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분기점 - 8인의 석학이 예측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
폴 크루그먼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의 그 유명한 "21세기 자본" 이 세상에 나온 이후, "부의 불평등"을 내재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성찰이 지금까지 논의되어 오고 있지요.

'자본수익의 증가율'은 '노동수익의 증가율'을 항상 앞서나가기 때문에 '부의 집중과 불평등'이 일어나는 것이며, 부의 재분배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차원에서의 '자본수익에 대한 과세(글로벌 자본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기술과 교육의 수요 공급에 따른 소득 불평등'이 추가되면서 자산 불평등과 함께 부의 편중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답니다.

90년대 소비에트 붕괴이후 자본주의가 전 세계 경제 시스템을 석권했지만, 여전히 부의 불평등, 빈곤 문제, 과로사, 노사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도처에 산재해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비단 비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찾아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이유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거대한 분기점>에서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와 3회의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토머스 프리드만'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를 비롯해 각기 다른 분야의 지식의 거인 8인의 자본주의에 대한 탈월한 혜안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경제학, 문화인류학, 역사학 등의 거장들의 관점을 통해 기술(Technology)이 변화시키는 '자본주의'라는 괴물은 지금도 미완(未完)인 채로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보다 완성된 형태로 수정하기 위한 해답을 각기 다른 영역에서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본서의 요지를 잡자면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는 좀 처럼 오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은 자본주의가 계속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즉, 적어도 앞으로는 상당 기간 동안 자본주의가 아닌 더 나은 사회 시스템은 출현하지 않을 것이지만,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나 과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자본주의라는 사회, 경제 시스템을 수정하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나쁜 것이 아니라, 경제학, 즉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시스템을 수정하면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그 방향성을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기본 베이스가 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특히 본서의 저자들이 많이 언급하는 내용으로 현장의 노동자들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즈음하여, 현장의 의료진들의 노고와 가치를 우리는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의료, 간호, 교육, 공장 생산 현장을 포함한 모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을 포함하여, 그들의 가치에 맞게끔 충실하게 사회 자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직접 생산 현장 뿐 아니라 사람을 상대로 사람에게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주는 일에 더욱 사회 자원을 이동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는 이런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임금은 대체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그레이버" 에 따르면 "당신의 일은 사회에 의미있는 공헌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37%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가 13%, 틀림없이 공헌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50%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나 로봇과 경쟁하고 격차가 벌어지는 시대에는 기본소득과 하루 3시간 노동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뤼트허브 브레흐만"은 "재능있는 젊은이들은 과거 연구기관이나 대학, 정부,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대부분이 미국의 월가에서 일하게 된 것을 현대의 최대 비극이라 부르며, 최근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며, 사람들이 가능한 한 광고를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일을 하는 재능 낭비라 개탄하며, 이는 부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지대추구(Rent Seeking)' 때문이며, 최근 세상에 등장하는 혁신이 별 볼일 없는 이유 중 하나라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 중간 관리직의 무의미함을 들 수 있습니다. 중간 관리자의 업무와 관리 등은 직접 생산과 행복의 창조와는 관계없이 업무가 복잡하고 방대해졌고, 여기에 유명 대학을 졸업한 지식 층이 모여 높은 연봉을 받고, 효율성/생산성과는 무관한 복잡한 관리방법의 쓸데없는 업무를 낳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관리직이 필요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우리는 그들이 엄청난 돈을 버는 까닭에 역량이 뛰어난 인재라고 착가하지만 실제 그들이 일을 그만둬도 회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오히려 회사의 효율성이 좋아진다는 연구보고도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예시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모순에 대한 지적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본서에서는 이외에도 AI와 ICT 등의 기술 진보( 및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통찰과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쁜 직장인들에게 현 자본주의의 모순과 이를 타개해나갈 다양한 솔루션을 밀도있게 추적하는 인터뷰 형식의 짧지만 다양한 견해를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서의 각장 타이틀을 통해 전체 논의의 핵심을 유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발췌해 봅니다.

1. 우리는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폴 크루르먼)

2. 홀로세가 끝나고 인류세가 시작되다 (토머스 프리드먼)

3. 작업의 절반이 사라지고 헛된 일자리만 늘어난다 (데이비드 그레이버)

4. 성장을 추구하는 경제학이 세계를 파괴한다 (토마스 세틀라체크)

5. 테크놀로지가 노동자의 격차를 벌린다 (타일러 코웬)

6. 기본 소득과 하루 3시간 노동이 사회를 구한다 (뤼트허르 브레흐만)

7. 데이터 자본주의가 불러올 격변의 미래 사회를 준비하라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8. 근대 산업 문명과 경제 체제의 종언을 마주하다 (최배근)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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