고 잠든 내 여인을 안고 있었다. /
그녀를 깨운 후에 그는 곧장 그녀로 하여금 /
내 심장을 먹게 했다.˝ 일부발췌

내 심장이 뛰는 날까지 당신을 사랑하겠단 표현과 유사하지 않은가? 심장은 사랑, 죽음과 가장 밀접한 부분이니깐.

나태주 시인도 연인에게 보내는 시를 쓰다 시인에 등단했다. 단테의 모든 영감의 뮤즈 또한 베아트리체였다.

제목에 새로운 nuova는 젊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젊은 날의 열정의 기록, 젊은 날에, 젊은이 만이 쓸 수 있는 벅찬 사랑의 감정을, 단테는 인생의 전반부에 남겼고, 후반부에는 <신곡>에서 천국에 있는 베아트리체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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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을 읽다 - 감각적 이미지로 펼치는 그림 같은 시 읽다 시리즈
전국국어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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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정지용

삼동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인동차> 정지용

노주인의 장벽* 에 *사람의 장
무시로 인동 삼긴 물이 내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 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도 없이 * 달력
삼동*이 하이얗다. * 겨울 석달

* <종달새>의 화자는 어린 소년👦, <인동차>는 노인이다.

겨울 지난 봄에 종달새가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놀려대듯 지저귄다 고 느끼는 소년에 비해,

노인은 참을 인에 겨울 동, 인동차 맛을 아는 나이에, 겨울을 이겨 내고 있다. 불, 순무, 차의 김이 보이는 듯하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봄을 기다리는 여유가 느껴진다.

1902년에 태어나, 193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정지용,
그는 1950년 납북된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납북 되어 평양의 감옥에 갇혀 있다라든가, 인민군과 가다가 미군 폭격으로 죽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1988년 해금 조치로 다시 문학사에서 그의 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정지용, 박목월, 나태주>
정지용은 <문장> 시 부문 추천위원으로 1939년 박목월을 등단하고,
박목월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나태주를 등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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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9
김성중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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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처럼 한번에 술술 읽히는 책이다. 백 년 동안 15살로 지낸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책 속의 누군가처럼 수만권의 책을 읽을 거 같다.

주인공은 이슬라와 삶의 여행을 떠난다. 아무도 죽지 않는 혼돈으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절망, 고통,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찾고, 오랜 시간 끝에 드디어 죽음의 마지막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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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1
정소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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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호 위층은 무관심하고, 1111호 아랫층은 예민해진다. 이윽고 소리가 날때 마다, 아랫집은 천장을 부서져러 두들긴다. 위층도 바닥에서 소리가 나니 서로 예민해진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위층과 아래층의 분쟁은 위층이 가해자임은 맞지만, 아래층의 시어머니 간섭과 불신은 선의의 가면을 쓰고 며느리를 억압한다. ‘나는 너 안 믿는다‘
서로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어가는 세상. 1112호, 1212호로 동심원을 그리듯, 이내 살인사건으로 퍼져간다.

‘소음이 처음부터 외로움이 만들어낸 실체도 없는 소리‘라는 김수영 시인의 묘사가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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