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 - 만화로 보는 텃밭 메뉴얼 ㅣ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24
이학준 글.그림 / 들녘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들녘 귀농 총서 24. 만화로 읽는 텃밭 메뉴얼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

쉽게 보다 큰 코 다쳤습니다. 한 장 한 장 공들여 보느라 한참을 읽었습니다. 귀농을 준비하거나 애완 텃밭 하나 두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나 싶습니다. 이게 이 책의 묘수입니다. 어수룩한 듯 깐깐하게, 눙치며 뒤통수를 때리는 거죠. 그림 컷과 사진이 번갈아 나오면서 읽을거리도 많지 않습니다. 이론 제하고 밭에 바로 삽 꽂습니다.
사실 초보 귀농꾼이 제일 궁금한 게 실전 아니겠습니까. 삽질 얼마나 힘든지, 손으로 잡아서 벌레 이기는지, 모종 안죽이고 어떻게 심을지, 관행농법을 비껴 어떤 위험부담과 이익이 있는지, 토마토는 언제 따고, 배추는 언제 묶을지. 제가 제일 궁금한 건 바로 내 손과 허리가 해야할 일들이죠.
농약과 거름 적게 주고 채소를 기른다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거 알겠지만, 28점 무당벌레는 어쩌고, 서리맞은 고구마는 어쩐답니까. 이론, 실전, 마지막은 늘 '대안'입니다. 故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아니면 악의 편이다' 대안이 마지막 양심이라는 거 귀농서로 교육받습니다.
웃거름으로 주는 '오줌액비'가 나옵니다. 오줌 받아놓고 마개를 닫아 그늘에서 일주일 정도 숙성 시키면 됩니다. 원액을 뿌리면 작물이 타므로 물을 섞습니다. 쌀뜨물로 웃거름으로 쓸 수 있는데 설탕을 한 숟가락 정도 섞어 1~2주 뒤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줌이 질소거름이라면 쌀뜨물은 인산거름입니다. 이런 친환경 농법의 핵심들이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거름을 많이 하면 흙이 빨리 산성화된다, 밭에 널린게 안주다, 거름을 적게 주고 키워야 고소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벌레도 안다 싹쓸어 먹으면 자원이 고갈된다는 것을..-벌레먹은 완두콩 씨도 싹을 틔운다, 거름을 적게 주고 키우면 확실히 병이 적다, 작물과 대화한다, 풀을 모아 빈밭 한 켠에 쌓고 오줌을 뿌리면 풀거름이 된다, 비닐멀칭말고 풀멀칭 한다, 농사짓다 보면 내 안의 수컷을 만난다? -책에서 정리
연차가 높은 텃밭지기가 하수들에게 내공을 전하는 만화로는 이 순환 농사에 대한 잔소리를 들려줍니다. 참 이상도 하죠. 글로 풀면 지루한데 만화로 보면 웃습니다. '웃고 떠든 것 같은데 남는게 있다' 책이건 강의건 이런 고수들에게 반하게 마련입니다. 대단한 사람들 말만 듣다가는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귀농. 어딘지 진지한 삶의 자세가 묻어나는 말이지만 이것도 재미없으면 못합니다.
말이 '애완 텃밭'이지 한 가족 먹을만한 일년치 작물들이 총망라 됩니다. 잎채소, 열매채소, 구근류, 김치거리, 콩, 양념채소, 은근히 '쌀농사'는 안 짓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쌀농사다' 이런 책 내시면 사보겠습니다.
'고추 농사보다 고추 말리기가 더 어렵다''낫이 실종됐던 당시의 우엉밭.코끼리 한 마리 묻을만큼 파야 저 정도 우엉이 나온다.'
들녘 귀농총서 14 <
농사꾼 장영란의 자연달력 제철밥상> 서평으로 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