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는 세계를 무대로 살아라 - 10년 후를 준비하는 내 아이에게 주는 편지
유동철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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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들에게 쓴 메일이 책으로 묶였다. 잔소리일까. 

필자는 엉뚱하게도 이 편지들을 읽고,
부모로서 잔소리처럼 안들리게 하는 법을 고민했으며
저자의 얌전한 아들로서 잔소리를 경청했다.

편지는 매우 사적인 영역이지만 세상 어떤 아들 딸들이 보아도 손해안 볼  비전과 삶의 태도를 자상하게 제시한다. 뻔한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고, 아들의 귀가 솔깃할만한 100여개 쯤 되는 일화를 덧붙였다. 이를테면 '나눌수록 행복은 커진다' 같은 꼭지에선


영국의 유명 영화잡지인 <엠파이어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섹시스타.
피목걸이를 즐겨했던 사람.
양성애자였음을 당당히 밝힌 사람.
난민촌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자녀를 입양한 사람.
연간 30억 원을 사회기부금으로 내고 있는 사람. 

이런 힌트를 주고 세계적인 스타 안젤리나 졸리의 기부활동과 입양에 대해 칭송한다.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재산이 자녀에게 돌아가는 것은 그들에게도 별로 건설적이지 않다."라고 말한 빌게이츠의 예와 함께 상속세 폐지에 반대했던 억만장자들의 건강한 생각들도 보여준다. 물질적인 몫보다 정신적인 몫이 세계를 감동시키고 역사를 움직인다는 충고가 설득력을 띄면서 사회봉사를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으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사회복지학 교수로서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만들기 위해 7년을 메달린 아버지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충고인 샘이다. 

책의 제목을 상기시켜보면 아들에게 '세계를 무대로 살 것'을 요구한다. '행복하기를' '성공하기를' 은 이 편지들의 포커스가 아니다. 매우 구체적인 요구답게 구체적인 해법들을 만날 수 있다. 비전을 가지라는 흔한 말이 '비전을 글로 쓰고, 비전을 발설하고, 비전을 동영상화'하라는 실천으로 나아간다. 

'발상의 전환' 꼭지에서는 순서를 바꾸고, 크기를 바꾸고, 교체하거나 분해하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감이 잘 오지 않았던 추상적인 충고들이 지도처럼 길을 펼쳐 보인다. 부모의 사랑이 사랑스런 잔소리가 될리는 없다. 거칠게 말해 자녀에게 말이 좀 먹히려면 부모의 잔소리는 확실히 변모해야 한다.

메일의 말미에는 인생의 역할 모델이나 멘토가 될만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인물들의 일대기가 짤막하게 쓰여져있다. 경험이 부족하고 시야가 좁을 아이들에게 이만큼 좋은 자극제가 또 어디있을까. 인생의 선배로서 질풍노도의 아들과 또래의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다는 이 책은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게도 좋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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