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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초강국의 조건 - AGI·칩·데이터·적용력 미래 패권을 지배할 4가지 축
최윤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2025년 11월 현재,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경쟁은 단순히 산업 차원을 넘어 문명의 질서를 재편하는 전쟁으로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미국은 초거대 모델과 반도체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국은 국가 줃도의 전방위적 투자로 이를 맹렬히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이런 양강 구도 속에서 우리나라는 AI 3대 강국 진입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사실 녹록치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AI 초강국의 조건>은 우리에게 냉철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동향 분석서를 넘어 AGI, 반도체 칩, 데이터 그리고 적용력이라는 4개의 축을 중심으로 미래 권력의 이동을 추적하는 전략서이자 개인과 조직이 생존하기 위한 실전서의 성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도입부는 대단히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2022년 말 챗GPT의 등장 이후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AI 군비경쟁의 본질을 '전쟁 모드' 규정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엔비디아의 첨단 칩에 대해 대중 수출을 차단했고, 중국은 자국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칩 100% 사용을 의무화하며 맞불을 놓았죠. 이는 기술 경쟁을 넘어 문명 체제의 충돌이라는 저자의 인사이트에 수긍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만들어낼 '세계 질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AGI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AGI가 산업, 군사, 금융 생활 전반을 어떠헥 재구성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현재의 좁은 AI 개념을 넘어 2027년에 인간 수준의 범용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5,000억 달러를 투입해 초지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은 '1,000만 로봇 공정'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윤식 박사는 과거 강연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은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강조해왔습니다. AGI는 모든 산업의 발전 속도를 최소 2~3배 이상 가속화시킬 것이며, 그 중심에 서는 국가가 차세대 패권을 쥘 것이라는 인사이트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반도체 칩은 AGI의 심장입니다.
저자는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은 AI 칩의 핵심 부품이며, 이것이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 설명합니다.
"AI 경쟁력의 근본은 데이터다."
미국은 빅테크의 방대한 글로벌 데이터를, 중국은 14억 인구와 느슨한 규제를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이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AI 혁신이 제약받고 있음을 우려하며, 데이터 주권을 지키되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 점은 관련 정책 당국에서 귀기울여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적용력'을 네 번째 조건으로 제시한 점일 겁니다.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을 개발해도 실제 산업에 적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법입니다. 저자는 한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장 등 '피지컬 AI'가 한국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글쎄요... 최근 26만장의 GPU를 약속한 엔비디아의 젠슨황 CEO의 생각처럼 피지컬 AI를 위한 완벽한 생태계가 이미 우리나라에 구축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은 본서의 또 다른 핵심 테마이기도 합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향하지만, 가격은 최소 2만 달러인 반면, 중국 유니트리의 G1은 1만 6천 달러, R1은 5,900달러에 출시되며 가성비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을 만큼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때 아닌 가성비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듯 합니다.
저자는 이를 "미국의 기술 리더십" vs "중국의 속도전"이라는 더 큰 구도로 해석하는 듯 합니다. "2035년, 우리 집에 들어올 미래는 테슬라일까요 아니면 중국의 로봇일까요?" 이는 우리가 어떤 기술 생태계에 종속될 것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설명과 주장에 자연스럽게 한국은 미국, 중국과는 다른 독자 노선을 개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산과 인력 규모로는 절대 양상을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이죠. 대신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데, 반도체 HBM,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한국이 글로벌 1위를 유지하는 핵심 부품을 AI와 결합하는 전략이 그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에 대해 생각할 문제가 많다는 점입니다.
목표 자체는 야심차지만, 실행 전략이 분산되면 자칫 실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 GPU 확보, 인재 양성, 규제 완화 등 모든 것을 동시에 추진하려다 자원이 분산될 위험이 있기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AI 초강국의 조건'을 읽고나니, 머릿속이 복잡하면서도 동시에 명료해졌습니다. 복잡한 이유는 우리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이고, 명료한 이유는 무엇을 해야할지 방향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260페이지의 분량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낍니다. 각 장마다 방대한 데이터와 사례, 그리고 예리한 분석이 담겨있어 몇 번을 읽어도 새로운 인사이트가 발견되리라 확신합니다.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을 찾고 계시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