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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쇼크 - 삼성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세상을 뒤흔들 것인가?!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5년 11월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극적인 반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삼성 위기론'이 연일 언론을 장식했던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12조 2천억 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거기다 테슬라와의 22조원대 파운드리 계약, HBM4 샘플 출하 개시, 마이크론의 HBM4 재설계로 인한 양강 체제 굳어짐 등 반전의 신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젠슨황의 방한과 맞춘 '깐부치킨'과 '26만장 GPU 사건' 또한 호재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바로 이 극적인 전환점에서 이채윤 작사의 <삼성 쇼크>를 읽었습니다. '삼성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세상을 뒤흔들 것인가'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단순한 위기 분석서라기 보다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거대 기업의 반격 시나리오를 예언한 예측서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단 2004년 베스트셀러인 '삼성처럼 경영하라'를 비롯, 삼성 관련 서적 10여권 이상을 집필한 저자의 인사이트는 탁월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삼성 쇼크'라는 용어를 양면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었죠.
한 쪽은 경쟁사들이 삼섬의 추격에 놀랄 '쇼크'이고, 다른 한 쪽은 삼성이 맞딲뜨린 위기 상황 자체를 의미합니다. 이 이중적 의미가 2025년 현재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통찰력이 놀라웠습니다.
저자는 삼성의 반격을 '기술'과 '문화' 두 축으로 해부합니다.
기술 차원에서는 삼성이 일본 요코하마 첨단 반도체 연구소 설립, AI 반도체·6G통신·로봇 개발 등 미래 신사업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2025년 삼성은 2나노 공정 수율을 60% 까지 끌어올렸고, HBM4 물량을 2026년치 까지 완판시켜 놓은 상황입니다.
문화 차원에서는 삼성이 기능 중심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과 감성 전략으로 '갤럭시만의 언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3분기 갤럭시 Z폴드·플립7 등 폴더블 신제품이 호조를 보이며 DX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 성장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물론 저자는 이러한 삼성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지 않습니다.
백혈병 논란, 산재 인정 판결, ESG하락, 초기업 노조 출범이라는 과제들을 직시하며 냉철한 균형감각을 보여줍니다. 2024년 2월 삼성 4개 계열사 1만 5천여 명 규모의 초기업 노조 출범은 삼성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라 생각합니다.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도 깊이가 있습니다.
글로벌 CEO 네트워크 구축, 조용한 협상가형 리더로의 변모,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 줄타기 등 복잡한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이 꽤 드라마틱했습니다. 2024년 사법 리스크 해소 후 본격적인 '뉴 삼성'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도 이를 평가해 모건 스탠리가 목표가를 17만 5천원까지 전망하고 있답니다.
2025년 삼성전자의 연간 시설 투자 47.4조원 중 DS 부문에 40조 9천억원이 투입되는 것은 단순한 기업 투자가 아니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AI 혁명 시대에 삼성이 반도체 초격차를 회복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경고는 무겁게 다가옵니다.
'삼성 쇼크'는 대한민국 산업 지형 전체의 변곡점을 실시간으로 기록한 역사서라는 느낌이 듭니다.
2025년 3분기 깜짝 실적은 좋은 출발이지만, 진짜 승부는 2026년 이후가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HBM4를 양산하고, 2나노 파운드리를 안정화 시키며 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책을 덮으며 생각해 봅니다 !!
제목은 '삼성 쇼크' 이지만 실제로는 여느 거대 기업이 위기를 통해 어떻게 스스로를 재정의하는가에 관한 보고서이자, 한국 경제의 미래 청사진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인 '삼성 쇼크'의 실체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