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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리프레시 -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혼을 되찾은 사티아 나델라의 위대한 도전
사티아 나델라 지음, 최윤희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분은 한때 IT 업계의 공룡이라 불리며, 개인용 PC의 OS 시장을 독식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잘 아실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윈도우 이전의 DOS시절을 추억하는데요, 개인의 생산성을 넘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이 독점 OS 기반기업이 2000년대 들어 서서히 침체기를 겪게 됩니다.
모바일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기존 PC시장의 침체와 그에 따른 OS 시장의 침체, 그리고 웹 플랫폼 상의 어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게 되자 자사의 Office를 포함한 Application 판매의 부진과 리눅스를 필두로 한 각종 오픈소스 시장의 확대가 'MS 제국의 몰락'을 가져온 것입니다. 물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제국을 붕괴시켜왔던 것이지요.
2014년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혁신적인 테크 기업 이미지로의 변화를 통해, 윈도우 중심주의의 MS를 '공유와 개방' 이라는 '모바일 퍼스트와 클라우드 퍼스트 시대를 위한 생산성 및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기치로 내걸게 됩니다. 생산성 및 플랫폼 회사라는 말은 "고객 중심의 회사가 되겠다"는 뜻을 MS식으로 표현한 것이죠.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끊김 없이 하던 일을 지속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돕는 것이 곧 고객을 위해 MS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 즉, MS의 핵심역량이었습니다. 본서에서는 책에서는 이 핵심역량을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바로 이점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의 히트 리프레시 즉, 새로고침의 경영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경영혁신을 논할때 지나간 과거와는 완전 결별을 선언합니다. 그러나 사티아 CEO의 히트리프레시(새로고침)전략에는 브라우저에서 새로고침을 누르더라도 페이지의 일부 내용은 남아 있는 것 처럼, MS의 기존 핵심역량을 그대로 간직하고, 차별화와 혁신을 통한 한 단계 성숙한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이제껏 MS의 정체성은 기술 중심의 회사였고, 새로운 기능을 끊임 없이 발표하는 것으로 이를 표현해 왔습니다. 새로운 기능에 감동 받은 고객들이 스스로 지갑을 열 것이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이 기능에 있지 않다는 것을 여러 차례 쓰라린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요. MS가 주목해야 할 희소자원은 이제 '고객의 시간과 고객의 관심' 으로 귀결됩니다. MS는 성공적인 기업으로 남기 위해선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오고 그들에게 풍족한 시간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재창조해야 하는 때라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지요. 또한 고객을 최우선에 둔 의사결정을 가로 막고 있던 조직문화도 변화시키고 있지요. 즉, 기존 대기업의 고질병인 내부 경쟁 보다는 협업을 고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책은 두 가지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첫째, 이 책은 현역 CEO에 의한 저작이라는 점입니다. 경영자들이 퇴임 후 자신이 재직했던 기업 변혁에 대해 이야기 책은 많습니다만, 사티아 CEO가 취임 한 2014년 2 월 이래로 기업 변혁의 당사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경험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지요. "변혁의 한가운데에 CEO로서 생각한 것을 정리하고자 했다"고 본인은 훗날 술회합니다.
두 번째로, MS라는 시가 총액 세계 3위의 기업이 현재 어떤 목표를 가지고 기술 분야에 투자를하고 있는지, 그 전망을 CEO 스스로가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산업계에 큰 변혁을 가져올 3 가지 주요 기술을 MS가 리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세 가지는 바로 복합 현실 (MR), 인공 지능, 그리고 양자 컴퓨터입니다. 이 기술들은 사람의 일하는 방식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들 또한 본서에서 다루고 있지요.
MS를 윈도우 패키지 제품 판매회사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로 완전히 변모시키겠다는 샐로리맨 출신 CEO의 당찬 포부에서 '이제는 공유하고 개방하지 않으면 거대 독점 공룡도 살아 남을 수 없음' 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2018년 올해 안에 20조원 매출달성과 윈도우 10 사용자 10억명 목표는 허언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MS의 변화가 어떤 행보로 이어질지 그리고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몇 년 후에 지금을 되돌아 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현재 시점에서 경영자(CEO)의 눈을 통해 MS라는 거대 기업의 혁신전략과 기술의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그와 더불어 현재 변화에 임하는 리더와 기술의 미래를 생각하는 비즈니스맨에게도 이 책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야기는 많이 나옵니다만, 순수 기술에 대한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경영 혁신 전략에 관한 CEO의 경험과 고뇌가 묻어나는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