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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소비는 어떻게 상권을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했을까?
황경수 지음 / 안과밖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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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2020.6.29) 통계청 자료(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 이동과 향후 인구 전망)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올해(2020) 인구가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고 합니다.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수도권 인구의 비수도권 추월 현상은 곧 '지방의 소멸 위기'를 불러온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이 지수가 0.5 이하일 때는 소멸 위험이 큰 것으로 정의됩니다. 즉, 젊은 여성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보다 적을 때 (1 이하일때) '소멸주의' 단계이며, 지수가 0.5 이하일때 소멸 위험이 큰 것으로 정의됩니다.
2019년도의 경우, 지방소멸위험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자체 중 97곳이 소멸위험지역이며 전체의 42.5%를 차지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특히,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각각 0.143)이 가장 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시군구로 나타났습니다.
비단 인구구조의 변화 특히, 저출산, 고령화 뿐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적 변화로 인한 지방 붕괴는 오래 전부터 논의가 되어왔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로컬소비는 어떻게 상권을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했을까?>에서는 먼저 전면적 지방 붕괴의 원인과 그 유형 그리고 사례를 통해서 지역위기의 현실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가뜩이나 붕괴일로를 걷고 있는 지방 경제에 더욱 큰 타격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구조가 취약한 지역에 닥친 경제위기는 너무나 가혹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지방붕괴는 생태자원 및 환경 파괴와 맞물리며, 궁극적으로 급격한 속도로 한국 사회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자가 짚고 있는 지방 붕괴의 원인은 저출산, 고령화에 의한 "인구절벽", "유통 대기업의 지배와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성장을 통한 지역상권 붕괴",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소득과 자본의 역외유출로 인한 지역내 경제 순환구조의 마비" 그리고 세계적 현상인 "제조업 축소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 붕괴" 를 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방붕괴는 지역 내에서 중심이 되는 산업을 기준으로 유형별로 '농어촌 도시의 지역붕괴', 공업 중심 도시들의 지역붕괴', '상업 중심 도시들의 지역 붕괴', '복합적 요인으로 나타난 지역 위기 도시' 등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7년,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와 현대 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으로 인해 '군산'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지역경제 위기와 더불어 1만 명의 대량실직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말 그대로 경제적 공황상태 그 자체 였습니다.
전형적인 지방붕괴의 모습을 보여주던 공업 중심 도시인 '군산시'의 산업 및 고용위기 상황에서 기적적인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바로 지역상권 전체 매출이 증가하고, 시민의 소비심리가 안정되어 급기야는 4,500여 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기적적인 일이 그 것입니다. 그것도 불과 1년여 만에 말이죠.
이러한 기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군산사랑상품권 발행 정책'과 군산형 페이백 '소비 수당 정책'이라는 지역 주도형 경제 활성화 사업의 커다란 성공에 기인합니다.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상품권 정책에 시민들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어 갔고, 이러한 10%할인율의 '상품권 정책'에 '페이백 형 소비 수당 정책'이 더해지면서 강력한 정책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던 거죠.
급기야 발행 3개월 만에 900억 원의 판매를 돌파하고, 1년여 만에 큰 성공을 거두자 마침내 군산시의 '로컬 소비 촉진 정책'의 의미있는 성과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전국 지자체 수가 백여 곳에 이르게 됩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각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한시적 지역사랑상품권 형태의 무상 재난지원금 지급 또한 테스트 베드(Test Bed)격인 '군산시'의 성공적인 지역 소비 촉진 정책에 기인한다 할 것입니다.
저자가 밝히는 군산사랑상품권의 최대효과는 '소비심리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또한 소비가 늘자 매출이 늘었고, 매출이 늘자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 것이지요. 결국 소비중심, 소비자 중심 정책으로의 대전환이 결정적 성공의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한국 경제는 이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과 융합산업으로 중심을 이동하는 중 이며, 코로나19로 인해 인식 전환의 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소비촉진 정책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자립형 순환 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자본과 금융마저 예속된 지역경제 구조에서는 유일한 대안이라 저자는 역설합니다.
지역 내 소비가 중심(로컬소비)이 된 선순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역 내 소비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고, 증가한 매출은 필요한 생산시설에 재 투자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이를 통해 소득이 다시 늘고,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소비 중심의 경제 선순환 토대'가 구축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에 역행하는 기존의 소득 역외유출과 대기업 중심의 자본, 금융의 예속을 벗어나, 지역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지역 순환형 제조업과 서비스업 그리고 서비스업 융합산업의 육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인간의 소비욕구를 인정하고, 소비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강력하게 제공하면서, 가치적, 윤리적 소비를 부추기는 "로컬소비"와 지역 내 소비체계가 순환적인 자립 경제구조를 지향하는 "자립형 순환 경제"를 통해 지역 경제 위기 상황을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으로 바꿀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