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 의미와재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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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 트렌드나 미래일자리와 관련된 강의나 강연을 할 때면 Q&A 시간에 늘상 묻는 물음이 있습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의 조건과 관련한 질문입니다. 그럴 때면 의례 나오는 대답 중에 "멀티플레이적 창의 융합 인재상"에 의거한 '기술적 요소', '경영 마인드' 그리고 '인문학' 등을 두루섭렵한 창의 융합 인재를 언급하곤 합니다.

사실 불확실성을 내포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성공하는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은 너무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학계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몇 가지 공통되는 특성 중 하나는 바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조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조성은 곧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스토리텔링'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을 위시한 혁신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사용의 편리성과 범용성 때문에 이제 왠만한 기업에서는 기술의 부재 때문에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볼멘소리는 나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비즈니스로 엮어내는 능력 즉, 인문학에 기반한 상상과 창조적 스토리 텔링의 기술은 하루 아침에 연마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에서는 서정적 미학과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실로 오랜기간 전 세계인의 사랑과 질투를 한 몸에 받아온 유럽의 명품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프랑스가 명품의 대국이 된 것은 서정이 충만한 전통을 포장하는 서사의 실력이 뛰어나서였다."

"수많은 이질적 문명의 충독을 거쳐 탄생한 문화는 이탈리아인들의 DNA에 예술적 감각을 각인했다."

사실 우리가 잘 아는 명품 자동차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에르메스, 루이비통, 페라가모, 구찌, 샤넬, 크리스챤 디올 등의 유럽 명품 브랜드들과 그 상징인 로고는 이것의 가치(value)를 잘 아는 사람들 간의 합의의 결과물입니다. 아프리카 원시부족에게는 명품이 한낱 가죽가방에 불과할테니까요.

그러나 시간을 초월해 가치를 인정받는 가문이나 권력 혹은 상류사회를 동경하고, 질투하고 욕망하는 것처럼 세계적 명품 브랜드에는 누구라도 비슷한 감정을 가질 법한 정교한 욕망의 스토리텔링이 숨어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는 진정성을 가진 누군가에 의한 오랜 숙고, 디자인 선택의 안목, 재료 조작 기술과 노하우, 예술과의 접목을 통한 품위있는 마케팅과 더불어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심이 함께 연결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곧 장인의 기술에 오랜 역사와 전통이라는 인문학적 요소가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세 유럽에서 길드와 협동 조합을 통해 기술을 연마하고, 이익을 창출한 장인(Master)은 르네상스를 거쳐 유럽의 근대화와 함께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여기에는 대를 잇는 기술 전수와 좀 더 새롭고, 세련됨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이 큰 밑천이 되었답니다.

무지한 수공업자들이 사회 변화를 통해 예술가로, 거장으로 탈바꿈한 것은 이들의 손을 통해 나온 물건이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신화가 되고, 누구나가 욕망하는 예술 작품으로 자리 매김했기 때문입니다.

본서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예술품이라는 비전을 품은 '에르메스', 실용성에 창의력을 더한 '루이비통', 구두가 아닌 과학을 실현한 '페라가모', 단지 명품이 아닌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샤넬', 스트리트 럭셔리를 표망한 '입생로랑', 클래식을 뉴룩에 입힌 '크리스챤 디올', 가죽으로 마음을 훔친 '구찌' 그리고 변화에 대한 확신과 명품의 실용화를 꿈꾼 '프라다'와 같은 명품 브랜드의 탄생과 발전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우리나라의 브랜드 산업에 대한 쓴소리는 관련 종사자들이 귀담아 들을만하다 판단하여 원문 그대로 옮겨 봅니다.

"한국에 명품이 없는 이유는, 전쟁 후 명품 브랜드가 될 만큼 탄탄한 서사를 쓸 시간이 없었던 때문이다.... 레스토랑은 2대를 물려주는 곳이 드물고, 패션도 20~30년 넘기는 브랜드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도 솜씨라면 남부럽지 않은 장인들의 세계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인정할 줄 모르고, 자존감이 없는데 세계가 알아줄 리 만무하다.... 그간 우리는 영화나 K-Pop, 전자제품 등으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명품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100년이 갈 수 있는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 남부럽지 않은 명품 브랜드 하나 만들려면 지금부터, 우리부터 우리의 가치를 각인해야 한다." (p.6)

명품이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의 서정과 서사가 필요하며, 이와 함께 만든 이의 자존심과 자신감이 묻어나야 한다는 인사이트가 다양한 사례 곳곳에 묻어나는 책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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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한국의 미래
여시재 포스트 COVID-19 연구팀 지음 / 서울셀렉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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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코로나19 사태는 그 어느 때 보다 우리 삶을 파격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중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와 노동시장의 일대 변혁으로 인해 일자리 파괴,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한 국제 정치 지형의 혼란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우리를 내몰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최대 민간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공익법인인 "여시재(與時齋)"에서는 국제 정세 변화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21세기 대격변기와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변화를 전망하고, 대응방안을 다양한 방면으로 모색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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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
닛케이BP종합연구소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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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하면 시장도 따라 변하게 마련입니다.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 마저도 이러한 '변화하는 요구'에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에 의해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디지털에 기반한 비대면, 언택트라고 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은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 신문' 산하의 리서치 및 컨설팅 그룹인 "닛케이 BP사"가 펴낸 책으로 소속 연구원 80인이 선정한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는 100가지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앞으로 새롭게 태어날 시장과 성장 분야를 찾아 2030년의 시장 규모를 추정하고, 공략포인트를 정리해 놓은 미래 비즈니스 예측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블루오션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혁신(Innovation)을 만들어 내는 5가지 구조 변화"를 설명합니다. 이러한 5가지 혁신의 구조변화위에 새로운 무언가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본서에서 제시하는 혁신과 관련된 다섯가지 구조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러한 구조변화는 지금부터 10년 간에 걸쳐 산업계 전반에 일어나게될 새로운 트렌드이며, 이러한 트렌드 위에 다양한 블루오션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1. 생존에서 QOL(삶의 질)로의 변화

2. 유형 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의 변화

3. 클로즈에서 오픈으로의 변화

4. 무한 자원에서 유한 자원으로의 변화

5. 테크놀로지의 집중에서 분산으로의 변화

본문에 해당하는 2장~7장에서는 이러한 5가지 구조변화를 통해 각각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상품(건강, 음식, 삶의 질(QOL)', 'AI가 지배하는 세상(개인정보라는 자산)',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기술(무형자산에 투자)', '공유 서비스(오픈 시대의 도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서비스(사회문제, SDGs, ESG)',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줄 상품(테크놀로지, IT 기술이 선사하는 미래 세계)'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100대 시장을 통해 산업과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업은 새롭게 정의되고, 산업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서로 교집합과 합집합을 찾아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동차와 교통은 하나로 합쳐져 '모빌리티 서비스'로, 의약과 간병이 융합된 '초(超)헬스케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화하는 모습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주주나 소비자가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도 바뀌어,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사업을 통한 사회 문제 해결(예: 기후변화, 환경 문제 대응 등)에 우선순위를 두는 움직임도 감지가 되고 있습니다.

대략 2020년 부터 2030년까지의 변화하는 사회와 새로운 시대에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우리 산업의 진행 방향과 미래의 향방을 분석하고, 예측하여 새로운 수요와 공급 전략을 세울 시기라 생각합니다.

본서에서 그 힌트를 얻으시기를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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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리테일 4.0 - 마켓 4.0이 바꾼 리테일의 새로운 법칙
필립 코틀러.주셉페 스틸리아노 지음, 이소영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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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변화된 소비자들의 행동은 어떤 의미에선 지지부진했던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구현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분명한 목표를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코로나19 로 인해 떠오른 '언택트(Untact)' 현상은 코로나 이전에 증가하고 있던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가속화하여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통한 오프라인 구매는 급락한 반명 온라인 구매는 급증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채널 위주의 소비패턴이 더욱 명확해졌으며, 앞으로 유통사들은 기존의 경쟁력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결합하고 발전시킬 것인가, 그리고 기존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보다 개인화되고 차별화된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유통과 배송에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접근 전략이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필립 코틀러 리테일 4.0>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비즈니스 구루이자 '마케팅의 아버지'로 통하는 '필립 코틀러' 교수가 쓴 책으로 변화하는 "리테일(소매 & 유통)의 미래와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있으며, 특이하게도 원문은 이탈리아어로 출간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필립 코틀러는 단순 판매 기법이던 마케팅(Marketing)을 경영과학의 경지로 끌어올렸으며, IBM과 GE 등 세계 최고 기업 등의 전문 경영 컨설팅을 주도하는 등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학자요, 컨설턴트로서 명성을 쌓아온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 받는 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서문을 통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순수 디지털 플레이어들이 대체 왜 위기에 처한 소매업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순수함'을 포기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논의를 시작합니다.

과거 구매행위 즉, 소비자에게 필요가 발생하거나 소비자의 욕구 발현에 부합해야 한다는 가정은 오늘날 대폭 수정해야할 만큼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즉, 디지털 기술을 통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접점이 다양해 짐으로서 고객과의 연결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고객과 기업간의 소통에 다른 소비자들, 경쟁업체, 미디어, 기관이 사실상 언제라도 개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늘날 시장은 더욱 수평적이고 포용적이며, 고객 중심적으로 변하게 되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존 '일방 통행 모델'에서 진일보한 디지털 기반의 '상호작용 모델'로의 전환 그리고 일종의 중재자로서의 소비자의 영향력은 '고객 접점'의 역할을 기업으로 하여금 재검토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서에서 현재의 리테일 4.0의 중요 키워드로 꼽고 있는 '민주화', '탈중개화', H2H(human to human) 그리고 C2B(customer to business ; 소비자-기업간 거래)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하겠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

리테일(소매업) 분야에서 바라본 디지털 혁신은 단순히 모든 것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하여 혁신적인 프로세스와 도구, 사업 모델,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수요와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의 탄생과 그 맥을 같이하는 리테일 1.0, 쇼핑센터 즉, '몰(mall)'의 탄생과 시작된 리테일 2.0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출현을 특징으로 하는 리테일 3.0 을 거쳐, 최근 '디지털 기술의 가속화'와 궤를 같이하는 리테일 4.0은 분명 앞선 3단계의 특징을 모두 포괄하고 있지만, 이전 단계들과는 구분되는 10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서의 핵심이기도 한 2부에서는 이러한 10가지 특징을 리테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10가지 법칙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서에서 밝히고 있는 리테일 4.0의 10가지 법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보이지 말라 (Be Invisible)

2. 원활하게 하라 (Be Seamless)

3. 명소가 되라 (Be a Destination)

4. 충성도를 높여라 (Be Loyal)

5. 개인화하라 (Be Personal)

6. 큐레이터가 되라 (Be a Curator)

7. 인간 중심이 되라 (Be Human)

8. 한계를 극복하라 (Be Boundless)

9.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라 (Be Exponential)

10. 대담해져라 (Be Brave)

물론 각각의 법칙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실행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전 산업의 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해하고 실천해야할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마존, 디즈니랜드, 이탈리, HSBC, 리바이스, 시세이도 그룹, 몰스킨 그리고 이탈리아의 유명 기업 등의 사례를 인터뷰 형식으로 실어, 본서에서 제시한 리테일 4.0의 10가지 법칙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한 CEO와 임원들의 생생한 현장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다양한 산업의 다양한 목소리가 실려있어, 자사의 상황에 부합하는 법칙을 발견하고 활용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소비자들은 기존 기업의 전유물이었던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사슬로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어느 채널에서나 최고의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주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온, 오프 매장간의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융합과 접근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바야흐로 코로나가 가속화시키고 있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소매업의 새로운 비전과 성공전략을 기대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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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수업 - 슬픔을 이기는 여섯 번째 단계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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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나라에서 실로 많은 분들이 확진을 받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연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간, 221개 국가에서 6천만명 이상의 확진자와 14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생산과 소비 활동의 둔화로 각국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전염 사태가 장기화되고, 지역 봉쇄니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에 의해 우울, 불안,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소위 '코로나 블루'가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는 우울증 증세가 지난해 대비 7.1% 증가하고, 특히 19~44세의 여성이 22%로 크게 늘었다고 하니 국가와 정부의 물적 지원 못지않게 이런 정신 건강 문제에도 적극적인 준비와 대처가 필요한 때라 하겠습니다.

특히, 사망자수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가족(부모, 형제, 배우자 및 친척)들의 우울과 슬픔을 달래주는 사회적 시스템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위로하고 진정시킴으로서 제2, 제3의 비극(자해, 자살, 정신병적 사회부적응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의미 수업>에서는 이러한 망자의 죽음에 맞닥뜨린 가족들의 슬픔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돌볼 수(care)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슬픔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어쩌면 시간은 망자의 죽음과 더불어 그대로 멈춰버립니다. 때로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남아있던 가족들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떠나간 이들에 대한 비통함과 그리움을 안고 상실의 고통과 함께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유족들은 '전문적인 돌봄(care)'을 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케슬러'는 호스피스 운동의 창시자로 알려진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제자로 국내에도 베스트셀러가 된 "인생수업"과 "상실수업"의 공저자로 기존 스승인 로스 박사가 정의한 '죽음을 맞이하는 다섯 단계'를 확장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들에게 나타나는 여섯가지 단계를 이론적으로 설명합니다.

1. 부정 : 당면한 상실에 대한 충격과 불신 단계

2. 분노 : 사항하는 누군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 단계

3. 타협 : '만약'이라는 가정과 후회가 가득한 단계

4. 우울 : 상실에서 비롯된 슬픔으로 우울한 단계

5. 수용 : 상실을 현실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단계

6. 의미 : 고인과의 추억을 기억하고, 그 속에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단계

저자는 바로 이 여섯번째 단계인 '고인과의 추억 속에 담긴 의미' 즉, 고인이 살아 있을때 나와 겪은 아름다운 관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의 교환이 있었는가를 기억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미 망자가 된 고인이 이 세상에 살았음을 증명하는 것은 나와 내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추억 뿐이기 때문이며, 이는 곧 살아있는 내가 죽은 가족에 의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긍정적인 치유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는 저자가 임의로 만든 것도 아니고, 의무적인 단계도 아닌 슬픔을 겪은 많은 이들이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 6번째 단계에서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 슬픔의 농도가 엷어지긴 해도 결코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또한 망자의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면 슬픔을 보다 충만하고 풍요로운 무언가로 바꿀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본서에서는 '의미 찾기'라는 여섯번째 단계를 거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망자와의 추억속에서 그를 기리고, 이를 통해 삶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이를 발판 삼아 중요한 변화를 만든 사람, 상실이라는 단계에 오랜 기간 매몰되어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한 사람 그리고 슬픔 속에서 자신의 삶을 갉아 먹는 마약에 찌들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 등...

하지만 저자는 단언합니다. "하지만 온 감각을 마비시키는 상실감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단지 상실감에서 벗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방법을 찾게 된다. 좋은 날, 심지어 기쁜 날들을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하고 노력하다 보면 세상을 떠난 사람이 남긴 교훈과 사랑으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p21)



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죽음과 마주합니다. 특히 절친한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일생 일대의 대사건이며, 극심한 트라우마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우울과 슬픔 속에 매몰되어 자신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분명 망자가 바라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망자를 기억하고, 그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긍정적인 치유과정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망자를 떠나보내고 남은 자들의 숙제일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 사망사건이 발생하는 참사가 발생하면, 사고 수습을 위한 공권력이 투입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유족을 돌보는 '공적 Care System'이 전문적으로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고 처리도 바쁠 텐데 유족들까지 돌보는 일을 함께 진행하다고 하니, 단순히 물적인 풍요 뿐 아니라 '정신적인 공적 돌봄' 시스템의 저변 확대야 말로 진정한 선진사회의 면모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인생의 고통을 느끼는 분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살아야 하는 삶의 이유를 분명히 하고자 하시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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