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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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는 책일꺼다. 조지 오웰의 문제작, 러시아 혁명, 사회주의의 풍자로 씌어졌지만, 나는 북한, 김일성이 생각난다.

탈고한지 1년 6개월 뒤에 1945.8.17일 출간, 지금까지 1천만부 넘게 팔렸다. 그 당시 소련이 서방 연합의 동맹이여서 영국, 미국 출판사들이 퇴자를 놓았다고 한다.

다시 읽은 이 책에서 한 장면을 꼽으라면, 74쪽 <피의 숙청> 장면이다. 돼지들의 두목 ‘나폴레옹‘의 독재와 대변인 ‘스퀼러‘의 조작과 선동 앞에 다들 속수무책이다.
동족인 동물을 착취하기 시작하면서, 근거없는 소문으로 음모를 만들어내고, 인간이 쳐들어온다고 공포를 조성, 직접 키운 행동대원인 9마리 개를 이용해 같은 동물을 자백하도록 강요하고, 거침없이 바로 처형하기에 이른다. 많이 보고 들었던 공산당의 자아비판, 죽창이 떠오르지 않은가?

계속되는 자백과 처형으로 죽은 동물의 시체가 쌓이고 농장에 피 냄새가 진동할 때 모두 충격에 휩쌰여 뭔가 잘못 되는지 알긴 했지만, 행동을 취할 수 없었던 순간, 정말 소름끼치는 무서운 장면이다.

왜 끝까지 대항하지 못 했는가? 왜 살기 위해 떠나지 못했을까? 목숨을 걸어야 했고, 사회의 축소판인 농장을 떠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생명을 등한시 하는 집단에게 이상과 미래와 행복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람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건 없다. 오웰의 비판적 인식은 무지와 무기력한 방조가 권력의 타락을 만들고, 지켜야 할 인간의 가치의 소중함을 짧고 강렬하게 책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동물농장> 읽는 날은 삼겹살 먹는 날이다. 사실 내가 어떻게 지금 권력과 맞서 싸우랴?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욕심 가득한 맛있는 돼지를 상상하며 먹어 주는 일 부터~~
˝이 문제 돼지들 어떡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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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1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물농장 읽는 날은 삼겹살 데이군요~!! 저도 이책 읽고 너무 깜짝 놀랐었어요. 저렇게 냉철하고 정확히 표현했는지 감탄만 ~!!이놈의 돼지들 ㅋㅋ
 
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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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준페이는 곤충 채집을 하러 휴가를 갔다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된다. 흘러내리는 모래에 집이 파묻히지 않도록 삽질을 해야하는 이상한 마을.

하루하루 절망에도, 탈출을 시도하지만 붙잡히고, 포기한 듯 순응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벼랑 위에서 내려오는 새끼줄 사다리가 유일한 탈출구지만, 모래와 생활한 7년 뒤에는 도망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토해내고 싶은 기묘한 응어리는 아무도 이해 못할 것이다. 이 마을 사람 외에는. 그래서 주인공은 계속 머문다.

1962년작, 1964년 영화화.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인간 소외, 정체성 상실을 탐구한 일본의 카프카.

하루 아침에 잠자를 벌레로 만들어 버린 카프카, 50년 동안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도록 설정한 베케트나, 모래 속에 뫼비우스의 띠처럼 출구를 알 수 없는 곳에 가둔 코보. 그들 모두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묻는다.

책 156쪽에 ˝이건 슬픈 편도표 블루스야~ 영어 가사가 등장한다˝. 어제와 오늘이 급작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단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운명의 처절함을 보여주는 기묘한 환각에 빠져든다.
Got a one way ticket to the blues, woo woo--

같이 매일 밤 같이 모래를 파내는 여자를 그린 표지 <누워있는 여자>의 선택도 탁월하다.

1964년작 흑백영화도 찾아 봤다.
어떻게 모래 지옥을 묘사 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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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4
이솝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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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그리스인의 지혜와 우화가 담긴 207편의 짧은 이야기. 익히 알고 있는 신 포도(3), 토끼와 거북이(66), 나그네 옷 벗기기(143), 금도끼, 은도끼(156), 양치기 소년(196) 등이 실려 있다. 물론 금도끼에 등장하는 건 산신령이 아니고 원조는 헤르메스 신이다.

세어 본 바, 대략 동물(여우, 나귀, 개, 뱀)이 주인공으로 등장이 80%, 제우스나 헤르메르 10%, 나머지는 자연, 나무 10%다. 동물을 길들여 가축으로 사용한 그리스인들이 인간을 빗대어 담았을 것이고, 이솝은 모아서 적어 냈을터, 1~2쪽의 짧은 이야기가 어린이, 어른에게도 삶의 지혜와 교훈을 주었을 것이다.

현대 소설의 원형이 되지 않았을까, 마을 그늘에 둘러 앉아 노인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그때나 지금이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2500년 전이 아주 멀게 만 느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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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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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사시 형식에 <변신>이라는 주제로 전해지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집대성한 모음집이다. 각각 에피소드는 15개의 주제별로 시대순으로 나열된다.

수많은 신들과 인간들, 이야기는 상상력을 뛰어 넘어, 진짜처럼 느껴진다. 지금, 신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신전과 이야기는 그리스와 로마, 전 세계에 퍼져 있지 않은가? 물론 재미가 있으니 오랜 생명력을 지닌다.

백 개의 눈을 지닌 아르고스,
맹세하면 지켜야 하는 스틱스 강,
돌을 매일 밀어 올리는 시시푸스,
인간만 흉내 내는 모르페우스,
상아로 아내를 만든 피그말리온,
마녀 키르케와 오뒷세우스,
<호메로스>의 트로이 전쟁,
그리스 비극 시인들의 희곡들,
트로이 피난민 대표 아이네아스,
로마의 건국과 통치자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칭송까지 모든 내용을 멋지게 써내려간 뒤,

<오비디우스> 시인 자신의 책은
영원히 읽힐 것이라는 자부심 강한 마지막 문장으로 책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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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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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필수다.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는 수많은 신들의 나열로 참고서적 격이다.

나이 순으론,
헤시오도스(BC 740~BC 670)
오비디우스(BC 43~ AD 17)
토머스 불핀치(AD 1796~1867)

오비디우스는 로마 아우구스투스 시대 시인으로, 그리스 신을 로마 신 이름으로 표현 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를 알면 쉽다.
제우스->유피테르, 헤라->유노,
아프로디테->베누스로 표현.

나는 열린책들 책으로 읽었는데, 1권이고 실로 꿰어 제본한 거라 좌우가 잘 펴지는데 반해, 민음사판은 반양장으로 완전히 펴지지 않는다. 또, 세계문학전집 1권인 만큼 1998년 출간된 터라, 그 당시 편집본으로 지금 보기엔 가독성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대신 이윤기씨가 번역했고, 곳곳에 흑백 도판이 실려있다.

서양문화는 그리스로마신화와 기독교를 두 축으로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상상력의 모태가 되고 있다. 유럽에 가면 모든 볼거리의 기본이 된다. 알면 그만큼 더 보인다.

책은 전체 15부로, 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천지창조를 시작으로 신들의 이야기가 이어 소개된다.

1) 안타까운 장면은 <태양 수레를 모는 파에톤>이다. 63쪽, 태양신 헬리오스인 아버지를 찾아가 소원을 비는데, ˝아버지의 태양 수레를 다 하루만 빌려달라˝는 것. 결국 천마를 다루지 못해 땅은 불바다, 제우스의 벼락으로 죽게 되는 파에톤. 1인용이여서 같이 탈 수 없는 건지? 운전연습처럼 아버지가 같이 타서 도와 줬더라면 어땠을까? 2인용으로 개조 할 수는 없던 걸까?

2) 메데이아와 스퀼라, 두 여성의 사랑 때문에 아버지와 조국을 배신하게 되는 운명

신 앞에 무엇이 변신을 하도록 하는가? 이성이 아닌 광기, 욕망, 교만함이 인간을 변신하게 하는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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