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는 아이 심리백과
도리스 호이엑-마우스 지음, 이재금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긍정적인 발달단계로서의 떼쓰기

떼쟁이 단계, 더 적절하게 표현하면 의지 발견과 자아 발견의 단계는 원래 긍정적인 발달단계다. 왜냐하면 화를 내고, 실망하며,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은 아이가 자신을 인격체로 느끼는 것을 배운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주기 때문이다. ...두 살부터 유아는 좌절에 대한 저항력도 점점 쌓여나간다. 아이는 이제 꽤 오랫동안 심리적인 긴장을 견뎌낼 줄 안다. ...두 살부터 아이의 의사표현은 점점 더 목표와 사람에 방향을 맞춘다. 또, 아이는 자기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언어와 능동적인 공격력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 -<떼쓰는 아이 심리백과>에서
 
달래고, 윽박지르고, 조곤조곤 설명도 해보고, 그래도 '떼쓰기' 는 낳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마들끼리 하는 말이 있죠. '요즘 한참 떼 쓸 때야.' 두 돌 무렵부터 이 놈이 찾아왔죠. 그러고보니 <떼쓰는 아이 심리백과>가 쪽집기 과외 같군요. 

이제 엄마경력 29개월. 이제 생각해보면 '아이를 어떻게 요리할까' '어떻게 제압할까' 같은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네요. 그토록 수많은 육아서로 '부모 교육' 받기를 겸허히 자청했건만 제가 맞닥뜨린건 제 멋대로 하려는, 한계를 모르는, 울음을 무기로 엄마를 괴롭히는 막무가내 아이였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니 아이로서는 정당하고 사춘기만큼이나 당연한 터널이었지만요)

몇 년 전이 아닌, 바로 지난 달 일이었죠. '내가 뭘 얼마나 잘못했지?'라는 자괴감에 빠질만큼 괴로웠습니다. 이론적으로 '유아에게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 별 의미 없다 하더라도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죠. 잠자는 시간을 빼곤 한 시도 떨어져 지낼 수 없었던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도 컸겠지만(둘 다에게), 때맞춰 읽은 <떼쓰는 아이 심리백과>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주었습니다. 

떼쓰기가 '엄마'라는 특정 대상에게 퍼붓는 공격성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이의 자율신경 체계에 의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못박습니다. 자율신경 체계까지 이해해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중요한 건 떼쓰기 행동을 아이의 인격으로부터 떼어놓고 보고, 가능한 한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 정도 선행만 있으면 떼쓰기 막기에 주력하면서 용쓸 필요 없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런 경지까지는 거의 불가능하고 옳지도 않겠지만) 작은 분노의 불꽃이 점점 거세지다가 사그러드는 일련의 과정을 모니터할 수 있습니다. 진즉에 알았다면 '엄마가 뭘 잘못 했다고 이래?' '서영이 때문에 힘들어' 라는 말은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죠. 

이 책으로 '떼쓰기에 대처하는 엄마의 자세'같은 이론과 적용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실은 '위로' 받았다는 편이 더 어울립니다. 일상적인 사례들을 통해 내게만 닥치는 시련이 아니란 걸 알고 안심하게 되는거죠. 게다가 전에 없던 아이의 공격성이 '좌절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좀 더 아이 입장에 서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아이는 사회적인 한계를 실험하고 있으며, 바로 지금이 적절한 통제를 경험하고 정당한 요구에 대해 이해받을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는 시기라는 전화위복의 발상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부모를 위한 떼쓰기 극복방법 12가지-책에서


떼쓰기 발작에는 벌을 주지 않는다. 
떼쓰기를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에 말을걸자  

(엄마의 감정을 한 번쯤 밖으로 표출하라는 얘긴데요, '나의 메시지'법을 권유합니다. 이를테면 "엄마는 지금 정말 기분이 안 좋아""화가 나" 같이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혼내지 않는 방법입니다.)
절대로 손찌검을 하지 않는다
떼쓰기를 관심의 중심에 놓지 말자
떼쓰기 발작을 중단시키지 말자
일관성을 유지하자
지지대를 마련해주자
(발작이 끝나고 나면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줍니다.)
아이마다 떼쓰는 양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자
주위의 도움을 받자
자기가 떼쟁이였을 때를 기억하자
유머로 상황을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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