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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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동에 대해, 갈등에 대해 치밀하게 다가선 만화.
뒷표지 대사는 6권을 다 읽어야 제대로 다가오는 글귀다.

1)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제 스스로도 어쩌지 못해서 기어이 한걸음 내딛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2) 살아 있는 인간은 빼앗기면 화를 내고 맞으면 맞서서 싸웁니다!
3) 우리가 성공하면 모두가 성공하고 실패하면 우리만 실패할 겁니다.
4) 우리는 패배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거요. 우리의 국가는 평범함을 벌 주기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오! 우리는 벌받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 말이오!
5) 한방 세게 맞고 실려 나가고 싶죠? 싸움도 싫지만 도망치는 건 더 싫잖아. 도망치면 내가 특린게 되니까. 아니... 개들이 옳은게 돼버리니까.
6) 사람마다 절대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잖아요. 각자가 넘을 수 없는 선 앞에서 찾은 돌파구가 노동조합이었던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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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6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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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말만하는 연극, 4명의배우가 각각의 대사도 구별되어 있지 않고, 무대배경도 플롯도 없는 연극. 친절한 설명도, 앞뒤가 이어지는 이야기도 없이 횡설수설 늘어놓는 언어극의 최고 수준.

게다가 욕을 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를 가리켜 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는 ˝허풍쟁이들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작자들아, 구더기 같은 작자들아, 멍청이 서서 구경하는 꼴통들아,˝ 온갖 욕설을 늘어놓으면, 내가 돈 내고 연극을 보러 온 관객인데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야 하면서 불쾌할 꺼다.
실제 동시에 관객도 욕을 한다고도 들었다. ^^

한트케는 ˝내 희곡 작법은 연극 진행을 단어들로만 한정한 거다. 구체적인 상상이나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로 착각하지 않게, 오직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하는 작법˝이라고 한다. 줄거리가 꼭 있어야 하나? 이야기에 목맨 책을 답습하지 마라. 특별한 척하는지 알수 없지만 당당하다.

조국 독일의 전쟁 범죄행위를 속죄하는 심정으로 속이지 않고 현실 그대로 쓰겠다는 47그룹(1947 독일이 동서로 나뉜 해)에 속한 한트케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연극은 흥행했고, 한트케는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알 수 없다. 스토리 없는 말로 된 새로운 형식이 낯설고, 또 읽을 날이 올까? 1966년작.

작품해설 빼면 64쪽으로, 민음사 책 중에 가장 짧은 책이다.
1. 64쪽<관객모독>
2. 88쪽<아우라>
3. 97쪽<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표지는 애벌린 윌리엄스의 <관객>이다. 제목과의 절묘한 만남. 허공에 떠 있는 듯한 관객의 다양한 표정이 책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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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만 닥치고 독서 - 세상이 달라질 거야!
김경태 지음 / 미다스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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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생활하면 영원히 탄식하지 않는다.
- 로맹 롤랑
일년만 읽어본다고, 책만 많이 읽는다고 인생이 갑자기 바뀔리 없다. 단지 즐거움이, 다양한 생각이, 말이, 글이 늘어난다. 독서 습관이, 글 쓰는 재능이나 독서하는 법 강연하는 사람으로 바뀌진 않는다. 그럼에도 챡을 읽을 이유는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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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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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질투에 눈이 먼 장군 <오셀로>입니다.
회교도 검은 흑인 용병 출신, 장군 오셀로는 부하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게 됩니다. 아주 쉽게, 의심은 질투로, 분노로, 확신으로 변모합니다.
근데, 읽을수록 의심이 자꾸 듭니다.
1) 불같이 화를 내며, 아내를 몰아부치는 오셀로는 왜 아내 데스데모나와 터놓고 자세히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2) 당당히 아버지에게 오셀로와의 사랑을 고백했던 데스데모나는 왜 자신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오셀로에게 해명하지 않았을까?
3) 아무리 질투심에 사로잡혀도 그렇지 아내를 목 졸라 죽일수가?

가만 보면, 요즘에도 살인의 대부분은 배우자인걸 보면 3번은 가능한 이야기군요~~

IF 만일 오셀로역에 햄릿이 캐스팅 되였다면? 망설이다가 이아고의 혓바닥에 놀아나, 성급히 아내를 죽이는 일도 없을 테고, 신중히 이아고의 교활함도 눈치채서, 오히려 이아고를 파멸시켰을 재밌는 상상도 해 봅니다.

˝믿음이냐, 의심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상에서 제일 약한 자, 그 이름은 남자로구나˝를 멋지게 대사할 고뇌하는 숯검댕을 칠해 분장한 무어인 햄릿을 상상해 보니 웃음이 터지네요. ^^

셰익스피어 작품은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과 관점을 보게 되어 재밌습니다. 오셀로를 읽으며 햄릿이 생각 날 줄은 몰랐거든요.

˝지구가 생기고 단 한번도 같은 날씨는 없었다˝란 말이 있습니다. 생각은 늘 새롭게 변화되어, 책을 색다르게 느끼게 된다는 말.

˝다시 읽어보세요?˝ 책장에 예전에 읽은 책도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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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8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교왕님 리뷰를 읽으니 저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ㅋ 역시 셰익스피어는 대단한거 같아요~!!

mini74 2021-08-28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각자가 가진 열등감을 콕 찝어서 갖고노는 이아고가 참 무섭단 생각을 했어요. ㅎㅎ
 
[eBook] 태형
김동인 지음 / Dreaming Dreamers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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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평 감옥에 40명이라니, 아침부터 땀이 바닥에 흐르고, 무거운 공기와 더위에 시달리고, 팔다리는 뚱뚱 부었다.
지옥 같았다. 김동인 <태형>
기가 막힌 장면이 아닌가? 기본적인 인권은 찾아볼 수 없다.
푸른 나무와 넓은 데서 자보는 것이 소원인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서대문형무소에 촬영된 영화 <항거 유관순이야기>에서는 3.1운동에 가담한 여인들 20~30명이 작은 감방에서 빙빙 도는 장면이 나온다. 모두 한마음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가 붇고 나중엔 썩는 걸 알기 때문이다.

태형을 맞고 나갈 것을 거부하는 노인을 모두 질책한다. 그가 나가야 공간이 조금이라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노인은 90대를 맞으면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을 염려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우리 모두는 그 자체로 위대하면서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뻔해서 슬픈 존재들일 뿐이죠.˝
우리는 자유를 억압하고, 사람이 사람을 통제하는 곳에서도
어떻든 서로 의지하며 살아남고,
동시에 너무도 이기적이고, 살기 위해 남을 짓밟으며 발버둥치는 나약한 인간임을 한번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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