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할아버지 세용그림동화 4
로리 크레브스 지음, 김현좌 옮김, 발레리아 시스 그림 / 세용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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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해바라기도/완두콩도/사과나무의 사과도/없었을 테지요./붕붕거리는 털북숭이 벌들이/자신들의 무릎에서/꽃가루를 떨어내지 않았다면.






아일린 피셔의 시로 시작하는<벌 할아버지>. 아이들의 책이라고해서 한계를 두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건 사실,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이른바 '창작'동화를 거의 접해보지 못하고 큰 엄마에게 동화책이란, 신데렐라나 금도끼 은도끼 같은 거였다. 하지만 수학 교육물 시장은 타겟이 12개월로 낮춰졌을만큼, 아이들이 책으로 접할 수 있는 교육적 지식은 도무지 한계점을 찍을 줄 모른다. 

직업의 세계나 자연관찰 쪽도 마찬가지다. 엄마도 도통 모르는 전문적인 지식들을 겸비한 고상한 책들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쓰여지고 그려지고 있다. 되도록 많이 안다는게 나쁠것 같지 않은 엄마의 심리는 교육적인 그림책 쪽에도 이끌리듯 손이 가게 마련이다. 

흔히 '양봉사'라고 불리는 벌치는 일을 하는 할아버지의 하루를 손자의 눈으로 담은 <벌 할아버지>역시 편안하고 어렵지 않게 전개된다. 아이들에게 낯선 소재들을 다루면 보통은 눈높이를 맞춰 아이를 세운다. 친근하게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일상은 아이들이 바라보는 '늘 뭔가를 해야하는'어른들의 모습과 진배없는 것이다.


 





엄마는 가끔 등장하는 새로운 언어에 대한 주석을 달아 읽어주면 그만이다. 훈연기나 여왕벌 수벌 같은. 혹은 왜 벌들이 벌집에 사는지 갈무리해주면 된다. 그 외의 모든 것은 그림에 있고 이야기가 설명한다. 또 재미난 것은 할아버지를 따라 일일체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꿀채집을 마치고, 병에 꿀을 담고, 벌들에게 꿀로 겨울 먹이를 주고,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꿀 머핀을 먹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동화책 한 권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도 무궁해서 하는 말이다.





일종의 교훈이나 삶의 방침을 전달했던 전래·명작과는 차원이 다른 요새 그림책을 보면서, 어른이 보기에도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보란듯이 벌에 대한 전문적 지식들을 부록으로 담아내고 '사과와 꿀을 넣은 할머니의 머핀'이란 상세 레시피도 빼놓지 않는다. 한마디로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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