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유있는 레시피 + 전통간식 - 근본을 알고 먹이는 음식
장소영 지음 / 소풍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집에 새우가 있어서 목차의 '새우'를 찾은 다음 새우로 할 수 있는 요리들을 훑어봅니다.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케첩 새우튀김, '칼슘이 풍부해 뼈까지 건강해지는' 마른새우콩볼, '체력을 높이는' 새우크림스파게티.

새우튀김과 콩볼은 일 년에 한 번 냄비에 기름을 쏟을까 말까하는 저희 집에서는 불가능. 새우크림스파게티가 적당하겠군요. 

재료 스파게티 면 300g,새우 12마리, 홍합 6개, 양송이버섯 5개, 다진 양파1/4개 분량, 빨간파프리카 1/2개. 브로콜리 1/6송이, 생크림 2컵, 우유1컵, 파르메산 치즈 가루 2, 후춧가루 약간, 올리브유1또는 식용유) ♥재료중 홍합 파프리카, 브로콜리, 파르메산 치즈가루는 생략 가능

만들어보세요


1. 새우는 내장을 빼고 심ㅅ미한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뺀다. 홍합은 껍데기를 비벼 문질러 씻어낸 후 검은 실 같은 족사를 떼어낸다.
2.브로콜리는 작은 송이로 떼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놓고, 파프리카는 사방 2cm크기로 자른다. 양송이는 껍질을 벗기고 납작하게 썬다.
3.넉넉한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끓어오르면 면을 넣어10분 정도 삶는다.
4.팬을 달군 다음 식용유를 넣고 다진 양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5.4에 손질한 양송이버섯을 넣는다. 수분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강한 불에서 볶다가 새우와 홍합을 넣고 볶는다.
6.볶은 재료에 생크림과 우유를 붓고 끓인다. 파르메산 치즈 가루(1.5)를 넣고 2분 ㅈ어도 더 끓인다.
7.6의 소스에 면과 파프리카를 넣고 버무린 후 후춧가루, 파르메산 치즈가루 약간씩을 뿌린다.




스파게티 생면을 간식으로 씹어먹을 정도로 아이가 스파게티를 좋아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액상 생크림을 구하고 다니느라 이틀이 걸렸습니다. 아이도 음식 사진을 보고 만족스런 싸인을 보내더군요. 착오는 이렇게 시작됐죠. 그럭저럭 흉내를 내고나니 사진이랑 별반 다를 것도 없었습니다. 아이도 국물맛을 보더니 고개를 재빨리 끄덕거리더라구요. 빨리 상에 올리라고 성홥니다. 포크대신 젓가락을, 오목한 접시 대신 프라이팬을, 생략 가능하다는 재료는 모조리 빼고, 대신 어린이 치즈 한 장을 추가해서 상에 올린 새우크림스파게티는 결국 개밥으로 직진했습니다. 저희 모녀가 느끼한 음식에 이토록 격렬한 거부반응을 보일거라곤 예상치 못했죠. 오로지 산뜻한 토마토 스파게티만이 저희의 스파게티 였습니다. 

서영이는 모질도록 좋아하는 새우도 마다하고 상을 물리더군요. 아까운 마음에 몇 젓가락을 더 들긴 했지만 무심히도 한계가 찾아옵니다. 마침 오렌지 쥬스가 있었기 망정이지(저희 집 냉장고엔 쥬스가 없습니다.) 그 들뜬 위장을 어떻게 해야했을까요. 꺼내서 닦고 싶은 심정이었죠. 그 날 저희는 오후 늦게가 되서야 현미밥과 김치, 마른김으로 속을 완벽히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쭉 훑어보니 편안한 요리들은 아니예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국가전수생'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이학박사, 라는 명찰답게 재료들을 깐깐하게 선정해서 한 끼로 영양적 균형을 잡으려는 그야말로 '이유있는 레시피'네요.
 
하지만 이 이학박사도 아이들의 허약체질과 아토피를 막지 못했던 일하는 엄마의 슬픈 현실을 내비칩니다. 그 때부터 남의 먹거리가 아닌 가족의 먹거리를 바꾸어야겠다는 결심을 하셨다는 군요. 밥은 발아현미로 바꾸고 가능한 된장국과 나물류 같은 전통식단으로 변화를 주고, 외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는 등 평범한 엄마로 요리를 다시 시작합니다.
 





(나물을 국수처럼 먹는 서영이, 밥을 안먹으려고 하는 날엔 방에 돗자리를 펴고 있는 반찬으로 도시락을 쌉니다. 효과 좋아요.
저는 고기를 안 먹지만, 아이를 위해 카레에는 고기를 넣어주는데요, 그마저도 없는 날엔 두부를 구워서 올려 줍니다. 이날은 고구마도 넣었네요.) 




하지만 저같은 엄마는 313개의 요리 중에 10개를 시연 해볼 수 있을까 말까 합니다. 저는 최소한의 조리로 최대한의 이득을 보려는 기업형이죠. 가족사랑형은 아닙니다. 김 몇장 슬쩍 구워서 '바삭바삭한 김요리'라고 큰 접시에 내 놓고, 엄마 먹을 떡볶이를 고추장 넣기전에 얼른 빼서 소금이랑 깨뿌리고 '서영이를 위한 안 매운 떡볶이'라고 으스대고, 찬밥에 쪼가리 야채밖에 없는 날은 특별한 볶음밥이라고 수선을 떨고, 밥 안먹는 날은 오븐에 누룽지를 눌러서 손에 쥐어주고, 야채를 안먹은 날엔 나물을 심심하게 무쳐서 간식으로 주면서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티는 중입니다. 원칙은 있지만 한 끼의 균형은 아닙니다.  

이런 제가 무슨 수로 쇠고기 참깨완자, 바지락죽, 다시마부각, 허브닭찜, 백김치, 두부선, 매실떡갈비, 감자시금치선, 연근정과를 해주겠습니까. 






하지만 요리책 만큼은 확실하네요. 처음 소개한 '새우'에 들어가기 전에 새우의 영양, 효능, 특징, 제철, 재료 고르기, 조리 포인트, 보관법을 브리핑 한다음 재료에 따른 요리법을 3~4개씩 소개하는 식입니다. 오늘은 뭘 해먹을까가 아니라, 우리집에 무슨 재료가 있다, 싶으면 펼칠 수 있는 거죠. 까다로운 요리말고 수수한 건강식들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는 부족함 없는 요리책입니다.






전통간식을 소개하는 PART 6 이 아주 멋들어 집니다. 쑥갠떡, 대추생강차, 배도라지차, 토란병, 찹쌀떡, 단호박떡케이크, 오미자편, 등등40여가지를 소개합니다. 특히 홈베이킹의 고구마라떼나 바나나딸기 아이스크림은 재료나 과정이 놀랍도록 손쉬워서 제 입맛에 맛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는 식단을, 마치고 나서는 도시락까지 챙기는 꼼꼼함이 가히 엄마의 대단한 열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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