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과학 상식 바로잡기 2 -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과학 상식의 오류들 엉터리 과학상식 바로잡기 2
칼 크루스젤니키 지음, 안정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피라니아는 위험한 물고기 일까?


피라니아는 몇 센티미터부터 60센티미터까지 몸길이가 다양하다. 그리고 실제로 끝이 뽀족한 세모꼴의 무섭게 보이는 이빨을 가지고 있다. 몇몇 종은 채식성이지만 대부분은 육식을 한다. 대부분의 육식 피라니아는 다른 물고기를 그저 풀처럼 뜯어먹는다. 이를테면 지느러미나 비늘 같은 곳을 조그맣게 반원형으로 한 입씩 뜯어먹는데, 상처 입은 물고기가 멀어져가면 그냥 내버려 둔다. 지느러미나 비늘은 35~85퍼센트가 단백질로 되어 있어서 영양분이 아주 풍부하다. ..피해 물고기의 지느러미나 비늘은 몇 주면 다시 돋아나기 때문에 피라니아에게는 다시 먹이가 생기는 셈이다. 피라니아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풀의 일부만을 부드럽게 뜯어 먹고 사는 소 떼와 비슷하다. -<엉터리 과학상식 바로잡기>에서
 
피라니아가 단 몇 분만에 사람을 뼈만 남기고 다 뜯어먹는 장면이 종종 영화에 사용되면서 피라냐는 작지만 사나운 물고기로 각인 되었다. 그래서 아래의 비유가 가능했다.  


2008년 촛불 시위를 폭력시위라고 말하는 이들이 이렇다. 그들 중 대다수는 시위 초기 별다른 반응이 없다, 
폭력적 저항이 일어나자 앞 뒤 똑 떼어내고 피라냐처럼 달려드는 이들이다. -참좋다 님의 <미국민중사2>서평 중에서 발췌(참고로 이건 매우 멋진 서평이었습니다.) 

하지만 <엉터리 과학상식 바로잡기2>는 대부분의 피라냐가 잔인하고 야만적인 속설의 무고한 피해자라고 정리한다. 오히려 예문에 의하면 매우 평화로운 어종 중의 하나로까지 비춰진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꽤 온순하다는 것이다. 익사체의 살점을 뜯어먹기는 하지만 제임스본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악당이 산 채로 뜯기는 일은 없다. 
댐이 생긴 후로 피라냐의 공격사고가 증가한 사례도 있었지만 그것조차 모두 피라냐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인간은 피라냐를 두~번 죽인 샘이다.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에서 말했듯이 잡학 상식은 확실히 힘이 세다. 그러나 '과학'이 많은 것을 알려주지만,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다는 귀착은 예정되어 있었다. 책을 통해 정보를 얻는 일은 저녁 찬거리를 위한 장보기나 다름없다. 책으로 지식의 버무림, 즉 지혜와 가치, 교양을 얻는 일에 더 중점을 둔다면,

닭 가슴살이 커진 이유를 보기좋게 설명하지만 얼마나 헤로울지에 대해서는 중립을 꿰하는,
껌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하면서 폴리비닐 아세테이트의 끔찍함에 대해서는 슬쩍 외면하는,
바나나가 바나나 나무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면서도 노동의 착취와 바나나의 기형적 생산량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엉터리 과학상식 바로잡기>는 우리가 새로 요리해야 할 신선한 재료일 뿐이다. (전기의자 이야기나 당근, 종이접기에 대한 과학상식의 오류들은 무척 흥미로웠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잡학상식 책으로 '생각하는 교양'을 슬로건으로 내 건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 쪽에 슬쩍 손을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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