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초강국의 조건 - AGI·칩·데이터·적용력 미래 패권을 지배할 4가지 축
최윤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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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을 찾고 계시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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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초강국의 조건 - AGI·칩·데이터·적용력 미래 패권을 지배할 4가지 축
최윤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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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2025년 11월 현재,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경쟁은 단순히 산업 차원을 넘어 문명의 질서를 재편하는 전쟁으로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미국은 초거대 모델과 반도체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국은 국가 줃도의 전방위적 투자로 이를 맹렬히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이런 양강 구도 속에서 우리나라는 AI 3대 강국 진입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사실 녹록치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AI 초강국의 조건>은 우리에게 냉철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동향 분석서를 넘어 AGI, 반도체 칩, 데이터 그리고 적용력이라는 4개의 축을 중심으로 미래 권력의 이동을 추적하는 전략서이자 개인과 조직이 생존하기 위한 실전서의 성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도입부는 대단히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2022년 말 챗GPT의 등장 이후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AI 군비경쟁의 본질을 '전쟁 모드' 규정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엔비디아의 첨단 칩에 대해 대중 수출을 차단했고, 중국은 자국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칩 100% 사용을 의무화하며 맞불을 놓았죠. 이는 기술 경쟁을 넘어 문명 체제의 충돌이라는 저자의 인사이트에 수긍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만들어낼 '세계 질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AGI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AGI가 산업, 군사, 금융 생활 전반을 어떠헥 재구성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현재의 좁은 AI 개념을 넘어 2027년에 인간 수준의 범용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5,000억 달러를 투입해 초지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은 '1,000만 로봇 공정'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윤식 박사는 과거 강연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은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강조해왔습니다. AGI는 모든 산업의 발전 속도를 최소 2~3배 이상 가속화시킬 것이며, 그 중심에 서는 국가가 차세대 패권을 쥘 것이라는 인사이트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반도체 칩은 AGI의 심장입니다.

저자는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은 AI 칩의 핵심 부품이며, 이것이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 설명합니다.

"AI 경쟁력의 근본은 데이터다."

미국은 빅테크의 방대한 글로벌 데이터를, 중국은 14억 인구와 느슨한 규제를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이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AI 혁신이 제약받고 있음을 우려하며, 데이터 주권을 지키되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 점은 관련 정책 당국에서 귀기울여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적용력'을 네 번째 조건으로 제시한 점일 겁니다.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을 개발해도 실제 산업에 적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법입니다. 저자는 한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장 등 '피지컬 AI'가 한국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글쎄요... 최근 26만장의 GPU를 약속한 엔비디아의 젠슨황 CEO의 생각처럼 피지컬 AI를 위한 완벽한 생태계가 이미 우리나라에 구축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은 본서의 또 다른 핵심 테마이기도 합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향하지만, 가격은 최소 2만 달러인 반면, 중국 유니트리의 G1은 1만 6천 달러, R1은 5,900달러에 출시되며 가성비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을 만큼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때 아닌 가성비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듯 합니다.

저자는 이를 "미국의 기술 리더십" vs "중국의 속도전"이라는 더 큰 구도로 해석하는 듯 합니다. "2035년, 우리 집에 들어올 미래는 테슬라일까요 아니면 중국의 로봇일까요?" 이는 우리가 어떤 기술 생태계에 종속될 것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설명과 주장에 자연스럽게 한국은 미국, 중국과는 다른 독자 노선을 개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산과 인력 규모로는 절대 양상을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이죠. 대신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데, 반도체 HBM,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한국이 글로벌 1위를 유지하는 핵심 부품을 AI와 결합하는 전략이 그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에 대해 생각할 문제가 많다는 점입니다.

목표 자체는 야심차지만, 실행 전략이 분산되면 자칫 실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 GPU 확보, 인재 양성, 규제 완화 등 모든 것을 동시에 추진하려다 자원이 분산될 위험이 있기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AI 초강국의 조건'을 읽고나니, 머릿속이 복잡하면서도 동시에 명료해졌습니다. 복잡한 이유는 우리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이고, 명료한 이유는 무엇을 해야할지 방향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260페이지의 분량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낍니다. 각 장마다 방대한 데이터와 사례, 그리고 예리한 분석이 담겨있어 몇 번을 읽어도 새로운 인사이트가 발견되리라 확신합니다.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을 찾고 계시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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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쇼크 - 삼성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세상을 뒤흔들 것인가?!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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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5년 11월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극적인 반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삼성 위기론'이 연일 언론을 장식했던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12조 2천억 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거기다 테슬라와의 22조원대 파운드리 계약, HBM4 샘플 출하 개시, 마이크론의 HBM4 재설계로 인한 양강 체제 굳어짐 등 반전의 신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젠슨황의 방한과 맞춘 '깐부치킨'과 '26만장 GPU 사건' 또한 호재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바로 이 극적인 전환점에서 이채윤 작사의 <삼성 쇼크>를 읽었습니다. '삼성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세상을 뒤흔들 것인가'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단순한 위기 분석서라기 보다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거대 기업의 반격 시나리오를 예언한 예측서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단 2004년 베스트셀러인 '삼성처럼 경영하라'를 비롯, 삼성 관련 서적 10여권 이상을 집필한 저자의 인사이트는 탁월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삼성 쇼크'라는 용어를 양면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었죠.

한 쪽은 경쟁사들이 삼섬의 추격에 놀랄 '쇼크'이고, 다른 한 쪽은 삼성이 맞딲뜨린 위기 상황 자체를 의미합니다. 이 이중적 의미가 2025년 현재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통찰력이 놀라웠습니다.

저자는 삼성의 반격을 '기술'과 '문화' 두 축으로 해부합니다.

기술 차원에서는 삼성이 일본 요코하마 첨단 반도체 연구소 설립, AI 반도체·6G통신·로봇 개발 등 미래 신사업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2025년 삼성은 2나노 공정 수율을 60% 까지 끌어올렸고, HBM4 물량을 2026년치 까지 완판시켜 놓은 상황입니다.

문화 차원에서는 삼성이 기능 중심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과 감성 전략으로 '갤럭시만의 언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3분기 갤럭시 Z폴드·플립7 등 폴더블 신제품이 호조를 보이며 DX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 성장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물론 저자는 이러한 삼성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지 않습니다.

백혈병 논란, 산재 인정 판결, ESG하락, 초기업 노조 출범이라는 과제들을 직시하며 냉철한 균형감각을 보여줍니다. 2024년 2월 삼성 4개 계열사 1만 5천여 명 규모의 초기업 노조 출범은 삼성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라 생각합니다.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도 깊이가 있습니다.

글로벌 CEO 네트워크 구축, 조용한 협상가형 리더로의 변모,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 줄타기 등 복잡한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이 꽤 드라마틱했습니다. 2024년 사법 리스크 해소 후 본격적인 '뉴 삼성'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도 이를 평가해 모건 스탠리가 목표가를 17만 5천원까지 전망하고 있답니다.

2025년 삼성전자의 연간 시설 투자 47.4조원 중 DS 부문에 40조 9천억원이 투입되는 것은 단순한 기업 투자가 아니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AI 혁명 시대에 삼성이 반도체 초격차를 회복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경고는 무겁게 다가옵니다.

'삼성 쇼크'는 대한민국 산업 지형 전체의 변곡점을 실시간으로 기록한 역사서라는 느낌이 듭니다.

2025년 3분기 깜짝 실적은 좋은 출발이지만, 진짜 승부는 2026년 이후가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HBM4를 양산하고, 2나노 파운드리를 안정화 시키며 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책을 덮으며 생각해 봅니다 !!

제목은 '삼성 쇼크' 이지만 실제로는 여느 거대 기업이 위기를 통해 어떻게 스스로를 재정의하는가에 관한 보고서이자, 한국 경제의 미래 청사진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인 '삼성 쇼크'의 실체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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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경제 대전망 - 2026 ECONOMIC ISSUES & TRENDS
오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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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저성장이라는 단어가 경제 뉴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성장률은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 자영업자 폐업 증가, 청년 실업률 상승 등 경제 지표를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막막하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미, 중 무역 갈등은 심화되고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은 우리 수출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죠.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과연 2026년 우리 경제는 어떤 모습일지 많은 분들이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전문가들의 예측을 기다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2026 한국경제 대전망>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한국경제 대전망'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우선 상명대 오철 교수, 서울대 이근 명예교수를 비롯해 경제추격연구소 소속 35명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집필했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습니다.

특히 이근 교수님은 국가 간 '경제추격(Catch-Up) 연구'로 2014년 국제 슘페터학회에서 슘페터상을 수상한 분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높은 정확도로 한국 경제를 전망해온 이들이 내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내용은 저자들이 제시한 2개의 '사자성어'였습니다. '파용운란(波涌雲亂)'과 '천붕유혈(天崩有穴)' 즉, "물결이 거세게 솟구치고 구름이 어지러운 혼돈의 국면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이 표현이야말로 다가올 2026년 한국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라는 말이죠.

저자들은 지금 세계를 '신춘추전국시대'라 정의합니다.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도, 미중 양극 체제도 아닌, 미국, 유럽, BRICS가 맞서는 3극 혹은 다극 구도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근 교수가 제시한 '경제 추격 지수'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미국 대비 1인당 소득 비율에서 한국은 2020년 부터 5년째 72% 수준에 고착되어 있는 반면, 대만은 90%를 넘어섰고, 중국은 30%를 넘어서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이터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때 경제 10대 강국이었던 한국이 지난 해 10위권 아래로 떨어졌따는 사실은 더 이상 우리가 '추격국'이 아니라는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자들은 2030년 까지 중국이 미국을 완전히 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향후 20년 내 미국 대비 80%수준으로 반등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런 격변 속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책 전반에 깊이 배어 있음을 느낍니다.

이근 교수가 한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 한국 경제의 핵심은 실물 시장과 자산 시장의 괴리"라고 단언한 바 있는데, 이 진단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정확한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은 강세를 보이지만,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는 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특히 경제의 판을 바꾸는 거대한 변수로서 'AI와 기술 패권'을 다루는 AI 혁명에 관련된 내용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들은 AI가 단순히 산업 변화를 넘어 안보와 사회 구조 전반을 뒤흔들며 세계 경제의 판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정부가 잠재성장률 3%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본이나 노동보다 AI 중심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핵심이라는 분석은 매우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다만 저자들이 지적하다시피, AI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입니다. 더불어 즉각적인 성장률 향상을 위해서는 고용 확대와 자본 증가 같은 정공법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조언은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대목이라 생각됩니다.


글쎄요..... 책에서 가장 희망적으로 읽힌 부분은 한국 산업의 기회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특히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대한 내용은 자못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추진하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업계가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2026년은 조선산업에 큰 기회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정부가 2026년 예산 안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1조 9,000억 원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편성한 것도 이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읽으며, 정책과 산업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중소 조선사의 MRO(유지, 보수, 정비) 역량 강화와 한미 기술협력센터 설립 등 구체적인 지원책들도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준비 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복잡한 심정이 들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관한 분석이었습니다.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교역국에는 20~50%의 차등 관세를 적용한다는 정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이현태 교수의 분석처럼 미중 무역 갈등은 한국에 기회 요인과 도전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생각합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활로가 넓어지고, 중국산 대신 한국산이 미국에 들어갈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공급망이 중국과 얽혀 있어 미중 분쟁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이근 교수가 제시한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 즉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노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은 현실적이라 봅니다. 중국 내수 시장 진출은 어렵더라도, 중국 내 생산과 R&D 시스템을 활용해 제3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 모델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현명한 전략이라 느꼈습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지역 경제와 중소기업 문제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지방의 성장 거점화 필요성, R&D 이전 정책 등은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348쪽에 달하는 본서를 다 읽고 나니, 2026년이 결코 호락 호락한 한 해가 아닐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천붕유혈(天崩有穴)', 즉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메시지가 주는 위안은 컸습니다.

저자들이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예측 가능성 회복', '정책의 조화', '작은 변화의 기회 포착'이라 생각합니다. 거시적인 전망도 중요하지만, 결국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정책 입안자, 기업인 그리고 개인 각자의 몫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덧붙여 AI 시대를 대비한 혁신, 공급망 다변화, 내수 활성화, 자산 시장 전략 등 구체적인 방향성들이 제시되어 있어,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고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성장 고착화, 실물-금융 괴리, 미중 갈등, AI 혁명 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개인으로서는 무력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저자들이 제시한 것처럼, 조선, 배터리, 방산, 원전같은 산업 분야의 기회, 균형 발전의 가능성, 기술 경쟁력 확보 등 우리에게도 '솟아날 구멍'은 분명 존재합니다.

10년째 이어온 한국경제 대전망 시리즈가 보여준 일관성과 정확성, 45인의 전문 석학들이 모여 만든 집단지성, 그리고 무엇 보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낸 균형감이 본서의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2026이라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 쓸만한 나침반이 필요한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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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위대한 통찰 - 지난 100년을 바꾼 살아 있는 경영 아이디어 30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지음, 도지영 옮김, 최한나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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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922년 창간된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HBR)' 야말로 현대 경영학의 출발점이는 말을 많이 합니다. 블루오션, 파괴적 혁신, 디자인 씽킹과 같은 오늘날의 경영 용어들이 모두 이 매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해 드리는 <HBR 위대한 통찰>에 실린 30편의 글들은 한 세기 동안 경영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 하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수십년 전 글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실성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일겁니다.

이는 경영의 끊임없이 동일한 근본적 질문을 반복했왔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예컨데, 조직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리더는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혁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등 이런 물음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래에서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경영학 이론 몇 가지를 생각나는 대로 추려봅니다.

'다니엘 골먼의 감성지능(EQ) 이론'은 리더십의 정의 자체를 바꾸었습니다. 지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리더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인사이트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여 교육과 기업 문화에 혁명을 가져왔답니다.

현재의 하이브리드 근무시대에서도 이 개념은 더욱 중요합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어 내는 리더의 역량이 조직 성과를 결정하기 때문이지요.

'마이클 포터의 경쟁 분석 틀'은 여전히 모든 전략 수립의 기초가 됩니다. 공급자, 구매자, 신규 진입자, 대체 제품, 경쟁자 - 다섯 가지 경쟁 요소를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기업이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하도록 합니다.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우리의 경쟁 우위는 무엇인가? 고객은 왜 우리를 선택하는가? 이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질때, 기업은 스스로를 재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 이론'은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죠. 기존 기업의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능이 아니라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기존 기업을 이기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새로운 진입자는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기에 더욱 급진적인 혁신과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음을 잘 말해주고 있죠.

'시어도어 레빗'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의 경계를 너무 좁게 정의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철도 회사가 '운송'이 아닌 '철도'에만 집중했다면? 이런 질문이 던져질 때 기업의 관점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디지털 시대의 많은 기업들이 변화에 뒤처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겁니다. 사업의 본질을 고객의 필요 관점에서 다시 정의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 이론'은 개인의 역량 개발에 대한 영원한 질문입니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현대의 정보 과잉 시대에서 명확한 우선 순위와 자기 관리가 더욱 필수적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의 블루오션 전략'은 경쟁 자체를 재정의한다 생각합니다. 기존의 제로섬 경쟁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가치를 만드는 포지티브섬 게임으로의 전환으로 말이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많은 기업 전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본서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역시 '경영의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일겁니다. 기술과 환경은 변하지만, 조직을 움직이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고객을 이해하는 본질은 반복된다는 것이죠.

책을 덮으며 생각해 봅니다 !!

변화가 빠르고 가파를수록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경쟁 우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본서에 담긴 30가지 위대한 통찰들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한 실용적인 지침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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