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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이동 트렌드 2026 - 투자와 소비의 기준을 바꿀
손희애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점점 희미해지는 시대라고들 합니다. 성실함만으로 더 나은 내일을 보장받기 어려운 저성장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많은 이들이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경제적 패러다임의 전환기, 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부의 이동 트렌드 2026>은 이러한 시대적 불안감에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투자와 소비의 기준을 바꿀 저출생, 고령화, 저성장, 관세, 에너지, AI, 신노동시장, 디지털 화폐, 리세일, 양그화, 렌트 리스크'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본서는 2026년을 관통할 11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부의 흐름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깊이있게 추적합니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더 이상 과거의 성공 공식에 기댈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
저자는 저출생, 고령화, 저성장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거시적 흐름이 우리 경제의 성장판을 닫고 있으며, 이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생존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한다고 역설하고 있지요.
예컨데, '무지출 챌린지'와 '복권 열풍'이라는 극단적 소비 행태의 공존은, 안정적인 성장의 사다리가 사라진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자화상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11가지 키워드는 개별적인 현상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느껴졌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리면, 거시적 변화로서 저출생, 고령화, 저성장 그리고 관세와 에너지 비용은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 고착화가 만드는 새로운 경제 질서,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개인의 소비와 투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AI, 신노동시장, 디지털 화폐 이슈를 다루는 기술과 산업의 재편에서는 AI 기술이 산업 구조와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는지, 평생 직장의 소멸과 긱 워커의 부상이 갖는 의미, 그리고 디지털 화폐가 가져올 금융혁명을 비교적 자세하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소비 성향의 변화와 관련해서 리세일, 부의 앙극화, 렌트 리스크를 다루면서 '소유'에서 '경험'으로 가치가 이동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 심화되는 양극화 속의 생존 전략, 그리고 모든 것을 빌려 쓰는 시대의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다루고 있답니다.
과거 경제 트렌드 서적들이 거대 담론에 치중했다면, 본서는 오히려 거시적 흐름과 개인의 삶을 연결하는 탁월한 '현장감'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컨데,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 단순히 전기료 인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자동차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라는 구독 경제 모델로 선회하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이는 열선 시트 마저 구독료를 받으려 했던 BMW의 사례처럼, 글로벌 트렌드가 내일 당장 나의 소비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혼란스러운 대전환기 속에서 부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요?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 중 하나는 '독점' 즉 '대체 불가능성'을 확보한 소수에게 부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모두가 어려운 불황 속에서도 자신있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술력과 브랜드를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죠.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가격 협상력을 확보한 K-푸드나,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을 명확하게 뒷받침합니다.
본서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인프라 산업'의 부상입니다. 변화의 흐름 그 자체보다, 그 변화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와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시장에 주목하라고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신노동시장의 성장' 편에서는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수백만명의 'N잡러'와 프리랜서가 등장하면서, 이들의 세금 처리나 계약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예: 삼쩜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은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나아가 친환경 에너지의 간헐성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장치(ESS)'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산업은,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의 이면에 숨겨진 기회라 확신하게 됩니다.
이처럼 본서는 단순히 유망 산업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왜' 그곳으로 돈이 흘러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구조적인 이유와 논리를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책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그 안에서 개인이 부딪힐 문제들을 미리 알려주고, 그에 맞춰 투자와 소비, 그리고 커리어의 기준을 어떻게 재정립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월급만으로는 답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면, 혹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는 예비 창업가라면, 본서는 그 어떤 재테크 기술서 보다 더 값진 나침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