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 - 이미 시작된 AGI,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리다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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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2년 11월, 챗GPT의 등장으로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든 생성형 AI는 이제 인간의 창의성을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독자적 사고와 학습이 가능한 범용 인공지능(AGI)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며, 그 영향은 개인의 일자리부터 국가 경쟁력, 인류 존립까지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은 바로 이 격변의 시대를 10년 앞서 내다본 전략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책은 단순한 예측을 넘어, 전 세계 77개국 지부를 둔 글로벌 미래예측기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답니다.

책의 핵심 주장은 명확해 보입니다.

AGI의 출현은 불가역적이며, 이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국가와 개인은 심각한 도태를 겪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2026년부터 2036년까지를 AGI가 본격적으로 사회 각 분야를 재구성하는 전환기를 규정하며, 이 10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국면이 될 것임을 강조합니다.

전반부는 AGI의 기술적 특성과 사회적 영향을 심층 분석합니다.

AGI가 개발자의 의도를 초월하여 자기 진화를 시작할 경우, 인류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곧 기술 발전의 속도와 인류의 준비 수준 사이의 괴리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아가 AGI 시대를 대비하는 종합적인 전략들을 체계적으로 펼쳐냅니다. 먼저 AGI 거버넌스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엔 산하 글로벌 AI 거버넌스 기구 설립을 제안합니다. 이는 단순한 규제를 넘어 인류의 공동 번영을 위한 국제적 협력 프레임워크를 의미합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AGI 가동에 따른 전력 소비 급증을 예상하며 태양광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공유경제 플랫폼 구축'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에너지 산업이 AI와 결합하여 지구촌 최대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존 에너지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합니다.

일자리 구조의 재정립과 관련해서는 전문직부터 단순 노동까지 대부분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진단하에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증폭시키는 조력자로 기능할 것이라는 비관적이지 않은 시각을 제시합니다.

물론 이에 대비한 평생교육 체제의 혁신과 기본 소득 제도의 도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실천적 조언도 잊지 않고 있지요.


교육 분야에서는 2030년이 되면 교실없는 교육이 일상화되며, AI 튜터가 개개인의 학습 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VR/AR 기술을 활용한 현장감 있는 학습 환경 구축과 함께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메이커 육성'이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AI 신약 개발로 개발 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되고 개인 맞춤형 의료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AI 신약 개발 기업들과의 협력 사례를 통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의료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가 안보와 사회적 안전망 재설계에서는 'AI 무기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국제적 규제 프레임워크가 반드시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동시에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할 'AI 공공 인프라 구축'을 촉구하며 안보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답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아무래도 저자들의 균형잡힌 시각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AGI의 위험성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기회만을 부각시키지 않는 절제된 분석이 돋보입니다. 특히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흐르고 있습니다.

본서는 학술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나 복잡한 데이터는 가급적 배제하고, 대신 알기쉬운 구체적인 사례와 시나리오를 통해 10년 후의 일상을 가늠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AGI의 긍정적 영향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성보다 다소 희망적 시나리오에 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정부와 기업의 더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되었더라면 관련 기관의 실천의지를 더욱 자극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AGI 시대가 단순히 두렵기보다는 이를 현명하게 대비할 수 있는 통찰과 실행력을 갖추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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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이동 트렌드 2026 - 투자와 소비의 기준을 바꿀
손희애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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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점점 희미해지는 시대라고들 합니다. 성실함만으로 더 나은 내일을 보장받기 어려운 저성장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많은 이들이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경제적 패러다임의 전환기, 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부의 이동 트렌드 2026>은 이러한 시대적 불안감에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투자와 소비의 기준을 바꿀 저출생, 고령화, 저성장, 관세, 에너지, AI, 신노동시장, 디지털 화폐, 리세일, 양그화, 렌트 리스크'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본서는 2026년을 관통할 11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부의 흐름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깊이있게 추적합니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더 이상 과거의 성공 공식에 기댈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


저자는 저출생, 고령화, 저성장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거시적 흐름이 우리 경제의 성장판을 닫고 있으며, 이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생존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한다고 역설하고 있지요.


예컨데, '무지출 챌린지'와 '복권 열풍'이라는 극단적 소비 행태의 공존은, 안정적인 성장의 사다리가 사라진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자화상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11가지 키워드는 개별적인 현상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느껴졌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리면, 거시적 변화로서 저출생, 고령화, 저성장 그리고 관세와 에너지 비용은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 고착화가 만드는 새로운 경제 질서,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개인의 소비와 투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AI, 신노동시장, 디지털 화폐 이슈를 다루는 기술과 산업의 재편에서는 AI 기술이 산업 구조와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는지, 평생 직장의 소멸과 긱 워커의 부상이 갖는 의미, 그리고 디지털 화폐가 가져올 금융혁명을 비교적 자세하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소비 성향의 변화와 관련해서 리세일, 부의 앙극화, 렌트 리스크를 다루면서 '소유'에서 '경험'으로 가치가 이동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 심화되는 양극화 속의 생존 전략, 그리고 모든 것을 빌려 쓰는 시대의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다루고 있답니다.


과거 경제 트렌드 서적들이 거대 담론에 치중했다면, 본서는 오히려 거시적 흐름과 개인의 삶을 연결하는 탁월한 '현장감'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컨데,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 단순히 전기료 인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자동차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라는 구독 경제 모델로 선회하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이는 열선 시트 마저 구독료를 받으려 했던 BMW의 사례처럼, 글로벌 트렌드가 내일 당장 나의 소비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혼란스러운 대전환기 속에서 부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요?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 중 하나는 '독점' 즉 '대체 불가능성'을 확보한 소수에게 부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모두가 어려운 불황 속에서도 자신있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술력과 브랜드를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죠.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가격 협상력을 확보한 K-푸드나,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을 명확하게 뒷받침합니다.


본서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인프라 산업'의 부상입니다. 변화의 흐름 그 자체보다, 그 변화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와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시장에 주목하라고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신노동시장의 성장' 편에서는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수백만명의 'N잡러'와 프리랜서가 등장하면서, 이들의 세금 처리나 계약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예: 삼쩜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은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나아가 친환경 에너지의 간헐성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장치(ESS)'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산업은,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의 이면에 숨겨진 기회라 확신하게 됩니다.


이처럼 본서는 단순히 유망 산업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왜' 그곳으로 돈이 흘러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구조적인 이유와 논리를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책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그 안에서 개인이 부딪힐 문제들을 미리 알려주고, 그에 맞춰 투자와 소비, 그리고 커리어의 기준을 어떻게 재정립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월급만으로는 답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면, 혹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는 예비 창업가라면, 본서는 그 어떤 재테크 기술서 보다 더 값진 나침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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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이해하는 챗GPT 구조와 기술 - 챗GPT, 쉽고 재미있게 시작하자! 그림으로 이해하는 시리즈
나카타니 슈요 지음, 박광수 옮김 / 길벗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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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챗GPT를 처음 쓸 때는 그저 "질문하면 답을 잘해주는 신기한 서비스"정도로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 도구를 업무에 제대로 붙여 쓰려면 단순 사용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왜 어떤 질문에는 정확하게 답하면서도, 어떤 때는 엉뚱한 말을 하는 걸까요? 왜 긴 보고서를 넣으면 앞 부분과 뒷 부분만 잘 요약하고, 정작 중간 내용은 빠뜨리는 걸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그림으로 이해하는 챗GPT 구조와 기술>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챗GPT가 더 이상 '블랙박스' 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은 챗GPT가 어떤 원리로 돌아가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으며, 어떤 부분은 조심해야 하는지 구조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일종의 지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챗GPT 입문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 전체를 조망하고 있답니다.

책의 초반에는 챗GPT라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코드 실행 기능이나 이미지 입력, 맞춤형 GPT 같은 기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본서가 흥미로운 부분은 "왜 이런 기능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 기능에 어떤 구조적 한계가 있는지"까지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챗GPT의 답변이 항상 동일하지 않은 이유와 길어질 수록 중간 내용이 잘려나가는 듯한 현상을 단순히 '운이 나쁜 것'으로 넘기지 않고, 확률적 생성 방식과 모델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언어 모델, 토큰, 컨텍스트 길이 설명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독자로 하여금 '아 이런 구조여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줍니다.

이후 흐름은 AI 개념과 역사, 그리고 생성형 AI의 현재 상황으로 확장됩니다.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지도 학습, 비지도 학습부터 시작해, 신경망이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오차를 줄이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특히 파라미터 수가 늘어나고 모델이 커질수록 성능이 변하는 '창발'현상까지 연결하며, '왜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한가'라는 배경과 직관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답니다.

책의 저자인 '나카타니 슈요'는 일본에서 이미 머신러닝 입문서로 잘 알려진 인물로, 자신의 블로그와 칼럼에서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것과 왜 그런 구조가 나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예컨데, GPT가 트랜스포머 구조를 쓴다고 말하는 대신, 왜 RNN이나 LSTM으로는 긴 문장을 충분히 처리하기 어려웠는지, 그 한계를 넘기 위해 '어텐션 매커니즘'이 등장했고, 이것이 트랜스포머 구조로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스토리 텔링 식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자연어를 컴퓨터가 다루는 형식으로 옮기는 과정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점이 또한 인상깊었습니다. 문자 코드와 유니코드, 문장을 단어, 문자, 서브워드로 쪼개는 여러 방식, 그리고 단어를 벡터로 표현하는 발상과 그것이 대규모 언어 모델의 임베딩으로 어떻게 확장되는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물론 뒤로 갈수록 이 부분들이 토큰, 임베딩, 컨텍스트 길이, RAG 같은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전체 구조 이해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모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언어 모델이 '다음에 나올 토큰이 확률 분포를 추정하는 함수'라는 개념을, 그림과 비유를 활용해 풀어냅니다.

거대한 파라미터를 가진 함수가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보며, 어떤 단어 다음에는 어떤 단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지를 학습하고, 아주 작은 무작위성을 섞으며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구조를 수식 대신 그림으로 쉽게 보여 줍니다.

로컬LLM과 거대 클라우드 모델의 관계를 균형있게 다루는 태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작은 모델은 느리고, 큰 모델은 빠르다'는 도식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어떤 크기의 모델을 경량화해서 돌릴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라이선스와 데이터 보호 이슈가 어떻게 얽히는지를 짚어 주고 있어 특히 실제로 자사 LLM을 구축하고자 하는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실무자들에게 구체적이면서 실용적인 내용들도 많이 보입니다.

예컨데 API, RAG, Function Calling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OpenAI API를 예를 들며 모델 선택과 비용 구조를 설명하되, 튜토리얼처럼 코드를 나열하지 않고, '왜 이런 파라미터들이 존재하고, 어떤 트레이드 오프를 조정하는지'에 집중합니다.

RAG에 대한 설명도 사내 문서를 LLM과 연결할 때, 왜 단순히 텍스트를 통째로 넣는 것이 아니라 임베딩과 벡터 검색을 통해 관련 부분만 뽑아야 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각, 편향, 보안, 철학을 다루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술적 구조와 사회적 함의를 연결해서 바라보게 됩니다. 모델이 틀린 정보를 그럴싸하게 말하게 되는 구조적 이유, 특정 문화에 편향될 수밖에 없는 구조, 그리고 거대한 컴퓨팅 자원을 쥔 소수 기업에 권력이 쏠리는 문제까지 다룹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완전 비전공자 입장에서 '가볍게 훑는 챗GPT 입문서'로 기대한다면 생각보다 책에서 말하는 개념의 밀도가 높습니다. 한 번에 끝까지 읽기 보다는 관심있는 주제 단위로 나눠 읽는 것이 적합해 보입니다.

실용적인 프롬프트 예시나 업무 활용 사례를 다양하게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부족할 수 있습니다. 본서는 구체적 비즈니스 워크플로우 보다 구조와 원리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본서를 읽고 난 후에는 아마 챗GPT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이전에는 경험과 시행착오로 한계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이 부분은 토큰화 구조상 약점이 날 수밖에 없겠구나'. '이 작업은 로컬 LLM으로도 충분하고, 이 작업은 거대 모델이 필요하겠구나' 같은 식의 판단이 가능해 지리라 봅니다.

챗GPT를 많이 써 본 사람, 특히 정책, 기획, 개발 관점에서 AI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본서는 사고 체계를 한 단계 올려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기술의 구조와 한계를 이해한 상태에서 전략적으로 챗GPT를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매우 적절한 안내서가 되리라 믿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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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 미혹의 시대를 건너는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필사집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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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내려놓고 펜을 들어보세요. 이미 당신 안에 고요히 머물고 있는 부처를 만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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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 미혹의 시대를 건너는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필사집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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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쏟아지는 뉴스, SNS 속 타인의 화려한 삶,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까지. 우리 뇌는 잠시도 쉴 틈없이 정보를 처리하느라 과부하 상태에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할 일은 산더미인데, 정작 손에는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 무기력증(Burn out)으로 하루를 보내는 분들도 많아진 듯 합니다. 잠시 멈춤 버튼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오늘 소개해 드리는 원명 스님의 필사집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를 읽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경전 말씀이 담긴 에세이인가 싶었지만, 본서는 눈으로 읽는 책이 아니라 '손으로 걷는 책'이었습니다.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불교의 3대 경전을 직접 필사하며 마음을 닦는 이 책이, 제 소란스러운 머릿 속을 어떻게 잠재웠는지 그 기록을 남겨 봅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180도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사철 제본' 방식이었씁니다. 책등이 유연해서 어느 페이지를 펴도 평평하게 유지되니, 오로지 펜 끝의 감각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첫 번째 여정은 반야심경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불교 경전 중 가장 짧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우주만큼 넓다는 경전이죠, "색즉시공 공즉시색" 평소라면 머리로 이해하려 애썼을 난해한 문장들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쓰다보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신기하게도 글씨를 쓰는 속도에 맞춰 호흡이 느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머릿 속을 꽉 채우고 있던 '잘해야 한다'는 강박과 걱정들이, 실체없는 허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60자의 짧은 경전을 다 쓰고 났을 때, 마치 복잡하게 얽혀있던 실타래 하나가 툭 하고 끊어진 듯한 해방감 비슷한 감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여정인 금강경은 사실 조금 벅찼습니다. 분량도 길고, 계속해서 "A는 A가 아니라 그 이름이 A일 뿐이다"라는 역설적인 논리가 반복됩니다. 하지만 매일 정해진 분량을 필사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손이 아프고 지루해 지려는 순간, 그 '저항감' 자체가 바로 내 마음이 만들어 낸 장벽이라는 것입니다.

스님의 해설처럼, 금강경 필사는 '나(ego)'라는 단단한 껍질을 꺠부수는 망치질과 같았습니다. "내가 옳다", "내 것이다"라는 고집을 글자 위에 덧씌워 지워나가는 과정.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엔, 나를 괴롭히던 인간관계의 갈등들이 조금은 시시하게 느껴지더군요.


이제 조금 밖에 남지 않은 천수경의 마지막 필사는 치유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반야심경으로 공함을 알고, 금강경으로 고집을 깼다면 천수경은 그 빈자리를 자비와 사랑으로 채우는 과정이 되리라 봅니다.

필사란 단순히 글씨 연습이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정화의식"이라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된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인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는 격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평안을 얻기 위해 맛집을 찾아 다니고,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물건을 삽니다. 하지만 이 책을 필사하면서 느낀 건, 진정한 평화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먼지를 닦아 낼 때 비로소 드러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루 딱 20분 정도.... 폰을 내려놓고 펜을 들어보세요. 사각거리는 소리로, 이미 당신 안에 고요히 머무고 있는 부처를 만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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