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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혁명 - 암호화폐가 불러올 금융빅뱅
홍익희.홍기대 지음 / 앳워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돈(화폐)이란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실체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사고, 재산으로서 가치를 지닌 화폐는 가치척도와 가치교환 그리고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오랫동안 기능해 왔지요. 아시다시피 세계의 기축통화는 미 달러화($)입니다. 그러나 그 기축 통화의 지위는 기껏해야 채1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기축통화는 금이라할 수 있지요. 1821년 나폴레옹 전쟁의 승전국인 영국은 금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금본위제도를 채택하게 됩니다. 당시 영국교역국들은 세계 무역의 주도국인 영국의 금본위제에 맞춰 100여년간 금본위제를 운영해온 것이지요.
2차 세계대전은 승전국인 미국의 패권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전 세계 금 채굴량의 60%이상을 보유하고 세계무역을 주도해나가던 미국의 입장에서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만을 금과 교환할 수 있는 금환본위제로 확정함으로서 자국 이익실현의 극대화를 달성해내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세계 경제강국으로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지키고 있지요.
그렇다면 최근의 암호화폐 소위 가상화폐의 열풍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요? 명색이 화폐임에도 변동성과 교환매체로서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암호화폐는 화폐의 본질적인 기능(가치척도, 교환, 저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본서에서 주장하는 "암호화폐에 대한 시계열적 해석"과 "역사의 눈으로 본 화폐의 미래에 대한 탐구"가 중요해지는 순간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본서 <화폐혁명 Currency Revolution>의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화폐는 세 번에 걸쳐 전환기적 변화를 맞았다. 첫 번째는 '실물'화폐(Commodity currency)의 등장이고, 두 번째는 '신용'화폐(Fiat currency, 명목화폐)의 탄생이며, 세 번째는 '신뢰(Trust)'를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Crypto currency)의 발명 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화폐라는 것 또한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 온 실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류사적으로 초기 물물교환을 통한 가치의 교환에서 벗어나 실물인 화폐를 발명하여 가치교환과 잉여축적이라는 인류사적 혁명을 이뤄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국의 고유화폐를 지닌 그리스, 로마, 스페인의 패권국으로서의 영토확장과 이와 결부된 화폐를 통한 경제행위와 정치행위의 발전은 자연스런 결과로 귀결이 되었지요.
이후 등장한 미국의 달러는 금본위제라는 실물 가치와의 고리를 끊어 버리고, 신용화폐(명목화폐)임에도 대부분의 나라를 지배하거나 조종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즉, 패권국가의 공간적 영향력의 확대라 볼 수 있습니다. 금태환 불가조치(닉슨쇼크) 이후 무분별한 달러화 발행과 상시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험은 세계 경제에 커다란 암운을 드리우게 됩니다. 결국 이런 달러화와 미국이라는 패권주의적 금융시스템에 치명적 결함이 발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정점을 찍게 됩니다. 거대한 금융자본의 탐욕이 불러온 전 세계적 재앙앞에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자본주의의 민낯이 여과없이 드러나게 되는 순간이지요.
물론 이에 대한 반발로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시스템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어느 특정국가에도 예속되지 않고, 누구도 임의로 화폐량을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지극히 민주적 형태의 세계화폐로의 꿈 ! 바로 이것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전이었으며,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브레튼우즈 협정시 세계 화폐로서의 "방코르(Bancor)"를 주장한 케인즈의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본서 <화폐혁명 Currency Revolution>에서는 이러한 지난한 화폐의 역사를 아래와 같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1. 새로운 화폐혁명의 전조
2. 1차 화폐혁명(실물화폐) : 물물교환에서 화폐의 시대로
3. 2차 화폐혁명(신용화폐) : 달러의 시대
4. 3차 화폐혁명(신뢰화폐) : 암호화폐의 탄생
5. 암호화폐를 둘러싼 전쟁
완독한 후의 소감은 한 마디로 "인류사의 한축을 담당한 화폐의 변천사와 이를 둘러싼 사회 경제적 힘의 향방 그리고 이에 반하는 자유 쟁취의 역사"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도래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신장 그리고 그 원동력이 되는 '정보의 공개와 공유'. 이러한 역사적 흐름속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논의되고 평가되어야할 줄 믿습니다.
최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강의와 강연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닌 변화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와 사회구조적 변화를 다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화폐의 시대사적 변천과정과 그 속에 담긴 경제사적 함의를 짚어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본서의 효용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아직도 저자의 외침이 들리는 듯합니다. "하나의 현상, 하나의 힘이 가장 강성할 때 다음을 예비하는 또 다른 힘이 잉태된다"
암호화폐가 추구하는 본질과 미래 비전을 쫒고 있는 모든 분들께 강추하는 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