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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책 - 북 아티스트 강진숙의, 만들면서 행복하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책 만들기
강진숙 지음 / 글을읽다 / 2010년 3월
평점 :
책을 만든다구요? 고가의 기계나 특별한 기술 없이도, 무슨무슨 센터에 다니지 않아도 집에서 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집에서 빵도 만들고 미싱질도 하는데 책이라고 못 할 거 있나요. 대신 이 책은 우리가 아는 '책'은 아닙니다. 바인딩 같은 고난이도 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아닙니다.
'북 아트'라는 말에서 떠올릴 수 있듯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일입니다. '작품'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두꺼운 종이를 앞 뒤로 접어서 만든 아코디언 북이라면 어떨까요. 너무 시시한가요. 여러 장의 종이를 겹쳐 반으로 접고 실로 꿴다면 그럭저럭 보급형 책 흉내를 낼 수도 있습니다. 같은 크기의 종이만 있으면 얼마든지 묶을 수 있는 전통제본법도 별 부담이 없습니다. 팝업북도 수학적 구도에 대한 머리씨름 없이 누구나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메뉴얼을 제공합니다. 터널 북, 별북, 과일 책도 아이와 함께 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난이도 있는 제작법도 등장하지만 이 책의 주된 목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본 없이도, 네모 반듯한 형태가 아니어도, 꼭 직접 쓴 글이나 그림이 아니어도 사진으로, 도장으로, 스크랩으로 '아무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즐겁습니다. 북 아티스트 저자의 작품뿐아니라 어린이, 일반인, 대학생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소개된 점도 정답습니다. 어렴풋이 책의 원형과 만나고, 새로운 책의 가능성도 상상해 봅니다.
스탬프를 찍어 만든 아코디언 북
스텐실로 그린 접기 책
종이를 과일 모양으로 잘라 접고 등끼리 붙여 만든 과일 책
시나 노래가사, 편지를 적은 하트 북
형태를 벗어난 책, 강진숙(저자)
쉽게 도식화한 팝업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