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Welleness - 뇌를 바꾸는 운동 혁명
박수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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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들은 센트럴파크에서 초록으로 물든 자연의 평화, 마음의 고요를 발견할 수 있고 무엇보다 휴식을 얻을 수 있다.  ..센트럴 파크는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일하는 뉴요커들을 위한 에너지 충전소인 동시에 뜨거운 뉴욕의 열기를 식혀주는 온도조절기다. 센트럴파크의 건설을 촉구하며 "여기에 공원을 짓지 않으면 몇 년 이내에 공원 면적만큼 정신병원이 들어서야 한다"고 했던 19세기 어느 기자의 혜안에 21세기 뉴요커들이 큰 빚을 진 샘이다. <웰니스>/박수현/랜덤하우스2010.3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곳에서 가장 고요한 명상을 시도하는 타임스퀘어의 요가마라톤 장면은 기이하기 그지 없었다. 행복을 압수당한 죄수들의 반란처럼 느껴지는 이 집단 체면은 멀쩡한 현대인이 얼마나 큰 장애를 갖고 살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도시가 사랑한 편리에 길들여져 인간의 몸에 각인되었던 운동 욕구의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든 돌출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빌딩 숲 사이의 센트럴파크 역시 일과 생명이 완벽히 분리된 거대한 공룡세계의 허기를 보여준다. 인간은 운동에 배고프고 운동에 직결된 생명성을 갈망하고 있다. 그 삼켜진 욕구가 자유로운, 나아가 행복한 움직임이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는다면 지금 당장 자리를 털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일도, 공부도, 스트레스도 운동을 통해 조절되어야 한다는 <웰니스>의 실용적 대안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모두 맞지만, 그것이 틀린 삶이 문득 그리워지는 것이다. 


숲은 둘도 없는 내 일터다. 토요일을 애써 비우고 농장으로 갈 때마다 나는 손바닥만한 숲에서 꽤 오랫동안 보낸다. 도끼는 인간이 다루어 온 것 가운데 가장 건강에 좋은 연장이다. 늘 앉아서 글을 써버릇하는 사람들이나 사무직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도끼질을 하면 굽은 어깨가 뒤로 넘어가면서 가슴이 펴지기 때문에 허파가 크게 열린다. 열다섯 살에서 쉰 살까지 남자들이 하루에 두 시간만 도끼를 휘두른다면 지구위에 소화불량이 사라지고 관절염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나는 도끼질이 서툴다. 하지만 도끼는 내 의사이자 기쁨이다. 도끼질을 하노라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생각에 빠져들지 않고 정신이 또렷해 진다. 몸에 있는 근육들이 맘껏 운동을 하지만 지치지 않는다. 사내라면 모름지기 도끼를 사랑해야 한다
-<월든>에 인용된 호레이스 그릴리의 말 


일부러 걷고, 뛰고, 한 방에 모여 요가와 심호흡을 하고, 무거운 것을 기계적으로 들어올리고, 런닝머신 위에서 햄스터처럼 돌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원점으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생산적인 작업에 돌입할 수 있는 현대인의 등짐이 참 버겁다는 생각이 들고만다. 이미 이것들은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지만 일과 노동이 하나일 수 없는, 도끼요가(이런 말이 가능하다면)가 불가능한 우리의 세계는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만큼이나 비효율적이다.  

자동차와 대형마트와 영화관과 엘리베이터를 버리고 도시에서 사는 일은 누가 봐도 미련한 일이다. 하지만 미련하게 한 걸음 더 걷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나고 조금 더 서두르는 일이 나의 정신 건강, 즉 행복과 직결된 일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런 감상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운동이 학교 성적, 일의 능률, 항암, 항우울, 창조성, 몰입까지 관할 한다고 친다면 더더욱 열을 올릴 것이다.
 

책은 이런 누구나 혹 할만한 능력들이 운동에 내제되어 있음을 증명하느라 동분서주한다. 미국 타임 스퀘어부터 안양복지회관까지, 요가로 삶을 바꾼 럭비선수부터 송파여성축구단의 주부까지 바쁘게 발을 옮기며 '운동'의 효능을 증명할 누군가를 찾아낸다. 운동이 발휘하는 놀랄만한 효과에 주목하며, 몸을 쓰지 않고 일하는 현대인에게 운동 신드롬을 선사한다. 

웰니스;  well-being과 fitness의 합성어로, '몸의 건강과 마음의 행복'을 추구하는 한 차원 진화한 운동 개념.

한마디로 행복해지기 위해선 운동을 하란 말씀이다. 운동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기획적으로 다룬 책이다. 

스트레스 예방접종, 학습속도 개선효과, 치매 예방, 창조적 아이디어 창고 등, 이 책에서 운동은 소위 팔방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강력한 주문이다. 그리고 운동을 향한 표지판이다. 무슨 운동을 어떻게 시작할 지는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골라야 한다. 지금 당장 헬스장이나 요가원에 등록할 수도 있고, 팔을 휘두르며 산책로를 빨리 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자신의 몸의 무게를 이용한 근력 운동이나 손쉬운 줄넘기를 시작해 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주문에 걸리는 것이다.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종래는 호레이스 그릴리와 같은 움직이는 삶을 꾸리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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