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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행동경제학 -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면 돈이 보인다! ㅣ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시리즈
마카베 아키오 지음, 서희경 옮김 / 더퀘스천 / 2020년 6월
평점 :
경제학은 따지고 보면 "세상의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여,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행복에 이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학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정된 자원'은 반드시 석유나 희귀 금속 등이 아니며, 대략 세상의 온갖 것은 '한정된 자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한정된 중요한 것으로는 '시간'과 '돈'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학에서 시간의 개념과 돈의 취급 방법은 매우 중요한 테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행복해질까"에 대한 답은 사람에 따라 달라집니다. 행복의 개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만명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나 원칙은 좀처럼 찾기 힘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행복에 대한 학문은 성립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경제학에 있어 이론을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모델(Model)'을 만드는 것입니다. 모델, 즉 인간이라는 것은 '이러 이러한 경제 원리로 행동한다'는 "인간의 모형"을 상정하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경제인'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경제인'은 경제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가정한 인간상을 말합니다. 이는 경제학의 태동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래 현재까지의 "전통 경제학"이 지향하는 관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반드시 항상 합리적인 행동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인간이 모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리적으로만 행동한다면,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했을때 자신의 수고와 노고를 마다않고, 피해지역으로 자원 봉사를 위해 달려가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이와 같이 인간의 심리상황에 따라 판단과 행동이 달라진다면, 이를 설명할 변수가 너무 많아서 이론화하는 것이 곤란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이 경제 행동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함을 밝혀내어, 인간의 마음으로 부터 의사결정 프로세스나 행동 등을 분석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ucs)"이 새로운 경제학의 대안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비교적 최근의 경제학의 최근의 성과로서 개인과 기업 뿐 아니라 국가 경제까지 폭넓은 분야를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가장 쉬운 행동경제학>은 전통 경제학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비합리적, 비이성적, 감성적 행동을 관찰과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이론으로 체계화하는 '행동경제학'을 그림(일러스트)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본서는 비교적 최근(20세기 후반)에 탄생한 학문인 '행동경제학'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전통경제학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이라는 가정의 전통 경제학은 시간이 갈수록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으로 인해 현실과의 괴리를 겪게 되고,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을 현실적으로 설명가능한 '행동경제학'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가지 기억할 만한 사실은...
장기적으로 보면 전통경제학이 유효하지만, 단기적 변화(1주일 혹은 1개월)를 설명하자면 행동경제학이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주식 및 외환시장 동향을 비롯, 개인의 소비, 기업의 프로젝트 및 재정 운영, 국가나 세계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원인규명시 행동경제학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979년, 심리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행동경제학 이론을 체계화시킨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으로 부터,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실러' 교수를 거쳐 2017년 리처드 '세일러 교수'의 "넛지 이론"에 이르기까지의 행동경제학의 역사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직접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특정인이나 사람들을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강요하거나 강제하지 않고 자유를 인정하면서 유도하면 그 효과가 높아진다'는 실험을 통해 증명된 이론이기도 합니다.
본서에서는 다양한 현상연구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우리의 마음(감정, 애착 등)이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논의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아지면 값비싼 물건이 팔리는 등 우리의 심리상태가 그때 그때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틀에 박힌 사고를 하기도 합니다. 이를 증명하는 행동경제학의 핵심이론과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직감'을 중시하는 "휴리스틱",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핵심인 "단순화", 지금이대로를 유지하고 싶은 "현상 유지 편향", 첫 인상의 90%를 좌우한다는 "초두효과", 마지막 팀이 기억나는 법이라는 "최신효과", 사람들의 유행을 따르는 "쏠림효과", 상대방 마음을 제어하는 기술인 "닻 내림효과" 그리고 그 유명한 "도박사의 오류" 등이 그것입니다.

본서의 후반부에는 일상생활에 유용한 행동경제학과 영업 전략과 행동경제학의 관계 그리고 적용 범위가 넓은 행동경제학의 스펙트럼에 대해 논의하며, "쌍곡형 할인 이론"과 "넛지이론"의 실제적 적용사례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언택트 소비'와 이와 관련된 언택트 비즈니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급변하는 사회 변화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학 이론인 행동경제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당연히 기업은 소비자 심리에 기반한 새로운 마케팅이나 판매 전략을 실행하기 때문입니다.
전통경제학의 기본전제인 "호모 에코노미쿠스(합리적 인간)"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이타성을 잘 설명하는 "행동경제학"을 통해 타인과의 공감, 관계성이 현실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타성이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폭 넓고,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현 시점에서 우연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사회보장 지속성에 대한 불안 등 21세기 시작과 더불어 불거진 각종 사회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앞으로 더 악화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이타성을 인정하고, 우리 사회를 개선하고 더 나은 환경으로 변화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토대로서의 "행동경제학"의 미래 비전을 그려 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