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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7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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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찾아서 듣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바로코 음악과 같이 밝고 화사한 느낌의 곡을 좋아한다. 비발디, 바흐, 헨델 등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치 화사한 봄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파릇파릇 쏟아나는 꽃들 사이를 거니는 것처럼 상쾌한 기분이 든다. 왠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그에 반해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동토의 땅 러시아에서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맞으며 힙겹게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나도 모르게 생각이 많아지고 우울한 느낌이다. 차이콥스키를 좋하아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는 교향곡 5번 ‘비창’이나 리히테르가 연주하는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즐겨듣는다, 이런 음악에서 느껴지는 우울한 기분은 때로는 발레 음악인 오두까기 인형이나 백조의 호수 등에서 느껴지는 낭만적이고 경쾌한 리듬으로 상쇄되기도 한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내게 있어서 이처럼 양면적인 성격으로 다가왔다. 뭔가 모를 매력이 넘치는 음악들이다. 그 이유는 뭘까? 아마 그가 겪은 인생의 여정이 음악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결코 순탄하지 않은 그의 삶에서 우러나온 음악은 복잡다단한 마음을 가진 인간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지은이는 7장에 걸쳐서 차이콥스키의 생애와 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의 음악적 후원자였던 나데츠카 폰 메크 부인과 16년간에 걸친 서신교환 이야기를 포함한 그의 굴곡 많은 인생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각 장의 중간에는 간주곡이라는 제목으로 차이콥스키가 남긴 음악에 대한 해설을 하고 있으며, 부록으로 차이콥스키가 살았던 19세기의 배경, 음악 용어집, 연표 등을 수록하고 있다.

 

2장의 시디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시대의 음악과 수준높은 연주를 선보이는 음반사 낙소스(NAXOS)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차이콥스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낙소스가 가진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자의 시디에 수록된 곡들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어서 책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한 책이다. 다만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연주한 음반 주에서 꼭 한 번쯤은 들어보면 좋을 음반을 부록으로 실었더라면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한 사람의 음악가가 남긴 작품이 오랫동안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도 연주되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그의 음악이 가진 매력이 어느 정도일 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지 않나 한다. 굳이 말이 필요 없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른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바로 그런 음악이다.

 

고독하고 외로웠지만 때로는 기뻤고 즐거웠던 그의 삶의 순간 순간이 음악이라는 형태로 녹아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차이콥스키가 남긴 음악의 매력적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책으로, 차이콥스키를 이해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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