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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강남호 지음 / 정독(마인드탭(MindTap))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적인 대변환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기후위기가 생존을 위합하는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일자리의 약 90%가 6년 내에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기술,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급격한 변화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과 적응력을 요구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대전환의 시대>는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우리가 이 격변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전환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관점]
이 책은 단순한 미래 예측서가 아닙니다. 저자는 현재 진행 중인 네 가지 커다란 인류사적 흐름 즉, 감염병, 디지털,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이 가져올 총체적 변화를 날카롭게 통찰합니다.
우리는 이미 인간과 AI를 탑재한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런 시대에는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방향을 예측하는 능력이 필수적이지요. 마치 높게 나는 새가 더 넓은 풍경을 볼 수 있듯이, 우리의 관점과 지식도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서를 통해 특히 인상깊었던 점은 저자가 비유적으로 표현한 "돌이 부족해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문장입니다. 마찬가지로 석유가 고갈되어서가 아니라,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석유 시대를 의도적으로 종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현 시대의 전환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AI 시대의 기술과 윤리적 도전]
책의 1장은 AI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최근 챗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실제로 AI는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고객 서비스로 부터 콘텐츠 생성, 법률 자문, 금융 상담에 이르기까지 AI의 활용 범위는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AI의 확산이 모든 계층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KDI의 연구에 따르면, AI 기술 도입 기업의 약 48%가 신규 채용 수요 감소를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과 여성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AI가 가져올 일자리 변화와 윤리적 문제는 우리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미중 패권 전쟁]
2장과 3장은 4차 산업혁명의 특성과 미중 경제 패권전쟁을 다룹니다. 디지털 전환은 소유에서 사용 중심의 문화로 패러다임을 바꾸었고, 핀테크와 딥테크 기술은 금융과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한 분석입니다.
최근 중국이 개발한 'Deep Seek'는 미국의 AI 독점 체제에 도전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고성능 그래픽 카드에 기반한 미국의 챗GPT와는 달리, 저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는 중국의 AI 모델은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 줍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의 주가는 급락했고, 반도체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은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설명되는 패권 경쟁의 현대적 양상입니다. 이 책은 두 강대국의 갈등이 단순한 관세 전쟁을 넘어 기술, 에너지, 자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체계적으로 분석합니다.
[트럼프 2기 시대의 국제 무역과 한국의 대응]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글로벌 무역 질서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4장에서는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로의 전환, 디커플링과 디리스킹 전략, 오프쇼어링에서 리쇼어링으로의 변화 등 국제 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명합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 방향에 대한 현실적인 인사이트입니다.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는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있는 외교 전략을 구사해야 하며, 기술 역량 강화와 새로운 시장 개척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와 탄소 중립]
5장과 6장은 자본주의의 대전환과 ESG 경영,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다룹니다. 과거의 이윤 중심 자본주의에서 환경, 사회, 지배 구조를 고려하는 ESG 경영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특히 다보스 포럼에서 '극한의 날씨'가 인류 최대 위험요소로 꼽힌 현 시점에서 탄소 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사용) 참여, 청정도시 프로젝트, 신기후 기술 개발 등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움직임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인류의 '집단 자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뉴노멀과 금융 패권의 미래]
코로나 19 팬데믹은 단순한 보건 위기를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8장에서는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개념을 통해 팬데믹 이후 인류의 변화된 삶의 방식을 이야기 합니다. 비대면 관계의 확산, 공급망의 재편, 일자리 구조의 변화 등은 '뉴노멀'의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9장의 통화 패권과 기축 통화에 대한 논의도 흥미롭습니다.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에서 암호화폐로 대표되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으로의 변화 가능성, 강 달러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의 IMF 사태와 같은 역사적 교훈 등은 금융 시스템의 미래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간, 교육, 인권의 재발견]
책의 마지막 장은 기술 변화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교육, 인권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AI 윤리에 관한 유네스코 권고 안'이 보여주듯,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인간 중심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는 우리 시대의 분명한 핵심 과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특히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선입견과 욕심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지혜를 강조하는 이 문장은 대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서평을 마무리 하며]
책을 읽기 전에는 AI, 기후위기, 글로벌 패권 경쟁 등 복잡하게 얽힌 변화의 조각들로 인해 혼란과 불안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했습니다. 본서를 통해 이러한 변화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풀어내면서도 깊이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하는 저자의 균형감각으로 인해 복잡한 변화의 시대를 이해하려는 일반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전환의 시대에 개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와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이 조금 더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본서는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격변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지적 나침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방향과 속성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의 시대를 능동적으로 헤쳐나갈 인사이트와 시대 감각을 원하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