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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을 기획하라 - 지역을 살리는 기적같은 변화의 시작
노동형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3월
평점 :
대한민국의 지방은 지금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한대 활기찼던 마을과 골목이 점점 조용해지고, 빈집과 쇠락한 상권이 늘어나는 현실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위기속에서도 지역(로컬)만의 고유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발굴해 재생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동형 작가의 <로컬을 기획하라>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지역을 살리는 기적같은 변화를 가능케 하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로컬 콘텐츠 기획 전략을 제시합니다.
[지역(로컬)의 정체성과 콘텐츠의 힘]
본서에서는 '로컬(Local)'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수도권 이외의 지방으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지역 주민의 일상과 능동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생활의 터전, 그리고 그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고유한 문화와 이야기를 로컬의 본질로 삼고 있지요.
특히, '로컬 콘텐츠'란 단순한 특산품이나 관광 상품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 그리고 주민의 삶이 녹아든 문화적 산물임을 강조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컨데, '제주의 돌하르방'은 단순한 석상을 넘어 제주만의 독특한 돌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에는 돌하르방을 활용한 에듀테인먼트, 디지털 콘텐츠, 관광 상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의 스토리텔링과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발달린 고등이(꼬등어)' 캐릭터 역시 지역 대표 어종인 고등어를 감성 코믹 애니메이션으로 개발해, 청년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동시에 부산의 클로컬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계별 로컬 콘텐츠 기획과 실제 사례]
책은 로컬 콘텐츠 기획의 전 과정을 6개의 파트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안내합니다. 각 파트 별로 실제 지역 사례와 연결해 살펴보면, 책의 실용성과 현장감이 더욱 살아날 것으로 생각되어 함께 정리해 봅니다.
1. 로컬 문화의 가치와 전략적 접근
첫번째 파트에서는 지역 문화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광주 양림동의 동개비(狗碑)' 사례처럼, 400여 년 전 충견의 이야기를 현재의 문화유산으로 재해석해 지역민의 자부심과 외부인의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2. 로컬 문화의 특성과 사업기획
지역 사회와의 협력, 커뮤니티의 역할, 로컬 아이덴티티 강화 등 로컬 사업 기획의 기본 원칙을 설명합니다. '울산의 고래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는 국보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확장현실(XR) 미디어아트로 전통과 첨단기술을 융합한 지역 특화 컨텐츠를 선보인 사례입니다.
3. 로컬문화의 목표 설정과 지역 자원의 활용
명확한 비전과 미션 설정, 전략적 계획 수립, 지역 자원과 파트너십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제주 드론 아트쇼'는 제주 신화와 농경문화를 드론, 불꽃, 음악, 무용 등으로 풀어내며, 기술과 예술, 지역 서사의 융합을 잘 보여주는 케이스라 생각합니다.
4. 지역 문화 정책과 전략적 추진
정책 추진 전략, 문화자산의 보전과 매력화, 자산 발굴 프로세스를 다룹니다. '강진의 병영로드'는 한 골목길을 복원하고 청년 해설사를 육성하는 등 주민 주도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 재생의 힘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5. 로컬 콘텐츠 기획의 단계적 접근과 지속성 강화
현장조사, 아이템 선정, 차별화된 아이디어 업그레이드, 스토리텔링과 스토리두잉 등 실무적 기획 프로세스를 안내합니다. '의성의 리치리치 페스티벌', '여수의 낭만포차', '사천의 도시 재생 사업' 등은 지역민의 참여와 창의적 기획이 어우러진 성공적 로컬 콘텐츠로 기억에 남습니다.
6. 매력적인 로컬 콘텐츠 만들기
마지막 파트에서는 CPND(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자이스) 모델을 활용해, 지역 콘텐츠가 어떻게 유통, 확장되고, 소비자와 연결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예컨데, '일본 쿠마모토현의 쿠마몬'이나 '미국의 버닝맨 페스티벌' 처럼, 지역의 스토리를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킨 해외 사례들을 떠올려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면 로컬 콘텐츠 또한 충분히 매력적인 미래 비전을 가질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서평을 마무리 하며]
본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로컬 콘텐츠가 단순한 상품 개발을 넘어 지역민의 자긍심과 공동체의 미래를 담아내는 문화적 자산일 수 있겠다는 점입니다.
제주 돌하르방, 광주 동개비, 부산의 꼬등이 처럼 각 지역의 상징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은 곧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내는 핵심전략임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성공 사례 분 아니라 실패와 한계, 그리고 그로 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더 보강 된다면 실제로 로컬 콘텐츠 기획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더 큰 인사이트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로컬을 기획하라>는 지역 소멸이라는 위기 앞에서, 지역만의 고유한 자산과 스토리를 발굴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문화를 창조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침이 될 것으로 평가합니다. 작은 변화가 모여, 결국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지역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은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